1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전소미 인터뷰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열아홉 순정

2019-11-07T20:08:01+00:002019.11.08|FEATURE, 피플|

잘 웃고, 잘 울고, 수줍지 않은 열아홉 살. ‘내가 잘 태어나서 잘난 걸 어떡해’라고 노래해도 딱히 반박할 수 없게 만드는 전소미. 소녀는 계속 자란다.

프린트 티셔츠는 아이디어, 안에 입은 시스루 원피스는 미우미우, 검정 스니커즈는 나이키 제품.

그런 사람이 있다. 어디에 어떻게 섞여 있어도 유독 빛을 뿜고야 마는, 타고난 연예인. 전소미가 그랬다. 2015년 트와이스 멤버를 뽑기 위한 <식스틴>에서 소미가 탈락했을 때, 의심할 여지 없이 미래의 스타인 소녀에게 드라마가 생겼다고 믿었다. 2016년 국민 프로듀서라는 우주의 기운을 결집시킨 <프로듀스 101>에서 왕좌에 오른 소미가 물기 어린 큰 눈을 깜박거릴 때는, 조금 더 자란 그녀의 본격 드라마가 시작하는 순간을 봤다. 꿈을 담보로 인생을 건 듯한 아이들이 승자로 서기 위해 경쟁하는 서사란 차마 즐기기 어려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그 서사의 끝에, 출중한 인재로 뭉친 아이오아이(I.O.I)와 그중에서도 생기발랄함이 넘쳐흐르는 소미 같은 인물을 만나는 즐거움은 남았다.

패치워크 후디는 베트멍 by 분더샵, 샤 스커트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제품.

올여름 소미는 자작곡인 ‘어질어질’과 테디가 프로듀싱한 통통 튀는 사운드의 ‘BIRTHDAY’가 담긴 미니 앨범 <BIRTHDAY>를 발표하며 솔로로 태어났다. 섹시하기 위해 애쓰는 몸부림 없이 춤과 노래와 랩을 소화하는 이 소녀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지금 56백만 회를 향해 간다. 요즘 소미는 다음 곡 발표를 위해 부지런히 작업하며 동시에 학창 시절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는 중이다. 소녀는 계속 자라지만, 물론 여전한 것도 있다. 예능에 출연하면 제자리랄 게 없이 공간을 종횡으로 누비며 무대 용적률을 새로 쓰는 활달함, 문자 그대로 바닥에 나뭇잎이 굴러가기만 해도 깔깔거리고 웃다가 이내 눈물 뚝뚝 흘릴 것 같은 감성, 가식 없이 순수하고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그 속 같은 것 말이다.

올해가 지나면 미성년자 신분을 벗어난다. 열아홉이란 뭔가의 끝이라 아쉬우면서도 어서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나이 아닌가? 소미의 열아홉은 어떤가? 나의 10대가 끝난다는 게 좀 서운하지만, 그렇게 달라지는 건 없다. 물론 10대 시절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그런지 어디에 가도 ‘10대 소미’, ‘학생 소미’ 같은 수식어를 많이 들어서 나에게 10대라는 의미는 크다. 곧 다가올 20대가 궁금한 한편, 아직 10 대의 감성을 지녔을 때 가사를 많이 써두려고 한다. 지나가버리면 아쉬우니까.

학생 소미의 적성에 맞았던 과목은 뭔가? 가정 시간을 아주 좋아했다. 과학도 재밌고. 뭐든지 한번 해보는 것을 좋아해서, 요리를 하거나 과학 실험을 하는 일이 흥미로웠다.

스팽글 장식 니트 톱은 모스키노, 팬츠는 빈티지, 목걸이는 디올 제품.

소미에게 소중한 친구들 몇몇을 떠올리면서 어떤 성격인지 소개해줄 수 있을까?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조금 더 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친구들과 만나거나 놀 때면 내가 주로 리드하는 성격이다. 그럴 때 나의 도전적인 코스를 부끄럼 없이 잘 따라줘서 고마운 친구가 있다. 또 나는 내 고민을 그렇게 얘기하는 편이 아닌데, 한 친구는 나를 믿고 자기 고민을 스스럼없이 편하게 털어놓는다. 내가 한 번도 표출해본 적 없는 나의 내면적인 부분을 예리하게 캐치하면서 이끌어주는 친구도 있고. 각기 특징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나와 비슷한 면이 많은 친구들이다.

소미와 비슷한 나이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무슨 조언을 해주고 싶나? 연습생 시절, 선배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지금은 연습하느라 지치고, 나름 불만도 생기고, 걱정도 많겠지만, 막상 데뷔하면 연습할 시간이 없다. 지금 연습하면서 쌓는 춤과 랩과 노래 실력이 앞으로 쭉 갈 것이다, 그러니 바로 이때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당시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데뷔하면 마냥 행복할 것 같았고, 그 소원을 이루면 끝이라고 생각했지. 지금 보니 그게 아니다. 연습생들의 힘든 시간을 충분히 공감하는 반면, ‘그때 왜 더 연습하지 않았을까. 연습생 시절로 돌아가서 더 춤추고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프레피 스타일 카디건은 오프화이트, 화이트 셔츠는 베트멍, 부츠는 지안비토 로시 제품.

올여름엔 ‘BIRTHDAY’란 곡으로 드디어 솔로 데뷔를 치렀다. 솔로 활동을 해보니 보완해야 할 점이나 아쉬운 점이 보이던가? 솔로로 나서기까지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 그동안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지만, 그래도 첫 솔로 활동으로 서다 보니 우선 많이 떨렸다. 다음부터는 무대에서 더 여유 있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고 얼굴을 알린 사람은 자기 안에 단단한 무엇이 있어야 오래 갈 수 있다. 소미를 버티게 해주는 그 중심에는 무슨 생각이 있을까? ‘아직 너무 어리니까 지금 현재에 만족하면 안 된다. 언제라도 사랑을 못 받거나, 미움을 받을 수 도 있다. 갈 길도 멀고, 살아야 하는 날도 많다. 그러니 열심히 살고, 감사하자. 투명하고, 솔직하자.’

요즘 소미의 가장 큰 음악적 화두는 뭔가? 10대 감성과 그에 어울리는 표현의 가사를 많이 남겨놔야겠다는 것. 내 또래가 공감할 수 있는, 직접적이면서도 귀여운 표현을 자주 써둔다. 머지않아 음악으로 그 말들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다.

바이커 재킷은 빈티지, 주름 원피스는 듀이듀이, 귀고리는 알라인 제품.

전소미라는 사람은 늘 행복해 보인다. 소미에게 ‘완벽한 행복’이란 어떤 상태인가? 음, 행복이라는 말이 광범위한 것 같은데? 그래도 완벽한 행복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딱 떠오르는, 그에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상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때. 그리고 오랜 공복 후에 식사를 마치고 배부를 때!

방송을 통해 종종 가족의 모습도 공개된다. 어릴 때 부터 부모님에게 자주 들은 말이 있다면 뭔가? “방 좀 치워!” “누가 몰래 닌텐도 가져가래!”

직접 쓴 가사 중에 전소미라는 사람의 성격과 캐릭터를 잘 드러내는 문구, 뭐 있나? ‘심장이 나대요 막’. ‘내가 잘 태어나서 잘난 걸 어떡해.’ 큭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