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해외에서 개막하는 두 국내 아티스트의 전시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집과 색

2019-10-29T10:56:37+00:002019.10.28|FEATURE, 컬처|

늦가을, 해외에서 개막하는 두 국내 아티스트의 전시.

<Do Ho Suh: 348 West 22nd Street>

1110일부터 20201025일까지, LA카운티뮤지엄

집은 집이로되, 천으로 지은 집. 서도호는 서울, 뉴욕, 런던 등 전 세계를 돌며 유목하는 자신의 이주 역사를 고스란히 작업으로 불러온다. 옷처럼 차곡차곡 접어 어디서든 펼칠 수 있는 ‘서도호’식 집은 실제 그와 가족이 거주하던 공간을 재현한 물리적 실체이지만 흐릿하게만 존재하는 일종의 ‘유령’에 다름없다. 오는 1110LA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공개하는 ‘웨스트 22번가 348번지(348 West 22nd Street)’는 작가가 뉴욕에서 거주하던 아파트를 천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재현한 설치작으로 2011년을 시작으로 4년이란 시간에 걸쳐 완성했다. 3D 매핑 기술과 한국 전통의 재봉 기술을 융합한 작품은 화장실의 욕조, 변기, 세면대마저 재현하며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장소와 시간을 초월한 ‘축지법’의 집은 20201025일까지 전시된다.

 

박서보 <Ecriture>

1012일부터 20201221일까지, 페로탱 갤러리 파리

3살배기 아들의 글씨 연습에서 단초를 얻어 시작한 박서보의 ‘묘법(Ecriture)’ 연작은 이후 40년이란 세월 동안 수많은 갈래로 변주되었다. 1012일부터 페로탱 갤러리 파리에서 열리는 전시 <Ecriture>는 쑥과 담배 등을 우린 재료를 활용해 풍성한 색감을 강조한 1990년대 중반 ‘색채묘법’ 연작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한지를 직접 손으로 긁는 대신 막대기나 자를 이용해 화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고랑’처럼 파인 면을 만들어내던 시기도 ‘색채묘법’ 무렵부터다. 언젠가 “그림은 자신을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비우는 과정이다”라고 전한 박서보의 말을 힌트로 전시를 둘러보다 보면 깨달음을 얻기까지 끝없이 비우기를 반복했을 작가의 작업이 공명하는 순간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