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요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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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돌기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조금은 별난 요리책.

MORE THAN OUR BELLIES

MORE THAN OUR BELLIES

<More Than Our Bellies> 필립 림 지음. 3.1 필립 림

올해 출판된 가장 서정적인 요리책을 꼽으라면 패션 디자이너 필립 림(Phillip Lim)의 <More than Our Bellies>에 한 표를 던질 거다. 중국인 부모 아래 자라 태국과 캄보디아를 거쳐 미국에서 살아온 필립 림에게 요리는 아득한 고향을 떠올리게 만드는 특별한 주문이다. 축하를 비는 날에 먹는 태국식 닭날개구이, 포틀럭 파티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똠양꿍 등 총 12개의 레시피를 담았다. “음식은 사랑이자 이를 주고받은 기억을 상징한다”는 필립 림의 머리글도 감동적이지만 채도와 콘트라스트를 한 겹 덜어낸 비비안 사센(Viviane Sassen)의 사진 덕분에 책을 덮고 나면 어쩐지 해상도 낮은 꿈을 꾸었다는 기분에 휩싸인다.

FROM CROOK TO COOK

FROM CROOK TO COOK

<From Crook to Cook> 스눕독 지음. 클로니클

2008년 래퍼 스눕독과 ‘살림의 여왕’ 마샤 스튜어트(Martha Stewart)가 깨끗한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나란히 선 모습을 잊을 수 없다. VH1에서 ‘마샤와 스눕의 포틀럭디너 파티(Martha and Snoops Potluck Dinner Party)’라는 제목으로 방영한 쿠킹 쇼는 대마를 주재료로 만든 기이하지만 군침 도는 요리를 다룬다. <From Crook to Cook>은 그후 약 10년 만에 발행하는 스눕독의 첫 번째 요리책으로 맥 앤 치즈, 치킨 앤 와플, 베이비 백립을 비롯한 스놉독표 솔 푸드부터 바닷가재 테르미도르, 필레미뇽 스테이크 같은 고난도 요리까지 폭넓게 다룬다. 1993년 발표해 스눕독의 대표 곡 중 하나로 불리는 ‘Gin & Juice’에서 착안한 칵테일 레시피도 실었다.

THE POWER OF SPRINKLES

THE POWER OF SPRINKLES

<The Power Of Sprinkles> 아미라 카셈 지음. 아브람스

뉴욕의 베이커리 ‘플라워 숍(Flour Shop)’의 설립자 아미라 카셈(Amirah Kassem)의 반짝이는 요리책. ‘현대판 윌리 웡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카셈이 디저트에 색깔과 질감, 맛을 더해주는 스프 링클을 주제로 29개의 케이크 레시피를 전수한다. 총 244페이지에 걸쳐 유니콘, 팝콘, 스파게티 등을 형상화한 케이크가 펼쳐지는데, 어린아이가 장난감 찰흙으로 빚은 듯한 자연스러운 형태에서 “매일이 생일인 것처럼!”이라고 외치는 카셈의 긍정적 기운이 전해진다.

피처 에디터
전여울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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