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무서워

W

무더위를 날릴 여름 공포영화 3편.

일 년 중 가장 관객이 많이 몰린다는 여름. 그래서 영화판에서는 여름 장사를 위해 블록버스터급 작품을 제작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볼거리가 풍성하다. 오싹한 스릴러 영화도 여름이 제철. 섬뜩섬뜩 소름이 돋고 “으아아아아아아악, X발 깜짝이야!” 소리까지 지르고 나면 에어컨이 필요 없을 만큼 서늘하다. 홀로 집에 가거나 밤에 불 끄고 잠들기가 쉽지 않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래도 여름엔 냉면만큼 시원한 영화인 건 틀림없다.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공포영화가 개봉했고 또 할 예정이다. 색다른 공포감을 안겨줄 영화 세 편을 꼽아봤다.

사자

감독 김주환

출연 안성기, 박서준, 우도환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컬트 영화, 한국에서는 낯선 장르로 악마, 귀신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말한다. 관람객의 평점은 나쁘지 않은 편. <콘스탄틴>과 <슈퍼내추럴>을 합쳐놓은 것 같다는 평이 있는데, 딱 그 표현이 맞다. 영화는 오컬트와 히어로, 액션을 섞어놓은 듯 때리고 부수는 장면이 여기저기 등장한다. 격투기 챔피언이 엑소시스트가 된다는 설정, 십자가와 성수가 아니라 맨주먹으로 악귀를 때려잡는다는 게 참신하다. 공포영화가 무서워서 꺼려진다면 강력 추천. 무서움이 매운맛이라면 마라탕 보통맛 수준, 대략 신라면 정도 되겠다.

미드소마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플로렌스 퓨, 잭 레이너, 윌 폴터, 윌리엄 잭슨 하퍼, 빌헬름 브롬그렌

어둠 속에서 깜짝 등장하는 귀신, 그런 공포가 지긋지긋하고 질렸다면? <미드소마>는 낮에도 등골이 서늘하게 만들 색다른 장르다. 공포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 가지가 없다. 바로 어두움과 깜짝 놀라기. 우선 밤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영화 배경이 백야기 때문. 그리고 깜짝 놀랄만한 상황도 드물다. 대부분 실내가 아닌 야외고 폐쇄적인 공간도 거의 없다. 근데 대체 뭐가 무섭냐고? 스토리가 그럴 만하다. 친구 다섯 명이 스웨덴의 한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마침 90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의식이 거행되고 있었고 그들은 우연찮게 그 의식을 체험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일행을 공포로 몰아넣는 엽기 의식. 그들은 그 마을에서 살아나올 수 있을까? 그 의문이 영화 끝날 때까지 따라다닌다. 보통 공포 영화는 관객이 오래 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러닝타임을 90분 정도가 기준이다. <미드소마>는 무려 147분이다. 지루하거나, 흥미롭거나, 아니면 화장실이 가고 싶거나. 판단은 당신의 몫이다.

암전

감독 김진원

출연 서예지, 진선규, 김보라

개봉일 8월 15일

진짜 무서운 이야기 하나. 10년 전 한 영화과 학생이 졸업작품으로 공포 영화를 찍는다. 그런데 그 영화가 진짜 무서웠던 거다. 보던 애들이 기절하고 심장마비에 걸려서 죽었을 정도. 감독의 말, “이건 내가 찍은 게 아니야. 귀신이 찍었어.” 그 영화가 바로 <암전>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감독 지망생이 그 영화를 캐기로 한다. 그 학교도 찾아가고 결국 감독도 만난다. 감독이 미친 듯이 말린다. “이걸로 영화 만들라고 하지? 하지마.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돼.” 결국 감독과 몸싸움을 한 뒤에 테이프를 뺏고 집에 와서 영화를 틀자마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더 소름 돋는 건? 이것이 거의 다 영화 대사들이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박한빛누리
사진
영화스틸컷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