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아블로가 창조하는 광활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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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화이트 서울 스토어를 찾은 버질 아블로

지금은 2019년. 인스타그램 팔로어와 ‘좋아요’ 숫자가 디자이너의 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세상이다. 딱히 유난을 떨지도 않는데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무려 4백만 명, 한 브랜드를 이끄는 아트 디렉터뿐만 아니라 DJ로도 활동하며 패션을 넘어 컬처 아이콘이 된 버질 아블로. 존재 자체로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된 버질 아블로가 서울의 오프화이트 매장을 찾았다.

만나서 반갑다. 서울의 오프화이트 매장은 어떤가?

서울에 오프 화이트 매장을 열게 되었을 때 무척 기쁘고 흥분됐다. 오프화이트 서울 스토어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비디오 스크린과 디지털 요소가 멋지게 어우러진 매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울은 어떤가?

서울에는 특별한 기운이 넘친다. 좋은 에너지와 좋은 정신, 그리고 창의력이랄까. 이 도시의 창의력을 최대한 흡수하고 싶다.

건축학도에서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아트 디렉터, 오프화이트의 디렉터, 공연을 펼치는 뮤지션까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당신에게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내 일에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다음 세대, 즉 아직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다. 나는 항상 그들을 염두에 둔다.

과연 쉬는 시간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치지 않는 비법 같은 게 있나?

차단 스위치가 없을 뿐이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해 흥분할 때,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버티게 하는 것은 일하는 동안 발생하는 엄청나고 멋진 기회들이다.

오프화이트는 스트리트 패션이 하이패션을 장악해갈 때 등장했다. 언젠가 스트리트 문화가 시들해질 순간을 생각해본 적 있는가?

내 생각에 스트리트 패션은 이제 막 시작된 운 동 같다. 거리의 옷이라는 문화는 여전히 가치 있는 일종의 예술적 움직임이다. 여전히 새로운 느낌을 주기에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이키 더 텐 시리즈부터 컨버스, 크롬하츠, 리모와, 헤론 프레스턴, 지미추, 바이레도, 모엣샹동, 이케아,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전시까지. 손 대는 것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협업이 주는 에너지는 어떤 것인가?

협업의 아름다움은 서로 다른 배경을 하나로 모으고, 새로운 것을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가 보지 못했거나 알지 못한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이다.

끊임없이 창조해내야 하는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계속 배우고, 눈을 크게 뜨고, 새로운 기회에 주저하지 말고 덤비라.

패션은 사람들이 원하는 걸 만드는 게 아니라 만들어놓은 걸 사람들이 원하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당신이 이런 퍼포먼스 자체를 패션으로 만들었고, 이젠 버질 아블로라는 이름이 브랜드가 됐다. 패션뿐 아니라 컬처 아이콘이 됐고. 당신의 다음 단계는 뭘까?

계속해서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

패션 에디터
김민지
포토그래퍼
고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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