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주의자의 럭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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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라 허스트가 현시대에 력셔리를 제공하는 방식.

디자인은 1년에 가끔. 대신 시공을 초월해 영감을 받고 아주 예술적인 백을 만들며, 이를 플라스틱과 비닐 없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가 현시대에 럭셔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한국을 곧 방문한다. 분더샵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게 됐는데,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나? 분더샵은 우리 브랜드를 잘 이해하는 오랜 파트너다. 한국 패션 마켓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창구에서 최대한 많은 한국 고객을 만나고 싶다. 수년 전부터 한국 방문을 기다려왔기에, 한국 여성에게 내 브랜드를 소개한다는 것이 무척 기대된다. 사람들이 가브리엘라 허스트가 제공하는 럭셔리를 ‘체험’하길 원한다.

예술적인 백의 형태가 인상적이다.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나는 계속해서 디자인을 하진 않는다. 어떤 영감을 받는 경우, 1년 동안 디자인을 생각하기도 했다. 사고와 제작을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니와 미첼백은 인도의 티핀스(Tiffins) 음식 배달 컨테이너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복잡한 공정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또 니나백은 예술가 보테로에게서, 팻시백은 1940년대 전쟁 중에 출근하는 여성들의 도시락 가방에서 힌트를 얻었다.

당신의 백은 온라인 주문 제작 또는 오프라인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이와 같은 방식을 고수해온 이유는? 긴 제작 시간 때문에 우리 백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거로 안다. 백의 희소성과 제한적인 판매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브랜드의 장기적 관점과 지속 가능성에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많은 백을 만드는 것은 자연의 자원을 더 많이 고갈해야 한다는 뜻이니까.

아코디언을 닮은 다이아나(Diana) 백.

가수 니나 시몬의 이름을 딴 니나(Nina) 백.

‘지속 가능한 패션’은 당신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다. 지속 가능한 패션은 어떻게 탄생하나? 내 꿈은 원래 럭셔리 회사를 세워 고객들에게 환경과 관련된 숙제를 해결해주는 것이었다. 지속 가능성은 개인적인 헌신과 책임 그리고 전문성이 연관된다. 우리 사내 목표는 내년 4월까지 ‘플라스틱 프리’를 실현하는 것인데, 많은 이들이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은 플라스틱 비닐에 씌워져 있었을 것이다. 이런 낭비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이스라엘 회사 TIPA와 파트너십을 맺고 100% 친환경 패키지를 만들고 있다.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컬렉션은 단순한 쇼핑이 아닌, 투자라고 한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여성들이 패션에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패션은 한 인간의 가치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수단이다. 내가 현재 디자인하고 만드는 피스는 10년 후에도 입을 수 있게 만들고자 해왔다. 실제로 접해보면 가브리엘라 허스트를 어떻게 입고 들어야 할지 명확해질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럭셔리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항상 ‘정직한 럭셔리’를 추구해왔다. 우리 상품은 최고의 원자재와 완성도 있는 부품으로 가격을 매긴다. 판매 전략은 세우지 않고, 트렌드에 기반한 상품은 만들지 않는다. 럭셔리 고객을 속일 순 없다. 아름다운 디자인이 주는 즐거움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달 가능하다고 믿는다.

2004년 칸델라라는 브랜드 론칭을 시작으로 백과 레디투웨어 론칭까지 해냈다. 끊임없는 시도의 비결은? 내가 얻은 교훈은 이 세상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굴욕과 창피함을 무릅쓰더라도 온전히 믿고 열심히 하면, 언젠가 목표를 성취해낼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다시 반복하면 된다. 하루가 끝나면 그것은 나의 것, 나의 일이 되어 있다. 나는 그저 노동자일 뿐이다.

패션 에디터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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