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그림으로 남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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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의 새로운 트래블 북 두 권.

‘여행’의 DNA를 가진 루이 비통에서 새로운 트래블 북 두 권을 냈다. 새로 등장한 도시는 LA와 서울이다.

루이 비통 트래블 북 컬렉션은 일러스트 작가가 한 도시에서 포착한 이미지를, 흔한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담은 책이다. 그간 파리와 뉴욕 같은 대도시를 포함해 북극, 쿠바, 남아공, 이스터섬 편 등이 출간되었다. 5월에 출시된 LA와 서울 편의 책장을 펼치면 상상하던 장면과 좀 다를 것이다. 서울 사람이 생각하는 서울과 외국인이 인상적으로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이 다르듯, 국적과 배경, 그림체도 제각각인 아티스트의 눈과 손을 거치면 도시는 그야말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스페인 출신의 하비에르 마리스칼(Javier Mariscal)은 LA를 투박한 선으로 그렸다. 눈부신 햇살 대신 산책하는 사람들의 옷차림과 열대나무로 날씨를 담고, 도로 위에 늘어선 차와 빼곡한 간판으로 도시다움을 표현한다. 혹시 그림을 보고 기시감을 느꼈다면, 당신은 예리한 사람. 하비에르 마리스칼은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인데, 쿠바를 배경으로 피아니스트와 가수의 육감적인 사랑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 <치코와 리타>를 그리고, 감독했다. 서울 편을 만든 이시노리(Icinori)는 아티스트 듀오이자, 출판사, 실크스크린 인쇄 아틀리에다. 이들의 그림 스타일은 드로잉보다 그래픽 도안에 가깝다. 책에는 상징과 도식처럼 표현된 서울 풍경이 흐른다. 그런 와중에도 노래방과 아이돌, 찜질방, 하회탈과 해태상, 시장에서 야채를 다듬는 상인, 시위 중인 무리 등은 금방 알아챌 수 있게 그렸다. 작가들이 그림으로 표현한 여행 일지가 익숙한 도시를 낯설게, 낯선 도시는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피처 에디터
권은경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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