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은 미래 사람들의 연애 방식은 어떻게 변화할까?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가장 보통의 미래 연애 Vol.1

2019-04-07T17:18:10+09:002019.04.09|FEATURE, 컬처|

머지않은 미래 사람들의 연애 방식은 어떻게 변화할까?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그리고 이 모든 기술과 변화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5G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 네 명의 필자가 미래의 사랑과 연애법에 대한 짤막한 가상 시나리오를 보내왔다.

사랑도 완벽한 체험이 되나요?

21세기의 가장 위대한 기술 중 하나는 언리얼 엔진 아닐까. 게임을 좋아한다면 게임의 오프닝이 뜨기 전 언리얼의 로고를 적지 않게 봤을 것이다. 언리얼 엔진은 모니터 안에 3차원의 세계를 창조하는 기술이다. 게임뿐 아니라 영화, 건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만든 1인칭의 세계는 사실 평면이지만 3차원처럼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게임 캐릭터는 인간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4K로 가공된 게임의 배경은 미세먼지 가득한 현실보다 더 해상도 높은 현실처럼 보인다. 여기에 VR이 더해진다면? 아직은 부족하지만 선과 면으로 구성되었던 3D의 세계가 지금에 이른 것처럼 VR 역시 거의 현실에 가까운 체험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언젠가 지금을 가장 불편한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사용한 시대로 기억하게 될지 모른다. 아무리 키우고 접었다 폈다 해도 스마트폰은 우리가 평소 접하는 화면 중 가장 작으며, 아무리 핀치 줌, 스와이프 같은 인터페이스가 개발되어도 성인의 손가락으로 조작하기 절대 편하지 않다. 거기에 거북목 현상은 어떻고. 인간의 뇌를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전뇌화’ 기술이 등장한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 <공각기동대>가 출판된 게 1991년이다. 컴퓨터를 통해 네트워크와 접속하던 시대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워치 등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을 통해 늘 연결되는 시대가 왔다. 4G보다 20배 빠른 5G와 인공지능,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점점 가속이 붙는 기술의 속도는 우리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인터페이스의 형태와 사람들의 생활양식까지 바꿀 것이다.

시대는 접속에서 연결로, 이제는 체험으로 나아가고 있다. YGSM 같은 엔터테인먼트사가 VR과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어떤 면으로 유사 연애 경험을 제공하는 아이돌 산업은 제작한 아이돌을 IP로 활용, 접촉하 는 분야를 확장하고자 한다. 오랜 노하우를 살려 아예 가상의 완벽한 아이돌을 만드는 일은 이미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데뷔 전 뒤에서 춤추며 백업하던 아이돌 가수를 기억하는가?) 오래전부터 연예인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서비스가 있었고, 이제는 SNS와 인터넷 방송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다음은 무엇이 될까? 어쩌면 우리는 누구나 이상형과 연애를 ‘체험’할 수 있으나 ‘경험’할 수는 없는, 가장 이상적인 시대를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글 | 하박국(유튜브 채널 ‘기술인간’ 에디터)

나를 책임져, 알고리즘

2019년은 달착륙 50주년이다. 그때 달 착륙선 궤도를 계산한 ‘아폴로 가디언스 컴퓨터’의 무게는 32kg이었다. 지금 우리는 그 기계보다 훨씬 계산 성능이 좋은 200g 안팎의 스마트폰을 쓴다. 그걸로 뭘 할까? 딘이 대답한다.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 하네”. 인간은 연결된 채 사랑받고 싶어 한다. 기술이 발달해도 욕망은 같다.

알고리즘 관련 기술이 점점 많이 쓰인다. 세상의 일을 수치화한 후 그 수치들을 이용해 필요한 데이터값을 계산한다. 이 기술이 인간의 연애와 겹쳐지면 어떻게 될까? 인스타그램 사용 패턴을 바탕으로 당신과 잘 어울릴 만한 상대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치자. 당신이 좋아요를 누르거나 계정에 방문한 남자의 데이터를 유추해 당신의 잠재 이상형을 알아봐주는 것이다. 기술은 인간의 수요가 있어야 퍼진다. 사랑과 짝짓기 욕구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수요다. 빅데이터 기반 알고리즘 기술은 멀지 않은 미래에 연애 관련 산업과 결합할 것이다.

짝 찾기 알고리즘은 변수가 너무 많다. 디지털 활동의 어떤 변수를 모아서 어떻게 함수로 만들어야 ‘A씨와 B씨가 잘될 것 같다’는 확률값을 도출할 수 있을까? 알고리즘 설계자의 의도가 ‘실패 회피’라면? 얼굴은 잘생겼지만 당신을 거절할 것 같은 사람을 알고리즘이 거를지도 모른다. 이런 기술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까?

현대 사회는 인간 대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점점 값비싼 것으로 만들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대인 관계라는 게 너무 비싸져서 인터넷 속의 알고리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사랑도 양극화할 것이다. 우수한 유전자와 안전한 환경과 문제없는 성장이라는 최상급 행운을 가진 사람들은 친구의 소개를 받거나 좋은 파티에 가서 자신의 짝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에게는 선택지가 없을 것이다. 자영업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스타그램을 여는 것처럼. 딘이 또 노래한다. “관둘래/이놈의 정보화시대.” 아니, 우리는 그만둘 수 없다. 알고리즘 속에서 시간 낭비를 할 수밖에 없다. 글 | 박찬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