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달군 신발 커스텀 아티스트, 슈 서전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신발 성형

2019-03-13T10:55:17+00:002019.03.16|FASHION, 뉴스|

신발 성형외과의, 슈 서전.

‘도대체 저건 무슨 신발이지?’ 인스타그램을 달군 그의 작품들. 신발 커스텀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슈 서전(@theshoesurgeon)’은  평범한 신발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신발 성형외과의’다.

도미닉 시암브론.

인스타그램에서 당신의 작품을 지켜보던 팬으로서 이렇게 만나 반갑다. ‘슈 서전’ 당신은 누구인가? 본명은 도미닉 시암브론(Dominic Ciambrone), 15년째 신발 커스텀을 하고 있으며 ‘서전 스튜디오(Surgeon Studios)’라는 팀과 커스텀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슈즈 커스텀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5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였다. 사촌이 본인의 오리지널 ‘에어조던 1 시카고’를 빌려줘서 학교에 신고 갔는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 신발만으로도 엄청난 이목을 끌 수 있음을 그때 깨달았다. 그 시기에 스니커즈 열풍이 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구나 신상품을 신을 수 있게 되었다. 더는 남들과 다를 게 없어진 것이다. 그때 나는 바로 신발과 에어브러시를 들고 집 차고로 가 커스터마이징을 시작했다. 그것이 나의 첫 커스텀 슈즈다. 그 이후 늘 신발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실험했다.

손재주가 좋았나 보다. 전문적인 배움 없이 독학만으로 거둔 성취인가? 처음엔 신발 수습생으로 시작했다. 2년 정도 신발 수리를 하며 신발에 대해 배웠고, 오리건주에서 일주일짜리 코스를 통해 포멀 슈즈 만드는 방법도 배웠다. 그 과정에서 나를 도와주는 멘토들이 있긴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니커즈를 제작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배운 것을 조합해 스스로 터득해야만 했다.

무라카미 다카시 커스텀.

가장 처음 작업한 신발은 어떤 모델이고 어떤 디자인이었는지. 나이키의 ‘에어포스1 미드 올화이트’였다. 에어브러시로 카무플라주 프린트를 입힌 후 학교에 신고 갔다. 그때 친구들이 보인 반응을 잊을 수가 없다. 모두가 정말로 좋아했고 감탄했다. 이때 스니커즈를 제작하고 디자인하는 나만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신발 커스텀 과정에 특별한 원칙 같은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 방식이 있기 때문에 과정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나 같은 경우 일단 시작하고 본다. 가끔은 아무 재료나 사거나 맘에 든 재료를 우연히 발견할 때도 있다. 혹은 다른 누군가나 어떤 것에 영감을 받아 바로 착수하기도 한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어떤 것이든 만들 테니까. 시작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하다.

하나의 작업을 마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디자인의 복잡성이나 크리에이티브 과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단순한 작업이라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겠지만, 나는 완벽주의자라서 내 생각이 그대로 실현될 때까지 몇 번이고 수정과 복원을 반복한다. 커스터마이징은 며칠에서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색을 칠하고, 그림을 그리고, 패턴이나 주얼리를 장식하기도 한다. 신발 커스텀에도 난이도 같은 것이 있을까? 특정한 기법보다는 신발 실루엣이 결정적이다. 신발의 구성과 패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실루엣마다 어떻게 커스터마이징할지 터득해야 하는 과정이 있다. 물론 모든 클라이언트는 본인만의 비전이 있고, 나는 그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게 돕는다.

당신이 작업한 신발은 굉장히 고가로 판매된다. 최고가는 어떤 제품이고 얼마였나? 가장 고가로 거래된 신발은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의 3만 득점 달성을 축하하는 의미로 제작한 것인데, 무려 10만 달러(약 11,160만원)에 판매되었다. 정말 환상적인 일이었지. 나는 모든 신발이 스토리가 있는 예술 작품이라 생각한다. 내 클라이언트들도 이 점을 이해하고 존중해준다.

커스텀 작업을 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클라이언트 혹은 작업은? 수많은 클라이언트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처음으로 작업한 내 신발이다. 그것이 나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커리어의 시작이자, 커스터마이징 산업의 시작이었으니까. 이후 다양한 시도로 스니커즈 디자인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나를 한층 더 성장시켜준 작업이라면, 위에 언급한 골드 르브론 15(Gold LeBron 15)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신발을 제작하는 데 엄청난 공을 들였다. 진짜 악어가죽 위에 24K 금을 입히고, 리리 사의 지퍼를 18K 금으로 도금했으며, 5.8캐럿 다이아몬드로 신발끈 부분을 장식했다. 정교하고 복잡한, 럭셔리한 신발이었다.

슈 서전이 특별한 부분은 무엇일까? 나는 다른 아티스트와 비교하지 않는다. 나와 우리 팀 서전 스튜디오는 단순히 커스텀 스니커즈를 제작하는 것을 넘어 이 분야의 산업을 키우고 이끌어가고 있다. 그리고 ‘슈 서전 슈 스쿨(Shoe Surgeon Shoe School)’이라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개인뿐 아니라 신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 슈 스쿨의 강의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시작했을 당시엔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열정을 공유하기 위해 2016년 슈 서전 슈 스쿨을 설립했다.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다. 우리는 4일 동안, 스니커즈를 제대로 해체하고 다시 복원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처음 규모는 매우 작았지만, 이제는 어엿한 커뮤니티로 많은 사람들에게 본인만의 스니커즈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다. 공예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미국 전역뿐 아니라 전 세계로 다니고 있으며, 수업을 듣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기도 한다. 슈 스쿨에는 본인만의 특별한 것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배움의 과정에서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당신의 커스텀 슈즈를 보고 있으면 ‘장인 정신’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슈 서전의 ’장인 정신’은 무엇인가? 상상력과 창의력을 활용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나 자신, 또는 클라이언트가 고마워하며 사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다. 작업하는 신발은 모두 장인 정신이라 불리기에 충분할 만큼 정교하고 세밀한 작업이 요구된다.

2019년이 시작됐다. 준비하고 있는 재미있는 작업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2019년은 슈 서전에게 아티스트로서도 브랜드로서도 의미 있는 해가 될 것 같다. 우리가 출시하는 신발을 통해 패션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색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한다.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슈 서전 슈 스쿨을 통해 커스텀이라는 분야에 빠져들게 하고 싶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그리고 파리에서 수업을 열 계획이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