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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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피부 빛에 관여하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 이야기.

미백과 보습의 상관관계

여자에게 미백 화장품의 가장 큰 적(?)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건조를 이야기할 테다. 많은 화이트닝 화장품이 각질 제거를 통해 그 효과를 내기 때문. 그래서 미백에 관해 얘기할 때는 반드시 보습 제품을 추가로 사용하라고 권하거나, 미백과 보습의 이중 작용을 충실히 하는 제품을 추천하곤 했다. 화이트닝의 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지금, 많은 뷰티 브랜드가 그 해결책을 미백과 보습의 연결 고리에서 찾은 듯하다. 시세이도는 하얗고 작고 값비싼 화이트닝 에센스 한 통을 다 비워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한 여성의 니즈를 듣고 그 원인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피부와 신경세포 사이에 연결 고리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피부 스스로 재생과 회복, 방어를 하려면 각각에 필요한 신호를 신경세포를 통해 전달받아야 하는데, 베타 노이즈라는 방해 물질이 이 작용을 더디게 한다는 것. 베타 노이즈는 자외선과 건조함에 노출될수록 많이 생성되는데, 이 때문에 피부와 신경세포 사이에 신호 전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칙칙해진 피부가 재생되지 못하고 노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 “자외선과 건조, 베타 노이즈 억제라는 세 가지 미션을 모두 수행하는 미백 제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선보이는 ‘화이트 루센트 브라이트닝 데이 에멀전 SPF 50+ PA++++’는 베타 노이즈를 억제하는 대추 추출물과 피부 표면에서 멜라닌 색소를 잘게 부수어 빠른 배출을 돕는 멜라닌 크러쉬 복합체, 피부 속에서 화이트닝을 돕는 사쿠라 브라이트 콤플렉스를 함유한 트리플 액션 제품이죠.” ㈜한국시세이도 프레스티지 시세이도 트레이닝팀 손혜미 팀장의 설명이다. 이니스프리 제품 담당자도 이번 시즌 맑고 환한 피부의 키워드를 ‘수분 생기’라 정의하며, 건조함 없이 수분이 차곡차곡 채워진 화사한 피부 톤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처 미백 고시 성분인 나이아신아마이드 외에 사탕무에서 추출한 보습 성분인 내추럴 베타인을 내세워 피부 갈증 해소를 실현한다. 성분뿐만 아니라 촉촉하게 흡수되는 질감도 무시하지 못할 요소다. 겔랑과 데코르테의 새로운 미백 제품은 마치 우유 같은 에멀션 텍스처로, 극건성 피부가 아니라면 이 제품 하나만 발라도 무방할 정도다. 겔랑 교육팀 이현주 부장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화이트닝 제품의 고질적인 건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부 위에 보습막을 씌우는 코쿤 제형으로 개발했다고. 많은 여성이 선망하는 맑고 깨끗한 피부는 한 병의 화이트닝 에센스가 가져오는 게 아니다. 피부 속과 겉에서 보습과 화이트닝의 이중 작용을 충실하게 해내는 화장품에 훌륭한 자외선 차단제를 곁들여야만 거울 앞에서 확 달라진 맑은 안색을 마주할 수 있다.

1. Decorte 피토튠 화이트닝 소프트너 ER 촉촉한 보습에 화이트닝 기능을 더한 수분 에멀션. 200ml, 56천원.

2. Clinique 크리니크 id(톤업 부스터) 피부 타입에 맞는 로션 베이스에 피부 고민에 따른 5가지 부스터 중 하나를 선택해 조합할 수 있다. 톤업 부스터는 안젤리카 뿌리 성분을 함유해 얼룩덜룩한 피부 톤을 균일하게 정돈한다. 드라마티컬리 디퍼런트 하이드레이팅 젤리 115ml, 4만원대, 톤업 부스터. 10ml, 15천원대.

3 Guerlain 블랑 드 펄 화이트닝 에센스 펄 로지 화이트 콤플렉스가 다크 스폿을 케어하고 우야지마 진주 성분과 회화나무 추출물 등이 빛 반사 효과를 더해 건강한 혈색이 감도는 장밋빛 피부를 구현한다. 30ml, 189천원.

4. Darphin 아이디얼 리소스 유쓰 리뉴잉 오일 컨센트레이트 유쓰-엑티베이팅 레티놀과 호호바 오일, 세서미 오일 등 다양한 식물성 오일이 피부 턴오버를 향상시켜 촉촉하고 윤기 나는 피부로 가꾼다. 밤에만 사용하는 제품. 60캡슐, 13만원대.

5. Clarins 타깃 스팟 브라이트너 눈에 띄게 칙칙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밝혀준다. 7ml, 48천원.

6. Innisfree 제주 왕벚꽃 젤리 크림 제주 용암 해수로 3주간 저온 숙성을 거친 뒤 추출한 제주 왕벚나무 잎 추출물이 피부에 생기를 더한다. 50ml, 2만원.

7. Givenchy 렝뗑뽀렐 글로벌 유스 에센스 세럼 바르는 즉시 피부에 스며들어 환하고 탱탱한 피부로 가꿔준다. 30ml, 204천원.

8. Shiseido 화이트 루센트 브라이트닝 데이 에멀전 SPF 50+ PA++++ 자외선을 받지 않아도 생기는 피부 속의 칙칙함까지 케어하는 제품. 멜라노 크러쉬 복합체가 피부 겉에서 멜라닌의 생성을 억제하고 배출을 촉진하며, 사쿠아 브라이트 복합체가 진피에서 칙칙함의 생성 신호를 억제한다. 75ml, 75천원대.

9. Estee Lauder 마이크로 에센스 스킨 액티베이팅 트리트먼트 로션 프레시 벚꽃 에디션 기존 제품에 라네시아나 벚나무 꽃 추출물과 벚꽃 효모, 발효된 쌀 앙금 추출물로 이뤄진 벚꽃 발효 성분을 더해 투명한 광채 피부를 완성해준다. 150ml, 15만원대.

광채 캐슬

이번 시즌엔 대다수 메이크업 브랜드가 입을 모아 ‘광채’ 베이스 메이크업을 이야기한다. 광채라는 동일한 키워드를 쓰지만 질감이나 사용법에 따라 그 면면이 조금씩 다르다. 광채 스틱이나 페이스 글로스, 래디언트 부스터 등은 그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한 가지 카테고리로 정의되지 않고 멀티-유즈를 지향한다. 단독으로 혹은 크림이나 파운데이션과 섞어서 프라이머나 메이크업 베이스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T존과 U존은 물론 눈두덩이나 입술 위에 살짝 덧발라 하이라이터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다. “얼굴 전체에 반짝이는 빛을 연출하고 싶다면 수분감이 많은 파운데이션과 나스 ‘슈퍼 래디언트 부스터’를 7:3 혹은 6:4 비율로 믹스해 볼에서부터 이마, 턱 순서로 손의 열감을 이용해 펴 바르세요. 얼굴의 입체감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면 파운데이션이 묻어 있는 손에 부스터를 소량 더 묻혀 밀착시키듯 덧바르면 좋아요. 손바닥에서 제형을 살짝 녹인 뒤 부분적으로 발라주면 밀착력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러운 광채를 표현할 수 있지요.” 나스코리아 리드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형석의 비법이다. 광채 스틱을 사용하는 방법도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얼마 전 도쿄에서 만난 샤넬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컬러 디자이너 루치아 피카는 두 가지 타입의 ‘바움 에쌍씨엘’ 중 원하는 피부 표현에 따라 하나를 고른 뒤 브러시에 묻혀 볼을 중심으로 톡톡 두드리며 발라 투명한 윤기를 더하기도 하고, 제품을 손가락으로 문지른 뒤 눈두덩 중앙이나 인중과 입술이 맞닿는 중앙 부위에 툭툭 레이어링하기도 했다. 화보 촬영 현장에서 만난 메이크업 아티스트 원조연은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전 입생로랑 ‘뚜쉬 에끌라 쉬머 스틱’을 브러시에 묻혀 모델의 얼굴 전체에 얇게 깔았다. 그런 다음에 컨실러나 파운데이션으로 피부 톤만 살짝 맞춰 주면 마치 본연의 피부 빛이 퍼져 나오는 것과 같은 룩을 완성할 수 있다고. 파운데이션이나 쿠션도 예외는 아니다. 디올과 로라 메르시에 제품은 피부에 얇고 고르게 밀착돼 집 앞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남자친구에게 ‘어머 어떡하지? 너무 급해서 그냥 생얼로 나왔어’라고 속일 수 있을 정도다. “브러시에 파운데이션을 묻혀 피붓결 방향을 따라 전체적으로 가볍게 펼쳐 바르고 광대뼈 경사면을 따라 지그시 눌러주듯 터치하면 매끄러운 광채와 커버력 둘 다 잡을 수 있어요” 라 말하는 디올 내셔널&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민기의 조언에도 귀 기울여보길.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아모레퍼시픽의 쿠션도 커버보다는 수분을 꽉 채워 촉촉한 광채를 더해주는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 어느 때보다 피부에 예쁜 광을 더해주는 메이크업 신제품으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피부 빛을 완성해보면 어떨까?

1. Nars 슈퍼 래디언트 부스터 피부 톤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로즈 골드 컬러. 바를 땐 젤 크림 제형인데 보송하게 마무리돼 반투명하게 빛나는 고급스러운 광채 피부를 완성할 수 있다. 30ml, 4만원.

2. Tom Ford Beauty 쏠레이 글로우 드롭스(01 리퀴드 스카이) 파운데이션이나 크림에 한두 방울 섞어 바르면 피부에 자연스러운 볼륨감이 생긴다. 14ml, 58천원.

3. Chanel 바움 에쌍씨엘 트렌스페어런트 맑고 촉촉한 광채를 더해주는 광채 스틱. 8g, 59천원.

4. Yves Saint Laurent 뚜쉬 에끌라 쉬머 스틱 자연스러운 하이라이팅부터 강렬한 시머링까지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다. 9g, 65천원대.

5. Amorepacific 모이스춰  바운드 루미너스 쿠션 컴팩트 정제수 대신 어린 대나무 수액을 넣어 바른 즉시 피부가 촉촉하게 빛난다. 15gx2, 가격 미정.

6. Dior 디올 포에버 스킨 글로우 24H 웨어 스킨-케어링 파운데이션 SPF 35 PA++(글로우 피니쉬)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듯 피부에 가볍게 스며들어 착 밀착된다. 타고난 듯 촉촉하고 화사한 광채를 표현해주는 것이 특징. 30ml, 77천원대.

7. Laura Mercier 플로리스 뤼미에르 래디언스-퍼펙팅 파운데이션 모든 각도에서 균일하게 빛을 반사하는 크리스털 투명 펄 성분 덕분에 어떤 조명에서든 피부에서 투명하게 빛이 나는 듯 보인다. 30ml, 72천원대.

8. Stila 쉐이드 미스터리 페이스 글로스 멜팅밤 텍스처가 피부에 닿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들어 끈적임 없이 밀착된다. 얼굴은 물론 눈과 입술 등에도 바르기 좋다. 7g, 4만원.

9. Giorgio Armani 엘레간자 리미티드 에디션 톤업 쿠션 잡티를 커버한다기보단 환하게 빛나는 피부 톤을 연출해주는 제품. 15g, 89천원대.

뷰티 에디터
김선영
포토그래퍼
엄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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