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부터 에릭, 잭블랙까지! 스타들이 유튜브로 간 이유는?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유튜브로 간 스타들

2019-01-28T12:22:36+00:002019.01.26|FEATURE, 피플|

요즘 대세인 유튜브에 톱스타들의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웹 예능부터 브이로그까지, 1인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그들의 활약상을 들여다봤다.

배우 천우희를 타로 카페에서 만날 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빨간색 체크무늬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가 멀리서 걸어왔다. 카메라를 든 스태프들이 장비를 하나둘 풀기 시작했다.

테이블 위로 빨간 융단이 깔리고 타로카드가 물결처럼 펼쳐졌다. 여기는 천우희의 유튜브 채널 <희희낙낙> 촬영 현장. 새해를 맞아 타로로 2019년을 탐험하러 나선 것.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천우희의 취미찾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천우희가 직접 영화 스태프들에게 선물할 향초를 만들고, 평소에 배우고 싶었던 캘리그래피에 도전하며, VR 게임방에 가서 현란한 동작을 선보이며 열정적으로 게임하기도 한다.

영화 <한공주>, <써니>, <곡성> 등을 통해 강렬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온 그녀가 무슨 이유로 유튜브를 시작했을까? 수줍음이 많아서 토마토, 불타는 고구마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천우희가 말했다.

“뭔가를 배워보거나 체험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어요. 그런데 워낙 쑥스러움을 잘 탄 데다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성격이 더 소극적으로 변한 것도 있어요. 막상 데려다놓으면 뭐든 열심히 하고 재미있어하는 성격인데 거기까지 가기가 너무 어려웠던 거죠. 제가 유튜브를 시작하면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조금 겁도 났지만, 작품은 아니니까 가볍게 도전해보자는 편한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사실 제가 취향이 뚜렷한 사람은 아니라서 이걸 해가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갈 수 있을 것도 같았고요.”

요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유튜브에 톱스타들이 수시로 포착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크리에이터들이 방송으로 진출하는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랄까. 이미 높은 인지도와 명성을 가진 셀레브리티들이 평상시에 볼 수 없는 신선한 콘셉트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현상이 흥미롭다.

유튜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신설된 국내 채널 중 구독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채널에는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힌 스타들이 눈에 띄었다.

웹 예능 <와썹맨>으로 구독자 160만 명을 돌파한 god의 멤버 박준형이 ‘2018 라이징 스타 TOP 10’ 가운데 1위를 차지했으며, <뽐뽐뽐>을 운영하는 에이핑크 멤버 윤보미가 6위를, <쌈바홍> 의 홍진영이 7위를, 그리고 <신세경 sjkuksee> 개설 3개월 만에 구독자 50만 명을 넘어선 배우 신세경이 10위를 차지했다.

특히 신세경은 본인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브이로그(Vlog,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으로 영상을 매체로 특정 의견이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로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공개해서 화제를 모았다.

아침마다 반려견 사랑이와 진국이를 산책시키고 모자를 눌러쓴 채 지하철을 타고 친구들을 만나며 부엌에서 건강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신세경은 자신이 휴대폰으로 찍은 동영상을 직접 편집까지 한다.

‘킨포크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잔잔하게 펼쳐지는 동영상 클립 아래에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는 수천여 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나 역시 그녀가 만들어 올린 7개 영상 클립을 모두 정주행하며 늦은 밤 묘하게 위로받는 기분을 느꼈다.

“외계인이 우리 지구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구글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유튜브를 보여줄 것이다.” <유튜브 컬처>의 저자 케빈 알로카의 말처럼 평소 사생활에 대해 전혀 알 길 없는 어느 배우의 일상 을 들여다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이는 레거시 미디어(전통 미디어)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방식이기도 하다.

평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일상적인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수록 유튜브 세상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배우이자 신화의 멤버인 에릭도 지난 12월 31일 유튜브 채널 <아구 티비 에릭(agu TV eric)>을 개설했다. 역시나 요리 고수답게 첫 방송부터 ‘최적화된 라면 레시피’를 공개했다.

10분 남짓한 영상에는 대파를 송송 썰고 달걀노른자를 능숙하게 분리하며 나무 그릇에 면발을 옮겨 담는 그의 모습이 등장한다. 정말이지 따라 해보고 싶은 마성의 비디오다.

에릭 역시 촬영부터 편집, 그리고 자막과 BGM 선정까지 본인이 직접 한다. 그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팬들에겐 그야말로 깜짝 선물과도 같은 이벤트다.

구독자들은 유튜버 꿈나무인 그에게 영상 편집에 관한 조언을 디테일하게 알려준다거나 스페인, 베트남, 러시아 등 전 세계 각 나라의 언어로 자막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또한 에릭의 라면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해본 ‘커버 영상’이 빠르게 업데이트 되며 스타와 팬 사이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유튜브에 뛰어든 스타들은 최소 장비, 최저 예산으로 대중이 원하는 진정성과 신선함을 담은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기획부터 콘텐츠 완성까지 스타 스스로 주도적으로 판을 짜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튜브는 민주적이고 능동적인 매체다.

그리고 여기, 박스오피스를 넘어서 유튜브 생태계를 파괴하러 온 또 다른 거인이 있다.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은 작년 12월 마지막 주에 ‘Jablinski Games’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단박에 구독자수 320만을 끌어모았다. ‘Hello Jack Black HERE’라는 제목의 티저 영상 조회수는 951만에 육박한다.

잭 블랙은 예고편에 등장해 “나는 닌자(Ninja), 퓨디파이 (PewDiePie)보다 더 크게 될 거다”라고 선전포고했다. 여기서 닌자는 구독자 2천만 명, 퓨디파이는 7천 8백만 명을 거느린 세계 최고의 유튜버다. 잭 블랙은 앞으로 푸드, 라이프, 게임 등을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거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을 보면 정말이지 MBC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그 모습처럼 ‘크레이지한’ 출구 없는 매력을 내뿜는다. 첫 회부터 그는 아들과 함께 핀볼 명예의 전당(Pinball Hall of Fame)을 방문해서 광란의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며 올드 스쿨 느낌을 한껏 보여주었다.

마치 일부러 엉망진창으로 찍은 엉성하고 거친 만듦새가 제대로 B급 감성을 보여준다. 3분을 넘지 않는 짧은 분량,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트로한 소재, 잭 블랙다운 특유의 괴짜스러움이 합쳐져서 요상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한다.

잭 블랙은 말한다. “이거 하나는 분명히 하고 싶다. 내 뒤에 제작사가 따로 숨어 있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라. 다만 내 아들이 나를 인질로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여러분 도와줘….” 모든 촬영과 편집은 잭 블랙을 쏙 빼닮은 열두 살인 그의 아들이 맡아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유튜브를 통해 파격적인 장면을 보여준 스타도 있다. 윌 스미스는 작년 9월 자신의 50번째 생일에 헬리콥터를 타고서 그랜드캐니언을 향해 번지점프하는 모 습을 유튜브에 생중계했다.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며 그가 속한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이벤트에 참여했다. 톱스타다운 스케일과 기획력을 보여준 사례다.

유튜브 최초의 동영상은 2005년 유튜브 공동 창립자인 조드 카림이 ‘나 동물원 왔어(Me at the Zoo)’라는 제목으로 올린 19초짜리 동영상 클립이었다. 유튜브는 이제 매월 19억 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날마다 10억 시간에 달하는 동영상을 시청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오리지낼리티를 가진 콘텐츠들이 유튜브로 집결한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새로운 장르의 비디오가 만들어지 고, 판의 주도권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쥐고 있다. 빌 게이츠, 빅토리아 베컴, 나오미 캠벨 등 깜짝 놀랄 톱 클래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분야를 막론하고 등장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자고 일어나면 또 어떤 톱스타가 유튜브를 개설할지 궁금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