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SFDF(삼성패션디자인펀드). 제14회 수상자는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 중인 레지나 표와 런던 데뷔 쇼를 성공적으로 치른 블라인드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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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나 표의 표지영 디자이너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SFDF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8년,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런던 유학길에 오른 그녀는 동경하던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후 록산다 일린칙(Roksanda Ilincic)과 크리스토퍼 래번에서 디자이너 경력을 쌓았다.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하며 현대미술과 건축, 여행에서 영감 받은 디자인을 통해 감각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룩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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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연속 수상을 축하한다. 첫 수상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액세서리 라인을 강화해서 신발과 가방, 주얼리 라인까지 토털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 런던에 팝업 숍을 열기 도 했고. 패션 아이템뿐 아니라 인테리어까지 ‘레지나 표 월드’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판매되는 편집숍도 늘어났고,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한국에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을 선택했다. 호기심이 넘치는 타입으로 외국에 대한 동경이 늘 있었다. 졸업 후 대기업에 디자이너로 들어갔는데 너무 갑갑했다. 특히 싫었던 건 외국 컬렉션을 보며 디자인하는 상황이었다. ‘왜 같은 시즌에 다른 디자이너의 옷을 참고해야 하지?’

런던에서 첫 직장은 한국과 달랐나? 록산다 바로 아래 수석 디자이너로 처음 들어갔다. 대기업이 아니고 스튜디오 베이스라 한곳에서 모든 과정을 다 볼 수 있는 게 도움이 됐다. 디자인하고, 디벨롭되고, 그것이 세일즈되는 일련의 과정을 총체 적으로 볼 수 있으니까. 영감을 디벨롭할 시간이 많다는 것과 서로 깊이 연결돼서 긴밀하게 소통하며 일하는 것도 좋았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힘들었던 순간은?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첫 계약을 런던에서도 유명한 세일즈 에이전트랑 했다. 그들은 “이런 노란색은 금발머리 사람들에게 안 어울린다”, “이런 건 아무도 안 살 거다”라고 했고 그걸 따랐다. 몇 시즌이 지나도 브랜드는 제자리였다. 결국 다른 직업을 구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 접기 전에 한번은 내맘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한 컬렉션이 207 S/S였다. 하고 싶은 걸 다 했다. 패션 블로거 리앤드라 메딘, 유명한 바이어 케이트 폴리 등이 그 노란 드레스를 입고 스트리트 사진에 찍히면서 레지나 표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맘대로 하면서 비로소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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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경쾌한 컬러가 인상적이다. 이번 시즌은 어떤 것에서 영감 받았나? 세인트 마틴 도서관에서 예술학과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트렌디한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진 않지만, 색이나 소재 같은 데서 발군의 미적 감각을 보여준다. 맘대로 믹스해서 입었는데, 그게 이상하면서도 매력적이다. 그런 모습이 나의 틴에이저 때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내 맘대로 표현하기에 더 쿨한 것, 젊음에서 나오는 자유로움 을 표현하고 싶어서 보라색, 연두색 같은 컬러도 같이 섞는 등, 여름의 휴양지를 떠올리며 실생활 에서 입을 수 있게 만들었다.

건축적이고 구조적인 실루엣을 엿볼 수 있다.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나 작품이 있을까? 조각에 관심이 많다. 브랑쿠시(Brancusi)가 했던 우드로 된 조각 작품이나 존 체임벌린의 컬러풀한 강철 작품을 좋아한다. 안젤라 델라크루즈의 2D 캔버 스를 파괴해 3D 조각 작품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활동도 인상적이다.

비즈니스적으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무엇이 레지나 표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나? 우리 옷은 이미지를 생성하고 잡지 표지를 장식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실생활에 여성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일을 마친 여성이 툭 걸쳤을 때 멋있고 편안하면서 여성의 미를 드러낼 수 있는 옷 말이다.

한국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멀리 있으니까 한국에서 많이 모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반응해주셨다. 12월 중 신사동에 조그만 쇼룸(신사 동 564-18 1층)을 오픈할 예정이다. 새로운 컬렉션도 선보이고, 직접 만져보고 입어볼 수도 있고, 프레스도 와서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망설이고 있을 사람에게 조언 한다면? 10년, 20년 후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그 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면 당장 떠나세요!(웃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망설이지 마라는 이야기다. 당연히 힘들겠지만, 인생 한번 사는 건데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하고 후회하는 쪽이 낫다 고 생각한다.

 

Blin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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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니스는 2013년 신규용과 그의 대학 동기 2명이 졸업하며 시작한 브랜드다. 이후, 다른 두 친구는 각자의 길을 갔고,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박지선이 합류해 2017 S/S 서울패션위크부터 듀오 디자이너로 전환했다. 해당 시즌 보여준 블라인드니스의 무드는 이전과는 확 바뀐 모습이었다. 그 후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으로 목표로 브랜딩을 했고 브랜드 론칭 이래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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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블라인드니스는 캐주얼 웨어에 가까웠다. 신규용(이하 신) 블라인드니스의 초기 포지션은 꽤 상업적이었다. 박지선이 공식적으 로 합류한 2017 S/S부터 전환점을 맞았고, 좀 더 여성적이고 우아한 무드를 담게 됐다.

박지선은 원래 가구 디자이너였는데. 박지선(이하 박) 사실 가구 쪽에서 일한 적은 없다. 대학 시절 전공이 가구 디자인이었을 뿐. 일을 처음 시작한 건 블라인드니스다. 박지선은 시즌 콘셉트와 무드 같은 큰 틀을 잡는다. 스케치해서 넘겨주면 내가 현실화가 가능한지 판단해 트렌드를 녹여 옷으 로 풀어내는 작업을 한다.

2019 S/S로 런던 컬렉션에 데뷔했다. 준비하면서, 그리고 끝났을 때 느꼈을 감정이 궁금하다.  런던이라고 해서 화려하게 해야 되는 줄만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중고 신인이기 때문에 너무 실험적인 것보다는 컬렉션에 강약을 두라는 이야 길 들었다. 준비는 훨씬 더 세게 했는데 많이 힘을 빼고 커머셜적 요소를 섞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 두 달 정도밖에 안 된 준비 기간도 아쉬웠고. 그들이 봤을 때 너무 오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더라. 런던 테이스트가 어떤 건지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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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별로 무드가 있지 않나. 블라인드니스에 런던이 적합한 도시라고 생각하나? 우리 브랜드 색이 아무래도 실험적이니까 런던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신인 디자이너를 서포팅해주는 시스템도 잘 구축되어 있고. 기회가 되면 파리로 넘어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신규용 디자이너의 차림은 굉장히 심플하고 단정한 편인데, 그런 과감하고 여성스러운 컬렉션 룩을 보여준다는 부분이 놀랍다. 본인은 굉장히 단정한 스타일이지만 일할 때 보면 그런 무드에 대한 이해가 높다. 나는 사실 더 과감한 편이다. 내가 판매 생각 안 하고 실험적인 룩을 보여주면, 신규용 디자이너가 하나도 안 팔릴 것 같다며 완급 조절 을 한다(웃음). 우리 옷을 바잉하는 곳이 10곳 정도 되는데, 한 곳 빼고는 다 여성복이다. 우리가 남자 모델을 쓰긴 하지만 이건 일종의 장치인 거고, 대부분은 여성이 입는다. 그래서 더 과감하게 입히는 경향도 있다.

이번 쇼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나?  처음 진출이다 보니까 우리를 소개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처음 선보이는 설렘과 두려움, 이런 기분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까지의 아카이브를 모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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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를 마친 후 들었던 가장 기분 좋은 피드백은? 미국 보그 수석 평론가 새라 무어가 “다음 시즌에도 런던에서 하는 거 어때?”라는 긍정적인 질문을 했다. 그런데 통역하는 분이 “너네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정도로만 전달해서 “그냥 열심히 해야지” 라고 말했다. 새라 무어가 약간 당황하더라. 패션 쪽에 계신 분이라 뉘앙스를 잘 전달해주지 않을까 했는데, 너무 통역에만 의존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해외에서의 첫 쇼라 걱정도 많았는데, 해외 매체에서 뽑은 이번 시즌 하이라이트에 선정된 걸 보고 정말 좋았다. 크리틱이 올라온 걸 봤는데 정확히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웃음).

블라인드니스는 ‘젠더 플루이드’ 성향을 강조하며, 남성복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신규용, 박지선의 고정관념은 무엇이 있을까? 옷에 대해 배운 것이 정형화되어 있다. 재킷은 이래야 하고, 팔은 두 개여야 하는 것들 말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야 재미있는 작업이 나오겠지. 박지선 디자이너는 옷을 정식으로 안 배우고 가구를 공부해서 그런지 이것저것 아무 데나 잘 갖다 붙이더라(웃음).

여성복으로 더 많이 팔린다는 건데, 그럼 블라인드니스는 남성복인가 여성복인가? 글쎄, 그런 것이 딱히 중요하진 않다. 쇼는 남성복에서 하고 남자 모델이 런웨이를 걷지만, 비즈니스로는 여성복 에 가까운 게 맞다. 바이어들도 여성복이라고 생각 하고 바잉하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여성복을 만든 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이 입을 수 있고 좋아하는 남성복이다가 더 맞는 말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