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파라다이스, 마이애미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예술이 된 도시, 마이애미

2019-01-09T16:21:52+00:002018.12.24|FEATURE, 컬처|

매해 12월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에 가면 모든 길은 아트로 통한다. 지금 미술계에서 벌어지는 가장 핫한 작가와의 협업을 목격할 수 있는 아트 파라다이스로 당신을 안내한다.

페로탕 갤러리는 파올라 피비의 작품을 과감하게 선보였다. 사진은 배스 뮤지엄에 설치된 형형색색 거대한 곰 무리들.

페로탕 갤러리는 파올라 피비의 작품을 과감하게 선보였다. 사진은 배스 뮤지엄에 설치된 형형색색 거대한 곰 무리들.

낮에는 따듯한 햇빛 아래 에메랄드빛 해변의 시원한 파도를 즐기고 밤에는 화려한 조명의 클럽에서 칵테일 한 잔으로 자유 와 낭만을 누릴 수 있는 곳.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라티노들이 오랜 시간 만들어온 에스닉한 분위기가 흐르는 도시.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서울의 차가운 공기와는 다르게 마이애미 의 12월은 뜨거운 태양과 아트에 대한 열기로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02년부터 시작한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는 매해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행사로 2018년 12월 6일부터 9 일까지 개최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트 바젤이 3월경 홍콩, 6월경 스위스에 이어 한해를 마무리하며 마침표를 찍는 곳이 바로 마이애미다. 이 기간 미국의 부호들이 따듯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마련한 별장과 요트에서는 화려한 파티가 연일 계속된다. 특히 마이애미 아트위크 기간에는 할리우드 스타이자 세계적인 컬렉터인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하여 화려한 셀레브리티들이 전용기로 페어장을 찾으며 온 도시가 미술 장터로 탈바꿈한다. 메이저 규모의 아트 페어라고 한다면 바젤뿐 아니라 런던과 뉴욕에서 열리는 프리즈 아트 페어(2019년 2월 첫 번째 LA 프리즈가 개최된다), 뉴욕 아모리쇼, 파리의 피악 등이 있지만 형식과 내용에 있어 보수적이고 진지한 다른 페어에 비해 마이애미의 분위기는 사뭇 경쾌하고 발랄하다. 2018 행사에는 전 세계 2백여 갤러리와 4천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했다. 컬렉터,아트딜러,큐레이터 등 아트 관계자뿐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는 일반 관람객까지 매해 7만여 명의 사람들이 마이애미 아트 바젤을 찾는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 참가한 메이저 갤러리들은 그 이름과 규모에 걸맞게 가장 파워 있는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지금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는 앤디 워홀뿐만 아니라 로이 리히텐슈타인, 톰 웨슬만, 제프 쿤스, 데이 미언 허스트 등은 여전히 아트 페어의 단골 작가들이다. 세계적인 갤러리 하우저 앤 워스는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 작가이자 올해 3월 홍콩에서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인기 작가 마크 브래드퍼드의 대작을 출품했다. 갤러리 데이비드 즈워너의 가장 젊고 핫한 작가 오스카 무리조의 작품도 출품하자마 자 바로 팔렸고, 말보로 갤러리는 아흐메드 아솔다니의 신작을 선보였다. 페이스 갤러리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제임스 터렐 작품을 전시장 안에 설치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인기를 반영하듯 이탈리아 출신의 여성 작가 파올라 피비의 작품을 과감하게 설치한 페로탱 갤러리 부스는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콜린스 파크에 위치한 아르데코 스타일의 건축물인 배스 뮤지엄(Bass Museum)에서도 파올라 피비의 특별전이 진행됐는데, 이곳 천장에도 파올라 피비의 복슬복슬한 거대한 곰이 매달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마이애미 바젤은 미국이나 라틴아메리카 갤러리가 대거 참여 하는 장이다. 이번에도 역시 라틴아메리카 작품이 많은 가운데 컨템퍼러리 작품 외에 피카소나 인상파 작품까지 폭넓은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이번에 주목할 만한 점은 리노베이션을 마친 컨벤션센터 규모를 더 크게 확장하여 큐레이팅이 가미된 섹터가 더 늘어난 것이다. 최근 3년간의 작품만 출품해 신선함을 더한 노바, 한 작가만 집중해서 소개하는 포지션, 미술사적 접근을 기반으로 기획전 형식의 부스로 유명 작가의 판화나 에디션을 선보인 캐비닛 섹터도 둘러볼 만했다. 한편 마이애미 기간에 오픈하는 미술관도 놓치지 말아야 할 스폿이다. 트로피컬한 자연, 시원한 해풍이 불 어오는 해변에 자리 잡은 헤르조그 드 뫼롱 건축 의 거대한 콘크리트 미술관 페레즈 아트 뮤지엄. 몇 년 전 마이애미 지역 예술가가 미술관 측에서 지역 작가의 작품을 등한시한 것에 반발하여 전시 중인 아이웨이웨이 화병을 던져 깨뜨린 에피소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지역 작가인 크리스토의 작품을 특별전으로 진행했는데, 마이애미 지역의 11개 섬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를 완성도 있게 선보였다. 오데마 피게 파운데이션에서는 다비드 콰욜라의 미디어 프로젝트 가 열렸다. 3D 디지털 조각을 기반으로 독특한 작업을 선보이는 다비드 콰욜라는 오는 1월 14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에서도 대규모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럭셔리한 명품 숍이 즐비하고 독특한 그라피티로 길거리 벽을 채운 디자인 디스트릭트도 놓쳐선 안 될 곳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디자인 마이애미’는 가장 주목해야 할 디자인계 가장 탁월한 작
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패션 브랜드와 작가들의 흥미로운 협업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보다 하루 일찍 공개된 디자인 마이애미에는 플로리다의 별장을 채울 디자인 오브제를 고르러 오는 컬렉터들과 디자이너들로 에너지가 넘친다. 캄파나 형제는 현재 미술 시장에서 가장 핫한 작가 카우스와 협업한 러블리한 핑크 패브릭 가구를 선보였다. 외관도 예술적인 무어 빌딩(Moore Building)에서는 갤러리 가고시안과 유명 아트 딜러이자 전시 기획자인 제프리 다이치가 협업해 오픈한 팝 미니멀리즘 전시가 한창이다. 이곳에서는 리히텐슈타인, 사라 모리스, 제프 쿤스, 리처드 프린스 등 미국 팝 아티스트와 전후 유명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같은 라인에 있는 ICA(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Miami)에서는 빛과 공간을 다루는 작가 래리벨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디자인 디스트릭트를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공장과 창고가 가득했던 지역을 예술가들이 그라피티로 가득 채워 넣은 관광 명소 ‘윈우드 월’이 보인다. 이곳에는 세계 200대 컬렉터이자 슈퍼 리치 컬렉터인 마틴 마굴리스의 ‘컬렉션 웨어하우스’가 있다. 최근에는 그의 딸 리즈 마굴리스가 패리스 힐튼의 뒤를 잇는 마이애미 비치 최고의 셀레브리티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공장 건물을 보수하지 않고 러프하게 살린 구조물 안으로 들어가면 안젤름 키퍼의 거대한 조각과 설치 작품이 공간을 압도한다. 한 층 올라가면 숨겨진 비밀스러운 장소에 올라퍼 엘리아슨이 만든 몽환적인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루벨 패밀리 컬렉션’이 있다. 마이애미 최고의 컬렉터라고 할 수 있는 루벨 부부의 컬렉션은 전방위적이다. 특히 마이애미 출신의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기도 하지만 실험 정신 가득한 젊은 작가의 작품을 컬렉션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작가 니콜라스 케이의 페인팅과 조각이 인상적이다. 니콜라스 케이는 현재 중국 베이징의 핫한 프라이빗 뮤지엄 ‘엠 우드 파운데이션(M Wood Foundation)’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이웨이웨이부터 왕광러, 치우즈 지에 등 중국 작가 컬렉션도 많이 소유하고 있는 루벨 패밀리는  2019년 아트바젤 기간에 중국 작가 주진스의 개인전을 열 예정이라고도 한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 기간에는 도시 전체가 페어장이라고 할 만 큼 곳곳에서 위성 페어도 많이 열린다. 곧 블루칩으로 떠오를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페어 기간 내내 북새통을 이루며 활발하게 세일즈가 이루어진다. 이곳에서는 신생 갤러리나 아티스트 그룹이 참여하는 실험적이고 힙한 바이브가 느껴진다. 주시할 만한 대표적인 위성 페어 로는 콘텍스트(Context), 언타이틀(Untitled), 나다(Nada) 등이 있다. 특히 ‘New Art Dealers Alliance’의 약자를 따서 만든 나다는 아트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위성 페어 행사로 신선한 작가 와 색다른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와 곳곳에 숨어있는 핫한 미술관, 그리고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생동감 넘치는 협업을 살펴볼 수 있는 지상 최대의 아트 도시 마이애미. 이 기간 마이애미의 모든 길은 아트로 통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