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의 끝을 잡고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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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렇게 또 한 해가 남긴 것을 돌아본다. 기억의 조각을 맞추니 아스라한 것들이 총천연색으로 되살아나고, 어떤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핫 플레이스 지형도

새로운 공간에 대한 예민한 촉수를 가진 전문가들이 뽑은 올해의 공간.

오월호텔

오월호텔

오월호텔

“故 김백선 선생님의 유작인 오월호텔은 예전에 주로 여관이 있던 역삼동 골목에 들어선 작은 호텔이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시간을 내서 호텔에 하루 머물러봤는데 깊은 사유가 담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지만 묘하게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감하지만 과하게 도드라지지 않는 연륜이 이런 것일까. 그냥 지나칠 법한 곳에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호텔이었다.” -김종완(인테리어 디자이너)

연남장

연남장

연남방앗간 & 연남장 

“ ‘로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마트에 밀려 사라진 동네 방앗간, 장터, 철물점을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해 보여주는 공간이 등장했다. 어반플레이에서 기획, 운영하는 ‘연남방앗간’과 ‘연남장’이다. 연남방앗간은 참기름을 중심으로 한 식음료 편집숍이다. 최근 문을 연 연남장은 로컬 크리에이터를 위한 아지트로 1층엔 포럼이나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라운지 겸 F&B 매장이 있고, 2~3층은 코워킹, 로리빙 플레이스로 운영한다. 앞으로 철물점 등 동네에 존재하던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을 기획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심영규(건축기획사 ‘Project Day’ 대표)

챕터원 에디트

챕터원 에디트

챕터원 에디트 

“가로수길 챕터원, 성북동 챕터원 꼴렉트에 이어 올해 신사동에 문을 연 챕터원 에디트는 김가언, 구병준 두 부부의 세 번째 편집매장. 총 3층으로 이루어진 내부는 식음료, 각종 집기류, 공예품 등이 가득하다. 문을 들어서면 두 부부가 오랜 시간 쌓고 성숙시킨 훌륭한 취향의 세계가 펼쳐진다. 선진 사회의 트렌디한 공간을 빠르게 카피하며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왜곡을 확산시키는 국내 여타 공간들과 분명 맥을 달리한다.” – 최태혁(콘텐츠 디렉터)

포인트 오브 뷰

포인트 오브 뷰

포인트 오브 뷰

“성수동 오르에르 2층에 새로 오픈한 문구점 ‘포인트 오브 뷰’는 그 명칭과 슬로건인 ‘A Curated Store for the Artistic Mind’가 말해주듯, 문구와 오브제에 대한 누군가의 시각을 눈으로 손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진열된 문구는 신기하고도 재미있으며, 그것들이 놓여 있는 가구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서울에 이러한 문구점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김기문(‘mykc’ 디자이너)

사운즈 한남

사운즈 한남

사운즈 한남 

“이곳을 선정한 첫 번째 이유는 은근히 눈에 띄기 때문이다. 사운즈 한남의 외부 디자인적 요소는 회색 벽돌뿐이지만 오히려 그 벽돌이 덩어리처럼 모여 있는 감각이 주변 건물에 비해 눈에 띈다. 둘째는 통로와 동선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 건축의 핵심인 유동인구 유입과 정체가 계속된다. 셋째는 그럴듯한 상점을 모아뒀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부담스러워서 안 가더라도 ‘한남동 간 김에 가볼까나’ 싶은 안경 편집숍 오르오르, 서점 스틸북스, 꽃집 브루니아 플라워, 식당 일호식 등의 상점 구성이 훌륭하다.” – 박찬용(Magazine <B> 에디터)

아모레퍼시픽 사옥

아모레퍼시픽 사옥

아모레퍼시픽 사옥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디자인한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건물 자체가 워낙 유명해 꼭 방문해야 하는 곳 중 하나였다. 하나의 건물이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면 용산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사옥이 그 역할을 한다. 가냘픈 라인이 겹겹이 쌓여 있는 파사드 사이로 크고 웅장한 광장이 나오는 공간은 국내에서는 보지 못한 대기업의 사옥이자 미술관의 입구다. 개관전 <Decision Forest>는 작가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작업으로 채워진 전시로 작가와 관객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를 잘 보여준 전시였다.” – 신기오(‘Studio KIO’ 디렉터)

여자 아이돌 수난사 

2월, 에이핑크 손나은이 SNS에 올린 사진 속에서 그녀가 든 폰 케이스에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3월, 레드벨벳의 팬미팅에서 한 팬이 최근 읽은 책이 뭔지 묻자 아이린은 <82년생 김지영>과 <별일 아닌 것들로 별일이 됐던 어느 밤>이라고 답했다. 5월, 한 피팅 모델에게 일어난 과거 성추행 논란과 촬영물 유출 사건으로 인터넷이 시끄러울 때 수지가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놓은 장문의 글을 SNS에 올렸다. 마지막 문장은 ‘그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각각의 행동 이후 이들에겐 악성 댓글과 반발심이 쏟아졌다. 아이돌 산업을 일으킨 한국에서 ‘대중’이라는 불명확한 다수와 ‘팬’이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다수는 모두 ‘소비자’로 통한다. ‘대중의 알 권리’만큼 무서운 ‘소비자의 권리’가 여전히 거센 페미니즘 물결과 만날 때, 그 충돌에 오롯이 폭격을 맞는 건 여자 아이돌이다. 그가 아무런 의식 없이 올린 사진도, 의식을 가지고 발화한 말도 아이돌의 왕으로 군림하려는 일부 대중 혹은 소비자에게 먹잇감이 된다. 2017년 총 144개국의 성평등 지수 중 118위를 차지한 한국 사회에서는 누가 페미니즘 근처에만 가 닿아도 진통을 겪고 뭇매를 맞기 쉽기 때문이다. ‘Me Too’ 확산 이후 이어진 ‘탈코르셋’ 움직임과 여러 부당함에 반기를 든 여성의 목소리는 문화 예술계 및 사회 전반으로 더욱 퍼졌다. 록산 게이가 <나쁜 페미니스트>에서 말했듯 페미니즘은 복수명사이며, 복잡한 층위의 다양한 페미니즘이 출현하고 움직인다. 이 전개가 더욱 강하게 지속되면 젊고, 여자이며, 게다가 아이돌이기까지 한 사람이 자기 검열에 시달리는 비극은 줄어들까?

11-8 W 0292 완성

베스트셀러가 감상에 빠진 날 

올해 많이 팔리거나 화제를 모은 책은 대부분 복잡한 감정과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책들이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싫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 어딘지 모르게 결연하고 처연한 타이틀의 책이 눈에 띄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싶다면 ‘했다’ ‘싶어’ 등의 종결형 어미를 가진 긴 문장형 제목이어야 한다는 우스개 말이 떠돌기도 했다. 독자들은 직관적이고 명료한, 그러면서도 지극히 일상적인 문장의 책에 끌렸다. 우울증을 겪어본 평범한 사람의 진솔하고 담담한 이야기, 타인의 말 혹은 시선으로부터 상처 받지 않는 방법에 대해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읽어내며, 세상을 향해 더욱 단단해진 발걸음을 내딛는 일, 2018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바라는 콘텐츠였다.

문학계 큰 별들이 지다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큰 어른들이 올해 우리 곁을 떠났다. 소설 <광장>으로 한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소설가 최인훈 선생이 723일 별세했다. 그는 분단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문학적으로 깊이 있게 접근해 소설을 썼던 작가이다. 지난 88일에는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 선생이 투병 중 눈을 감았다. 그는 애정 어린 비평으로 젊은 시인들을 격려해준 든든한 후원자이며 <밤은 선생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과 같은 산문집은 사려 깊은 통찰과 사유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전해주었다. 지난 103일에는 독일에서 투병 중인 허수경 시인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다. 먼 나라에서 고고학을 공부하며 우리 말로 시를 쓴 허수경 시인은 생전에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혼자 가는 먼집>, 산문집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등을 펴냈다. 허수경 시인을 기억하는 많은 후배들, 독자들이 트위터상에서 그에게 마지막 편지를 띄우며 고인을 애도했다.

미식 유감 

어느 요리사가 전해온 올해 미식 현장의 씁쓸한 장면들.

대세로 등극한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이 대세다. 단 한 장으로 나를 증명한다. 페이스북은 매일 이삿짐센터에 불이 난다. 또는 방치하거나. 20, 30대 말고도 40대는 거의 짐을 쌌고, 50대도 눈치를 본다. 한때 파워블로거였던 이들도 대거 옮겨갔다. 구구절절하게 글을 써서 존재 증명을 하던 유저들은 이제 더 좋은 카메라 앱 작동법에 목을 맨다. 식당도 마찬가지. 인스타에 걸릴 만한 포인트를 얼마나 많이, 그 포인트가 얼마나 강력한지가 매출에 연결된다는 걸 알았다. 한때 잘나간 해방촌의 아무개 바는 인스타로부터 버림받았다. 이유는 없다. 길고 긴 설명 대신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임팩트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 ‘아, 거기? 이미 가봤어.’ 다시 사람들은 움직인다.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서. 요리 프레젠테이션에도 영향을 줬다. 더 심도 깊게, 더 색조 대비가 또렷하게 구성한다. 그렇다고 촌스러운 꽃을 놓으면 아니지, 우아하거나 깜짝 놀라거나. 한때 강남 블로거들의 집중 카메라 세례를 받은 빨래판 계란말이나 빨래판 피자 같은 어마무시한 비주얼도 다시 기지개를 켠다. 아, 이거요? 강북용이죠. 인스타는 강남북을 은근히 가른다. 이미 인터넷에서 그래왔듯이. 인테리어 업자들, 요리는 별로여도 ‘그 밖의 모든 요소들’이 좋은 식당이 신이 났다. 카피에 카피, 다시 재카피. 지겹기는 하다. 인스타용이란 말은 곧 국어대사전에 등록될 것이다(뇌피셜).

밑도 끝도 없는 오마카세 

오마카세 빵집, 오마카세 파스타집도 나오는 모양이다. 아는 노량진 수산업자는 인스타 해시태그 제일 앞에 ‘#오마카세’라고 적었다. ‘일빠’는 다들 욕하는데, 일본 음식은 요새 득세다. 세상을 얻었다는 뜻이다. 비슷한 식문화, 뭔가 감지하기 어렵지만 더 세련되고 정제된 느낌, 먹어보면 혀에 감기는 일식의 미덕이 작동한다. 더구나 일본 여행 연간 1천만 시대도 멀지 않은 한국이니까. 유행처럼 지나가겠지만, 오마카세는 2018, 19년의 대세가 확실하다. 내가 고르는 게 아니라 주인이 고른다는 거, 그 무한신뢰의 두근두근함, 내 마음을 다 알아주는 셰프님이라니!(훌쩍). 일본도 물론 오마카세가 있다. 그러나 한국처럼 밑도 끝도 없지는 않다. 대개는 메뉴에서 자기가 고른다. 우리는 언젠가 오마카세를 버릴 것이다.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잘 가라, 내 것이 아니었던 오마카세야. 그럴 날이 온다. 자, 다음은 뭘까? 츤데레 오모테나시일까? 한번 맞춰보자.

그나마 기대주, 중식 

다시 중식이 과거의 영화를 살리고 있을까. 비관적이지만, 그래도 달라지고 있다. 이연복, 왕육성, 곡금초 같은 올드보이들의 맹활약이라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이건 전문 요리 쪽이고, 길바닥에 깔린 식당들은 너도나도 중식이다. 훠궈, 양꼬치는 더는 조선족 동포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인이 회사를 꾸리고, 체인점도 낸다. 프랜차이즈도 많다. 실제로 중국인은 이런 요리를 외식으로 먹으니까. 그래도 삼삼하고 양도 적게 내서 가격이 싸며(둘이서 서너 가지 요리를 먹을 수 있고), 찌고 삶고 튀기는 채소 요리와 싱싱한 생선 요리가 풍부한 그런 중국요리는 아직 멀었다. 그래도 중식은 기대주다. 아직 얕으니까 더 무서운 것이다. -글 | 박찬일(로칸다 몽로 셰프)

샘 스미스

케이티 페리

로린 힐

팝 아티스트 내한 공연, 누가누가 잘했나? 

올해 내한 공연은 다사다난했다. 대형 공연 기획사에서 거물급 뮤지션과 요즘 떠오르는 힙스터를 꾸준히 서울로 모셨다. 짧고 굵게 공연했던 밥 딜런, 묘하게 아쉬웠던 아리아나 그란데, 술주정에 가까웠던 맥 드마르코, 폭염 가운데 열려 관객도 아티스트도 힘들고 지쳤던 켄드릭 라마까지. 내한 공연이라는 것이 성사되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걸 배운 한 해다. 그런 가운데 두 번째 한국 방문이 예정된 폴 매카트니처럼 취소된 공연은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좋은 공연도 있었다. 샘 스미스는 놀랍도록 안정적인 가창력, 무대 매너를 통해 관객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고, 케이티 페리는 공연장 음향 시설의 세팅을 섬세하게 조율해서 감동적인 사운드를 선사했다. 서울재즈페스티벌로 서울을 찾은 로린 힐은 꼼데가르송의 화려한 망가 프린트 의상과 형광 컬러의 메이크업을 하고 등장해 존재만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이 외에 의아할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낸 빌리 아일리쉬나 와이 돈 위, 언제나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는 The XX, 톰 미쉬, 카마시 워싱턴까지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준 음악가도 많았다.

2019년에도 내한 공연의 풍년은 계속된다. 힙스터들의 기대를 한 번에 끌어모은 인디 팝 밴드 슈퍼오가니즘, 내한 가능성이 유력한 덴마크 출신의 실력파 밴드 루카스 그레이엄, 2월 내한을 확정한 마룬 파이브와 4월 인천 송도에서 공연을 하는 에드 시런까지.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뮤지션의 내한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런 가운데 혼네나 갈란트, 레이첼 야마가타나 마마스 건은 1년 정도는 내한을 쉬어 가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 글 | 블럭(음악 칼럼니스트)

NEW 호텔들 품평기

올해 오픈한 호텔 가운데 유난히 할 말이 많은 다섯 곳을 선별했다.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세계적인 건축 회사 미켈리스 보이드가 인테리어 전반을 맡고 국내외 아티스트가 협업하여 오픈부터 화제를 모았다. 홍대 지역 스트리트 문화가 결합되어 이곳에서 젊고 활력 넘치는 이벤트가 끊임없이 열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건너온 타르틴 베이커리, 태국 레스토랑 롱침, 신진 작가의 전시가 열리는 아라리오 갤러리,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 웍스아웃, DJ 소울스케이프가 큐레이팅한 루프톱 바 & 라운지 사이드 노트 클럽까지! 올해 ‘힙지수’가 가장 높은 호텔이 아니었을까?

UP 호텔 밖을 나가지 않아도 괜찮을 만큼 훌륭한 음식 & 음악 큐레이션.

DOWN 홍대 주변이 부쩍 시끄러워지는 요일엔 소음을 주의할 것.

알코브호텔 서울

알코브호텔 서울

알코브호텔 서울

노보텔, 이비스, 그랜드머큐어 등의 여러 호텔 브랜드를 운영하는 글로벌 호텔 그룹 아코르호텔이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부티크 호텔로 코엑스에 인접한 강남 중심에 위치해 있다. 투숙객의 충분한 숙면에 초점을 맞추어 순면 리넨 소재와 프리미엄 침구류를 제공한다. 아메리칸 비스트로 콘셉트의 ‘살마나자르’에서는 스테이크 샌드위치와 같은 전통 미국식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간단한 음식, 커피, 와인 등을 판매하는 ‘살마나자르 카페’는 24시간 운영된다. 루프톱에 위치한 ‘클럽 리밋’은 탁 트인 전망 속에서 서울 풍경을 바라보며 음악과 술을 즐길 수 있다.

UP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선정릉이 내려다보이는 고요한 풍경.

DOWN 10월에 오픈한 따끈한 공간으로, 안정화 기간을 거친 후 방문해볼 것.

레스케이프 호텔

레스케이프 호텔

레스케이프 호텔 

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이 호텔은 신세계조선호텔의 첫 번째 독자적인 브랜드로 오픈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레스토랑과 바 컨설팅에 참여한 세계적인 팀과의 협업이 주목을 받았다. 홍콩의 유명 차이니스 레스토랑 ‘모트 32’, 뉴욕에서 미쉐린 2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더 모던’이 대표적인 예다. 또 서울을 대표하는 디저트 숍 메종엠오, 헬카페, 창의적인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마크 다모르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UP 섬세한 요리와 다양한 내추럴 와인을 매칭해볼 수 있는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의 활약.

DOWN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파리풍 럭셔리’ 인테리어.

아스파라디소

아트파라디소

아트파라디소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가 2차 개장을 하면서 9월에 선보인 럭셔리 부티크 호텔. 독특하게 전 객실이 스위트룸 타입으로 구성되어 있고, 20세 이상만 출입이 가능하다. 레트로 디자인을 콘셉트로 조도가 전반적으로 어둡게 되어 있고, 부대 시설로는 프라이빗 스파와 다이닝 룸이 있다. 또 호텔 내에 유일한 컨템퍼러리 한식 다이닝 ‘새라새’에서 조용하고 우아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아트 섹션이 특화된 호텔로 제프 쿤스, 카우스, 애니시 커푸어 등의 대형 작품 앞에서 ‘셀피’를 남길 수 있다.

UP 호텔 주변 곳곳에서 ‘억’ 소리 나는 ‘거물급’ 작가들의 숨은 작품 찾기.

DOWN 뷔페식이 아닌 한 상 차림 조식이 ‘호캉스족’에게는 조금 섭섭할 수 있다.

JW 메리어트 서울

JW 메리어트 서울

JW 메리어트 서울

8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 끝에 새롭게 탈바꿈한 호텔에는 1층 로비에서부터 장미셸 오토니엘의 ‘아이보리 더블 목걸이’와 코헤이 나와의 ‘픽셀-암사슴’이 사람들을 반겨준다. 자연 친화적인 설계로 유명한 미국 건축가 올슨 쿤딕이 레스토랑 ‘더 마고 그릴’과 ‘모보 바’를 싱그럽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호텔의 최고 객실인 펜트하우스의 디자인도 담당했다. 펜트하우스는 약 94평의 복층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뱅앤올룹슨’의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통유리창을 통해 한강과 남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UP 우드 파이어 그릴로 구워낸 최상급 식자재를 맛볼 수 있는 ‘더 마고 그릴’의 존재감.

DOWN 리뉴얼을 거쳤으나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는 일반 객실의 아쉬운 공간 배치.

올해의 장면

대종상영화제 대리 수상, 응?

10월 22일, 대종상영화제에서 ‘음악상’ 수상자로 <남한산성> 사운드트랙을 작곡한 류이치 사카모토가 호명됐다. 그다음 장면은? “축하드립니다!” 무대로 올라와 활짝 웃으며 소감을 말한 여인은 한사랑이라는 탤런트 겸 가수.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이 대리 수상을 하고, 이것이 논란을 일으키자 한사랑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로부터 대리 수상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뿐이다, 나만 이상한 여자가 됐다”고 밝혔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진행 사고가 일어나는 걸까? 올해의 황당한 장면이자 미스터리 중 하나.

<복면가왕>에 등장한 라이언 레이놀즈

5월, MBC <복면가왕>에서 유니콘 가면을 쓰고 뮤지컬 <애니>의 ‘Tomorrow’를 열창한 남자는 <데드풀 2> 홍보차 내한한 라이언 레이놀즈. “떨려서 기저귀를 차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여러 홍보 활동을 통해 안마의자와 소주 등을 체험하고, 영화 흥행 시 소주 한 병을 원샷하겠다고 공약을 걸고, 팬에게 큰 절로 인사하는 등 적극적이고도 능수능란한 언행을 보였다. 1박 2일을 3박 4일처럼 보내고 간 할리우드 스타.

정경화 & 조성진 듀오 공연 

9월 12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정경화 & 조성진 듀오 콘서트>가 열렸다. 2012년 당시 고3이던 조성진과 정경화가 함께 공연한 이후 6년 만. 100분 동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7번 C단조’와 세자르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앙코르 곡 등이 흘렀다. 뒤로 물러설 때는 물러서고 나설 때 강렬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피아노, 날카로움과 여유를 오가는 바이올린의 협주. 기자간담회에서 정경화는 “조성진 역시 나처럼 예술적 고집이 있다, 그런데 불같은 나와는 반대로 성진이는 아주 차분하다”고 말했다. 벅찬 감동이 물 흘러가듯, 불꽃이 튀듯 어우러진 클래식 향연.

이영자

송은이

김숙

박나래

우아하고 호쾌한 여성 희극인들

이영자, 송은이, 박나래, 김숙. 마침내 그들의 전성시대가 왔다.

올리브 TV 예능 프로그램 <밥 블레스유>,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그리고 송은이, 신봉선, 김영희, 김신영, 안영미로 구성된 화제의 걸그룹 셀럽파이브까지. 올해 인상적인 일련의 장면 속에 ‘송은이’라는 여성이 있다. 스스로 판을 짜고, 방송을 기획하며 수면 아래 있는 후배들을 끌어내는 ‘참 리더’ 송은이는 남성 중심으로 굴러가는 예능 세계에서 유쾌하고 명민하게 판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숙은 뻔하게 흘러가는 방송 안에서 거침없는 입담과 일침으로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김촉’ ‘갓숙’이라 찬양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송은이 김숙 콤비에 이영자, 최화정, 그리고 최근 장도연까지 합류한 <밥 블레스유>는 이들의 모던한 유머 감각과 시대를 읽는 적절한 조언이 잘 버무려진 한 편의 드라마 같은 푸드테라피다. 특히 이영자는 이 프로그램 속에서 맛깔진 표현과 제스처로 만두, 치킨, 빵 등 먹는 족족 매회 방송을 히트시켰다. 마지막으로 올해를 빛낸 여성 희극인 박나래는 지난 10월 예능 방송인 브랜드 평판에서 유재석, 전현무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올해의 예능인으로 우뚝 솟았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박나래 대상 가즈아~”라며 연말 시상식에서 그가 트로피를 안고 감격의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장면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 정도다.

피처 에디터
권은경, 김아름
아트워크
홍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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