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가 듀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국내 첫 작품이 베일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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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헤르조그와 피에르 드 뫼롱, 1950년생 동갑내기 두 남자로 구성된 세계적인 건축 듀오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서울을 찾았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이들의 주요 프로젝트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영국 테이트 모던(2000),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 프라다 빌딩(2003), 중국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2008), 독일 바일암라인의 비트라하우스(2010) 등등. 2001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그들이 국내 처음으로 설계하는 건축물은 시작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바로 삼탄&송은문화재단 신사옥 설계였다. 위치는 도산대로 변, 규모는 지상 11층, 지하 5층으로 2021년 완공될 예정이다. 송은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들이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도산대로 일대에 지어진 건물들을 면밀하게 관찰했습니다.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건물은 거의 없더군요. 지역의 아이덴티티도 일관성도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키워드는 ‘랜드마크’를 건축하는 것이었다. “건물의 모양이 굉장히 특별합니다. 이런 건축 형태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콘크리트를 선택했습니다. 일종의 조각품이죠.” 독특한 점 중 하나는 건물의 결이다. “송은(松隱)이라는 이름은 대단히 시적이죠. 그 요소를 가져와서 거푸집을 이용하여 콘크리트 건물 외벽에 소나무와 비슷한 무늬를 새길 겁니다. 고요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어서죠.” 오직 하나의 질문만 던질 수 있던 추가 인터뷰에서 그들에게 좋아하는 예술가가 누구인지 묻자 뜻밖의 답이 나왔다. “만약에 우리가 좋아하는 누군가의 이름을 들면 내일 자 신문 기사에 그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같이 일하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 도배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카니예 웨스트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한 것처럼 말이죠. 그 질문에 답하긴 어렵겠군요.”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쳐버려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나 헤르조그는 건축이 주는 이로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슬쩍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 생각에 건축은 우리에게 일상의 중요함을 알려줍니다. 흥미롭게도 건축은 지극히 평범(Normal)해야 하지만 동시에 아름다워야 하죠. 마치 보통의 나날이 멋져야 그 삶이 진짜로 특별한 것처럼. 나는 보편적인 것이 가장 훌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옆에 있던 드 뫼롱이 찡긋하고 눈을 감았다 떴다. 마치 이제야 원하는 대답을 드디어 얻었냐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