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널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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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뷰티가 서로를 넘나드는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점점 과감해지고 그 경계가 모호해져 패션 하우스의 정체성이 강렬하게 드러나는 제품이 눈에 띈다. 슈즈나 백을 고르듯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뷰티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Maison Margiela 뮤티니 오 드 퍼퓸 50ml, 115달러.

Maison Margiela 뮤티니 오 드 퍼퓸 50ml, 115달러.

뷰티 패키지에 패션 로고만 새겨 넣은 제품에 무뎌진 사람이라고 해도, 마르지엘라의 흔적을 지우고 존 갈리아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선보이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새 향수나 이자벨 마랑의 프렌치 시크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담은 로레알 파리의 메이크업 컬렉션이라면 구미가 당길 것이다. 기존 메종 마르지엘라의 향수가 그들의 부티크를 연상시킬 정도로 미니멀했다면, 존 갈리아노가 선보이는 첫 향수 ‘뮤티니’는 브랜드의 정체성인 재정의, 해체, 파괴 같은 이념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마치 옷을 지어내듯 커팅하고 이어 붙이는 데콜티크 기법을 향수에 적용한 것이 독특하다.

Givenchy 랑테르니 오 드 퍼퓸 35ml 10만원.

Givenchy 랑테르니 오 드 퍼퓸 35ml 10만원.

지방시의 새 향수 ‘랑테르니’ 역시 클래식으로의 회귀를 꿈꾼다. 랑테르니는 프랑스어로 ‘금지’라는 뜻으로 지방시의 오랜 뮤즈인 오드리 헵번 외에는 그 누구도 쓸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지방시는 오드리 헵번이 죽기 전까지 그 누구도 이 향수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Chopard 해피 쇼파드(레몬 돌치, 펠리시아 로즈) 각 40ml, 9만7천원.

Chopard 해피 쇼파드(레몬 돌치, 펠리시아 로즈) 각 40ml, 9만7천원.

럭셔리 타임피스&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인 쇼파드에서 선보이는 첫 향수, ‘해피 쇼파드’는 쇼파드의 시그너처 주얼리인 해피 다이아몬드의 긍정적인 무드를 가득 담고 있다. 생기 넘치는 시트러스 계열의 ‘레몬 돌치’, 유혹적인 플로럴 계열의 ‘펠리시아 로즈’ 두 가지로 선보인다.

L’Oreal Paris x Isabel Marant 리미티드 립스틱 3.4g, 2만원.

L’Oreal Paris x Isabel Marant 리미티드 립스틱 3.4g, 2만원.

메이크업 컬렉션은 색감이나 질감 면에서 패션 하우스만의 독특한 무드를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는데, 이자벨 마랑과 로레알 파리가 함께 선보이는 메이크업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이자벨 마랑 특유의 진취적인 모던 카우걸 콘셉트의 컬렉션은 이미지와 상반된 심플한 패키지를 입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파리지앵 시크를 연출할 수 있는 클래식한 컬러의 립스틱, 입술과 볼에 바를 수 있는 립글로스로 구성되었다. ‘피갈웨스턴’ ‘생제르망로드’ ‘라센느셰도우’ 등 파리 곳곳을 네이밍에 활용한 것도 신의 한 수!

Dolce&Gabbana 돌치시모 매트 리퀴드 립컬러 5ml, 4만8천원.

Dolce&Gabbana 돌치시모 매트 리퀴드 립컬러 5ml, 4만8천원.

돌체&가바나 역시 내년 초 새로운 립 제품인 ‘돌치시모 매트 리퀴드 립컬러’를 론칭할 예정. 장미꽃과 잎사귀 같은 돌체&가바나 하우스의 정열적인 패턴 플레이와 골드 포인트를 패키지에 그대로 담았으며, 매트한 제형임에도 제2의 피부처럼 착 감기고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Kenzo 겐조 월드 아이 팔레트 2gx8개, 겐조 월드 오 드 퍼퓸 1ml 세트, 7만9천원.

Kenzo 겐조 월드 아이 팔레트 2gx8개, 겐조 월드 오 드 퍼퓸 1ml 세트, 7만9천원.

겐조 ‘월드 아이 팔레트’는 패키지도, 굵은 펄이 박힌 글리터셰이드도 모두 화려하다. 대담한 데이& 나이트 룩을 연출하기에 제격.

GCDS 립스틱(Marijuana 4:20, Hype, Blinghoe) 24.94달러.

GCDS 립스틱(Marijuana 4:20, Hype, Blinghoe) 24.94달러.

GCDS 립스틱(Marijuana 4:20, Hype, Blinghoe) 24.94달러.

힙스터 사이에 성전 같은 브랜드, GCDS도 뷰티를 론칭한다는 반가운 소식. ‘가방 필수품 (The Bag Essentials)’이라는 다소 직설적인 주제로 수분감 가득한 프레시 립밤, 반전 컬러의 그린 립스틱, 플럼핑 효과의 골드 립스틱, 강렬한 발색력의 벨벳 립스틱 총 4가지를 먼저 선보인다.

Rimowa x Aesop 쾰른 트래블 키트 55만1천원.

Rimowa x Aesop 쾰른 트래블 키트 55만1천원.

마지막으로 이솝과 리모와의 협업은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조합이다. 리모와의 여행용 휴미더에서 영감을 받은 ‘쾰른 트래블 키트’는 클래식 샴푸와 컨디셔너, 제라늄 리프 보디 클렌저와 보디 밤, 로즈힙 시드 크림을 비롯해 이솝의 대표적인 파슬리 시드 스킨케어 3종을 알루미늄 케이스에 담고 있다. 소진되면 다시 만날 수 없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니 서두르는게 좋을 듯!

프리랜스 에디터
양보람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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