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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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가 창립 1백여 년 만에 2019 S/S 시즌, 밀라노 패션위크에 처음 진출했다. 이 기간에 밀라노 라 트리엔날레 (La Triennale di Milano) 박물관에서 열린 <Tutti in FILA(휠라의 모든 것)> 전시는 브랜드의 풍부한 아카이브를 망라해 휠라의 빛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다.

남녀 통합 컬렉션으로 선보인 피날레.

휠라 컬렉션이 열린 쇼장.

휠라가 스포츠 종목에 기여한 아카이브 컬렉션.

한국의 미스코리아 7인이 패션쇼에 참석했다

대중적인 스포츠 브랜드가 최신 유행을 탑재한 현대적인 브랜드로 거듭나려면 패션 코드가 필수적이다. 90년대 전성기를 구가한 그 시절 브랜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한 건 유스 컬처 트렌드와 맞물려 하이패션에서 이들을 적극 소환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학창 시절 가장 친숙한 이름 중 하나인 휠라 역시 이 부름에 응답한 브랜드다. 펜디와 고샤 루브친스키, 제이슨 우, 바하 이스트 등등 다양한 하이패션과 손잡고 협업을 진행하며 패셔너블한 스포츠 브랜드로 거듭난 휠라는 로고 이미지를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창립 1백여 년 만에 밀라노 패션위크에 처음 진출, 글로벌 패션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행보를 시작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휠라는 안토니노 인그라시오타(Antonino Ingrasciotta)와 요셉 그래젤(Joseph Graesel)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해 휠라의 정통성과 미래 지향적인 무드를 결합하는 데 공을 들였다. 2019 S/S 컬렉션은 크게 두 가지 테마로 나뉜다. 먼저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충실하게 재현한 ‘아이코닉 레플리카’는 스타디움 재킷과 니트 집업 재킷, 폴로 티셔츠, 우븐 쇼츠 등을 강조했고, ‘씨 나우 바이 나우’는 반전된 F 로고와 형광 컬러를 중심으로, 크리스털 장식 슬라이드와 같은 대담한 시도가 눈에 띄었다. 특히 후반부에 등장한 스팽글 장식 드레스는 스포티즘을 결합한 이브닝 웨어의 근사한 대안으로 보였다. 이번 쇼에서 선보인 컬렉션은 모두 ‘메이드 인 이탈리아’ 생산으로, 내년 전 세계 휠라 스토어에서 한정 판매할 예정. 또 패션위크 데뷔 컬렉션을 기념해 밀라노 10 꼬르소 꼬모에서는 휠라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캡슐 컬렉션도 선보인다. ‘이탈리아’와 ‘밀라노’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는 이들은 꼬르소 꼬모를 상징하는 블랙&화이트 컬러에 휠라의 아이코닉한 붉은색을 결합하는 식으로 의류를 비롯해 슈즈와 액세서리 등 다양한 아이템을 출시했다.

휠라 로고가 있는 트렌치 재킷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다.

드레시한 무드의 붉은색 슬리브리스 드레스.

휠라가 제안하는 트렌치 스포티즘.

한편, 패션위크 기간 밀라노 라 트리엔날레(La Triennale di Milano) 박물관에서 열린 전시 <Tutti in FILA (휠라의 모든 것)> 역시 휠라의 패션위크 데뷔에 의미를 더했다.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주의 작은 도시, 비엘라(Biella)에서 탄생한 휠라는 브랜드의 유산과 헤리티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비엘라 뮤지엄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비엘라에 있는 뮤지엄을 밀라노로 옮겨와 그대로 재현한 것.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F 박스 로고를 콘셉트로 한 내부는 휠라 뮤지엄 탄생의 배경을 시작으로, 1960년부터 시작된 휠라의 광고 캠페인과 이미지의 변천사를 시대별로 전시했다. 브랜드의 대표적인 종목인 테니스 클럽과 클라이밍을 비롯해 초창기 로고, 드로잉 등 아카이브 작품을 망라해 흥미를 더했다. 과거와 현재를 지나 미래로 나아가는 휠라의 넥스트와 비전을 기대할 수 있는 모든(Tutti)것이 이곳에 있었다.

패션 에디터
이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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