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이유는?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걸작과의 공조

2018-10-29T16:31:50+00:002018.11.01|FASHION, 뉴스|

전 세계 주요 건축물에서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해온 루이비통은 2019 크루즈 컬렉션의 행선지로 생 폴 드 방스의 마그 재단 미술관을 낙점했다. 예술에 헌신하는 메종의 코드와 강력한 합을 이룬 루이 비통의 비전이 펼쳐질 남프랑스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 생 폴 드 방스. 니스에서 차로 30여 분 달리면 나오는 이곳에는 파리의 부유한 상인이자, 예술품 수집가였던 마르리트와 에메 마그 부부가 설립한 마그 재단 미술관(Foundation Mageght)이 가르데트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이번 크루즈 컬렉션은 루이 비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하우스에 합류한 후 선보이는 다섯 번째 쇼이자, 재계약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열리는 쇼였다. 니콜라의 첫 번째 크루즈 컬렉션이 열린 모나코의 코트다쥐르에서 이곳 프로방스에 이르기까지 그가 얼마나 빨리 자신만의 독창적인 루이 비통 제국을 세웠는가 새삼 뒤돌아봤다. 이번 베뉴로 낙점된 마그 재단 미술관은 니콜라가 25년 전 이 박물관을 처음 방문한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찾은 특별한 장소. 그가 마그 가문의 역사, 특히 예술가들을 후원한 마그 부부의 손길과 숨결을 기억하고 있는 미술관과 깊은 교감을 나누었으리라 짐작하며, 샤갈과 호안 미로, 칸딘스키의 걸작이 내뿜는 공기를 폐부 깊숙이 느꼈다. 전 세계에서 초대된 프레스와 게스트가 하얀 자갈이 깔린 정원의 벤치에 앉았고, 한국 셀레브리티로 초대된 배두나와 엑소 세훈이 쇼장에 합류했다.

프랑스 음악가 우드키드가 특별하게 제작한, 제니퍼 코넬리가 그레이스 코딩턴의 자서전 <Grace: A Memoir>를 낭독하는 소리로 만든 사운드트랙이 깔리자, 구불구불하게 생긴 정원을 걸어온 모델이 호안 미로의 조각 사이를 가로질렀다. 니콜라식 LV 코드는 여전했다. 전반적으로 쓰인 테일러링,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80년대 무드, 더없이 감각적인 컬러 팔레트는 여전했고, 이마에 불꽃 문양을 그린 모델 덕에 다소 컬트적 분위기도 연출됐다. 쇼는 각진 테일러링과 재킷의 다양한 변주로 시작해 풍성한 러플과 플리츠 장식이 달린 블라우스로, 마지막은 일렉트릭한 페더 장식으로 마무리됐다. 아치라이트 스니커즈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무릎 위를 넘는 가죽 니하이, 컨버스를 닮은 새로운 버전의 아치라이트 또한 팬들의 사랑을 독식할 것이 분명했다. 이 모든 것 중에도 쇼의 귀여움을 담당한 건 동물 모양 가방이었다. 동물에 대한 각별한 사랑, 매력적인 고양이 스케치로 유명한 그레이스 코딩턴과 협업한 액세서리가 그 주인공. 그녀는 “니콜라, 루이 비통 팀과의 작업은 매우 신나는 경험이었죠. 이번 액세서리 컬렉션에 제가 기르는 고양이 펌킨과 블랑킷, 니콜라가 키우는 애완견 레옹이 등장해요. 이 모든 건 동물을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됐는데, 니콜라와 제가 패션 외에 깊이 교감하는 부분이죠”라고 설명했다. 이 캡슐 컬렉션은 올해 10월부터 매장에 선보일 거란 말을 덧붙이면서.

쇼가 끝나고 사운드트랙을 제작한 우드키드는 자코메티 정원에서 바쉐 형제가 고안한 악기로 라이브 공연을 이어갔다. 글라스와 메탈의 진동에 기반한 사운드는 실험적이고 미래적인 컬렉션과 무척 잘 어울렸는데, 음악에 심취한 니콜라의 친구들이 시선을 끌었다. 엠마 스톤, 시에나 밀러, 제니퍼 코넬리, 루스 네가, 로라 해리스. 모두 니콜라가 사랑하는 약간은 별난 캐릭터를 가진 이 배우들은 고루한 레드 카펫의 방식을 따르는 대신, 하우스의 미래적이고 건축적인 무드를 멋지게 소화해 그의 곁에서 군단을 형성했다. 건축가 주제프 류이스 세르트가 설계한 미술관의 휘어진 지붕이 마치 초승달처럼 보였다. 600명의 게스트가 목도한 근현대 예술과 어우러진 루이 비통, 예술에 대한 헌신. 니콜라가 앞으로 계승해갈 브랜드 정신이 그려진 길을 은은하게 비추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