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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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스타일을 넘어 애티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사랑하는 것들.

김욱 BLACK MUSHROOM

김욱 포트레이트 (2)

디올 옴므 2003 시즌 나폴레옹 재킷.

모자, 신발, 옷가지, 액세서리 등 부족한 나를 포장해주는 것들.

모자, 신발, 옷가지, 액세서리 등 부족한 나를 포장해주는 것들.

모자, 신발, 옷가지, 액세서리 등 부족한 나를 포장해주는 것들.

어떻게 처음 시작했는지 공익요원 소집 해제를 앞두고 미래를 고민하던 중 일종의 낙하산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엑소(EXO)가 막 데뷔했을 무렵, YG에서 오래 댄서 생활을 한 서기철과 지금은 뮤직비디오 감독인 김세희가 엑소 스타일링을 맡고 있었다. 평소 알고 지낸 세희 형이 자신은 영상 일을 하고 싶다며 내게 그 자리를 제안했고, 별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껏 해본 일 중 가장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쭉 하고 있다.

독립까지 걸린 시간은? 갑자기 엑소를 맡았지만, 스타일링 팀 내부 문제로 ‘으르렁’ 뮤비를 끝으로 팀에서 나왔다. 이후 저스트뮤직을 비롯해, 래퍼들 위주로 혼자 일을 했다. 그러다 ‘내가 과연 이렇게 일해서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겁이 났다. 깊이 고민하던 중 우연히 구동현 실장의 연락을 받고 팀에 들어가 팀장으로 일했다. 이전에 일할 때는 해보지 못했고, 몰랐던 일들을 차근차근 배웠다. 8개월 정도 일하고 다시 독립했다.

크레이그 그린 2015 F/W가 처음 나왔을 때, ‘저걸 도대체 누가 입지?’ 샆었다, 그랬는데 내가 입고 있다.

크레이그 그린 2015 F/W가 처음 나왔을 때, ‘저걸 도대체 누가 입지?’ 샆었다, 그랬는데 내가 입고 있다.

나이키 SB Paul Brown. 사랑하는 형(배형찬)이 선물해준, 늘 ‘그림의 떡’이었던 스니커즈.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의 매력 스타일을 책임지는 아티스트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다. 단순히 스타일링하고 옷 입히는 것으로 내 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애티튜드를 살피고 내적으로도 더욱 멋진 아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게 스타일리스트다.

좋은 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아티스트가 내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쉽게 말해 책임감이다. 쏟아지는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종종 집중력이 흐트러져 시간을 탓하게 된다. ‘이런 과도한 일정은 어쩔 수 없다’, ‘이 정도면 됐다’라고 안일한 생각을 하고 핑계를 댄다. 그럴 때마다 난 아직 멀었다고 또 반성한다. 요즘 책임감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마린 세레와 코쉐의 여성복. (여자)아이들을 처음 맡고 옷을 준비하던 중 보는 순간 내가 찾던 옷이라고 느껴 주저하지 않고 구입했다.

샤넬 패니백. 여성용 제품이라고 남자가 쓰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나와 민혜의 웨딩 사진

나에게 트렌드란? 어떨 때는 간절하게 필요하고, 어떨 때는 아무 가치도 없고.

쇼핑 ’단골집’ 3 1. 분더샵 2. 애딕티드 3. 도쿄

나의 취향을 만드는 것들은? 그 당시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어울리는 것들과 오래전 지나간 것들에 대한 향수.

김영진

김영진 포트레이트 (2)

사랑하는 디자이너 랄프 로렌

사랑하는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

사랑하는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

사랑하는 디자이너 크레이그 그린

사랑하는 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와 시작 옷 좋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다. 워낙 특이하게 입고 다녀서인지, 스타일리스트를 꿈꾸지 않았을 때부터 어시스턴트 제안을 여러 번 받았다. 당시에는 패션 디자이너라는 분명한 꿈이 있었기에 거절했다. 그러다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에서 비전을 찾고 확신이 들었을 때 전진오와 한종완 두 스타일리스트에게 면접을 보고 일을 시작했다.

독립까지 걸린 시간은? 4년.

메종 마르지엘라의 2007 F/W 여성 컬렉션 재킷.

메종 마르지엘라의 2007 F/W 여성 컬렉션 재킷.

까르띠에 빈티지 탱크

테킬라 패트론. 술은 내 인생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

프린트 매거진 패키지. 요즘 나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준다.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의 매력 옷은 이미 멋지고 아름다운 완성체다. 그것들에 새 생명을 주고, 어쩌면 아주 다른 방식으로 재창조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좋은 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약간의 재능, 꾸준한 성실함, 끊임없는 자기 계발.

롤모델 롤링스톤즈와 핑크 플로이드.

닉 나이트가 촬영한 크레이그 그린의 캠페인.

대니 보일의 영화 <트레인스포팅>

대니 보일의 영화 <127시간>.

나에게 트렌드란? 시장 혹은 대중의 흐름. 나 자신은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 좋은 옷과 스타일은 트렌드에 제한받지 않는 법이니까.

쇼핑 스타일은? 여주나 파주에 있는 아웃렛에서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건지곤 한다. 독특한 아이템을 찾아 빈티지 숍도 자주 들른다.

지금 빠져 있는 것은? 준야 와타나베의 팬츠 수집.

이민규 FIRE STUDIO

이민규 포트레이트 (1)

목 뒤에 새긴 어머니의 생일 타투.

화이트 티셔츠. 나를 가장 잘 나타내는 옷.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빈티지 선글라스.

분신과도 같은 톰 포드 향수.

액세서리는 심플하게 한 개 정도만 한다. 특히 아끼는 실버 네크리스.

어떻게 처음 시작했는지 단순히 직업명에 끌려서 중학생 때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꿈을 정했다.중학생 시절 스타일리스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담당해야 한다’(접해보니 아니었지만)라는 이야기를 듣고 고등학교는 미용과에 진학하고 대학교는 의상학과에 진학하여 공부했다. 졸업 작품 전시회 때 나의 스승인 스타일리스트 박만현 이사가 심사위원으로 왔다. 그때 인연을 맺고 함께 일하게 되었다.

독립까지 걸린 시간은? 5년.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의 매력 내가 좋아하고 생각하는 룩을 아티스트의 활동이나 작업물을 매개로 대중에 보일 수 있고, 피드백을 받으며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리고 어떠한 직업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중요한 직업이라 소통하며 일한다는 점도 매력이다.

좋은 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긍정적인 마인드와 인내심.

자크뮈스

Y/Project의 글렌 마틴스

데인 드한 주연의 <킬 유어 달링>

지아니 베르사체 우오모 1995 S/S. 유튜브 영상으로 가장 많이 본 컬렉션이다.

유아인. 내가 맡고 있는 아티스트이자 나의 패션 뮤즈

나에게 트렌드란? 새롭지만 불편하지 않은 것.

쇼핑 스타일은? 옷을 보고 옷 입은 모습을 상상했을 때와 입었을 때 다른 경우가 너무 많아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반드시 입어보고 산다. 해외 출장이 잦아 나갈 때마다 국내에 없는 편집숍이나 백화점, 그리고 특히 빈티지 숍을 찾아 다닌다.

쇼핑 ’단골집’ 3 1. 일모 아울렛 2. 1LDK  3. 37.2°C(빈티지 숍)

나의 취향을 만드는 것들은? 요새는 인스타그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해외 매거진 인스타그램을 팔로하고 표지 컷이나 괜찮은 화보가 보이면 바로 매거진을 구매한다.

지금 빠져 있는 것은? 내 집 마련.

구원서

구원서 (1)

펜슬 스커트, 와이드 팬츠, 바닥까지 끌리는 롱 드레스. 상의보다 하의의 핏을 중요하게 본다.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옷을 입기 싫을 것 같다. 그 정도로 없어선 안 될 빅 아이템

펜슬 스커트, 와이드 팬츠, 바닥까지 끌리는 롱 드레스. 상의보다 하의의 핏을 중요하게 본다.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옷을 입기 싫을 것 같다. 그 정도로 없어선 안 될 빅 아이템

펜슬 스커트, 와이드 팬츠, 바닥까지 끌리는 롱 드레스. 상의보다 하의의 핏을 중요하게 본다.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옷을 입기 싫을 것 같다. 그 정도로 없어선 안 될 빅 아이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빈티지 선글라스.

로에베 향수, 롱 벨트, 진주 귀고리. 매일매일 함께하는 것들이다.

로에베 향수, 롱 벨트, 진주 귀고리. 매일매일 함께하는 것들이다.

로에베 향수, 롱 벨트, 진주 귀고리. 매일매일 함께하는 것들이다

지금은 찾고 싶어도 못 찾고 구할 수도 없는 보물 같은 엄마의 빈티지 주얼리. 그 시절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화려한 색감과 볼드한 디자인이 정말 매력적이다.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 어릴 때 패션디자이너가 꿈이었다. 대학에 진학해서 아르바이트로 디자인실 피팅을 담당했다. 그런데 직접 보니, 시즌에 맞춰 전속력으로 카피하는 디자이너의 현실에 놀라 열정이 급격히 식어버렸다.

어떻게 처음 시작했는지 진입 방법을 몰랐던 나는 돌고 돌아 에디터로 일하는 학교 선배 덕에 더블유 에디터 출신 안정아 실장의 어시스턴트를 하게 되었다.

독립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 정도. 다들 긴 시간 어시스턴트 하느라 힘들었겠다 했지만, 여러 상황과 사람들을 접하며 배운 게 많은 귀한 시간이었다.

스타일리스트란 직업의 매력 패션 스타일링은 늘 새롭고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 겹치는 아이템, 뻔한 매치, 비슷한 룩은 패션계에서는 용납할 수 없다.

좋은 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패션 지식을 풍부하게 학습하고 터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여러 가지 변수에 맞설 수 있는 침착함과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루카 구아디노 감독의 . 강렬하고 유혹적인 연출이 아닌, 진중하고 섬세한 작품이다. 주인공 포함한 모든 배우, 배경, 음악, 소품, 음식 하나까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정도에 맞는 연출이 멋지다. 그런 점을 배우고 싶다.

빅토리아 베컴. 내가 생각했을 때 최고의 매칭을 하는 여자

빅토리아 베컴. 내가 생각했을 때 최고의 매칭을 하는 여자

라프 시몬스가 디렉팅한 질샌더 2011 S/S.

라프 시몬스가 디렉팅한 질샌더 2011 S/S.

미국 여류 화가 조지아 오키프가 뉴멕시코에서 생활하면서 남긴 자신의 그림, 사진 작품과 그녀가 요리한 음식과 레시피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아트북.

미국 여류 화가 조지아 오키프가 뉴멕시코에서 생활하면서 남긴 자신의 그림, 사진 작품과 그녀가 요리한 음식과 레시피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아트북.

나에게 트렌드란? 직업이 이렇다 보니 ‘트렌드=쇼핑’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옷장을 채우는 것은 시즌리스, 클래식한 제품들 반, 꼭 찾으려면 다신 못 찾을 것 같은 레어 아이템이 반이다. 두 가지 큰 틀 안에서 수년간 쇼핑하고 모아온 소품과 의상은 이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쇼핑 스타일은? 편집숍, 백화점, 동대문 어딜 가도 촬영용 제품만 보고 온다. 일하러 가는 느낌이지, 쇼핑 느낌이 도저히 안 난다. 가끔 촬영 진행하는 과정에서 최신 제품이나 ‘레어템’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그럴 때 브랜드 담당자에게 물어보고 찾아서 구매하거나 해외 출장 가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빠져 있는 것은? 요즘은 각종 아트북에 푹 빠져있다. 그림이나 사진을 보며 느낀 컬러, 감성이 일할 때 배어 나오는 듯하다. 깊이 접하고 나니까 여러 작가의 그림, 설치 작품을 보는 것도 엄청난 공부가 된다. 패션 북이나 런웨이 북도 좋지만, 새로운 것이 필요할 때는 오히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새로운 취향이 생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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