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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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나는 살찌는 계절. 체중 감량이 필요한가? 다이어트로 환골탈태에 성공한 패션 피플 4인의 리얼 스토리를 공개한다.

다이어트 고해상

운동 없이 1일 1식으로 10kg 이상을 감량하다 

She is … 가녀린 몸매와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또렷한 이목구비로 미녀 어시스턴트로 이름 날리던 시절이 있었으나,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로 조금씩 점점 불어나던 몸은 결혼과 출산 이후 눈덩이(혹은 눈사람)처럼 커졌고, 과체중의 선을 넘은 지 대략 10년이 되었다. 지난 5월 9일, 본격적인 식단 관리에 돌입,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인생 다이어트’를 찾아 무려 16kg 감량에 성공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던가. 성인이 되고도 한참을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는 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사실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문제는 아는 건 없이 욕심만 충만했다는 거다. 결심은 했고, 빨리 빼고는 싶고.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굶기’였다. 정말 처음에는 ‘삶은 계란 한 개, 셀러리 약간’ 이런 식으로 도시락을 싸서 다니면서 거의 굶다시피 살을 뺐다. 한 달 만에 무려 9kg이 빠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는 게 함정. 어찌 됐든 셀프 만족을 느끼며 두 달째에도 ‘굶기’를 계속했는데, 그러던 중 위기가 찾아왔다. 휴가지에서 만난 산해진미를 참지 못하고, 고삐가 풀리고 만 것이다. 신기한 것은 그동안 쌓였던 원한이라도 풀 듯 정신줄을 놓고 먹었음에도 요요가 전혀 없었다(체중이 늘지 않았다)는 사실. 변함없는 체중계 숫자를 본 나는 다시 한번 뜨거운 의지가 불타올라 도시락이고 뭐고 무작정 굶는 지경에 이르렀다.

두 번째 위기가 찾아온 것은 바로 그때다. 탄수화물 부족 현상으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온 것이다. 이른바 ‘색소성 양진’.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체지방이 분해되면서 생긴 케톤산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이면서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온몸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현상인데, 나의 무지가 불러온 참사였다. 극심한 고통과 극혐 피부를 몸소 경험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비만보다 무서운 건 하나뿐인 건강을 잃는 것. 건강한 다이어트가 절실했다.

식단은 완전히 바뀌었다. 아침은 토마토나 키위, 자몽처럼 당분이 낮은 과일로 간단히 공복감을 없애고, 오전부터 스케줄이 있을 때는 과일 도시락을 쌌다. 가능하면 점심은 한식으로 푸짐하게. 탄수화물 부족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험했기에 점심만큼은 오히려 탄수화물을 반드시 챙겨 먹으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하루의 마지막 식사. 영자 언니가 본다면 폭풍 잔소리감이 틀림없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저녁은 무조건 걸렀고, 지금까지 총 16kg을 뺐다.

다이어트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세 끼를 무작정 안 먹거나 최소한의 식사만 했을 때보다 단지 저녁을 먹지 않았을 때 살이 훨씬 쉽게 빠졌으니 말이다. 게다가 위가 약한 편이라 자주 속이 쓰리고 아침에는 늘 더부룩했는데, 저녁을 거른 뒤로는 그런 일이 전혀 없다. 속만 편안해진 게 아니라 화장실도 편안하게 간다. 피부가 맑아진 건 두말하면 잔소리. 무엇보다도 다이어트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어 참 좋다. 굳이 부작용을 꼽으라면 점심 메뉴에 아주 예민해진다는 정도. 아! 낮술만 가능하다는 점도 꽤나 아쉽다.

-김귀애(헤어스타일리스트)

‘대세템’ 삭센다 주사로 모델급 스펙을 찾았다

She is … 뼈대는 가는 편이나 170cm를 훌쩍 넘는 장신이라 조금만 살이 붙어도 몸집이 무척 커 보인다. 본격적인 다이어트 이전에도 필라테스와 검도 등을 꽤 오랫동안 해왔지만, 바쁜 스케줄 탓에 꾸준히 야무지게 못 한 것이 문제. 식도락을 즐기며, 스트레스가 쌓이면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음주로 푸는 좋지 않은 습관도 있었다. 최근 삭센다 주사로 폭풍 감량에 성공한 뒤 패션모델 뺨치는 젓가락 몸매로 변신해 많은 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오래전 꾸준한 운동과 절식이라는 교과서인 다이어트로 5~6kg 정도 감량에 성공한 적이 있다. 고통스러운 다이어트를 마무리(?)하고 방탕한 생활이 재개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몸은 이전으로 허무하게 회귀했다. 음식과 술의 달콤한 유혹 앞에서 다이어트 의지의 퓨즈가 맥없이 끊어지는 순간을 얼마나 자주 경험했던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과음과 폭식의 나날을 보내며 지방량을 착실히 늘려가던 중 지인에게 ‘삭센다’라는 식욕 억제 주사를 추천받았다. 평소 약이나 시술 같은 의학적(?) 다이어트를 멀리했었기에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 심지어 내 몸에 직접 바늘을 찔러야 하는 주사제라니. 그런데 정보를 검색할수록 기존의 식욕 억제제와는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고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에 점점 마음이 끌렸다.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니 더는 물러설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삭센다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결론적으로 이보다 쉽고 안전한 다이어트가 또 있을까 싶다. 삭센다가 직접적으로 지방을 줄이고 식욕을 억제하기 보다는 포만감을 빠르게 느끼게 한다는 편이 맞겠다. 실제로 음식과 술에 대한 욕망은 여전하지만 막상 먹기 시작하면 금방 배가 불러서 자연스레 숟가락을 놓게 되는 것. 초기에 변비와 약간의 메스꺼움을 느끼긴 했지만 금세 사라졌고, 불면증, 감정 기복, 손떨림 등 향정신성 다이어트약의 전형적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삭센다와 함께한 다이어트가 4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 7kg 정도를 감량했다. 처음엔 3주 만에 자연스레 약 5kg이 빠질 정도로 효과가 극적이었지만 약에 적응할수록 감량 속도가 가파르게 줄어든다. 초기에 비해 포만감이 늦게 찾아오고 배가 부르더라도 좀 더 음식을 먹는 까닭. 2~3달 이후부터는 살이 빠진다기보다는 유지 효과가 크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개개인의 체질과 저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므로 감량 폭과 시기 역시 상이할 것이다.)

소위 ‘약빨’이 떨어지긴 했지만 앞으로 1년여 꾸준히 맞아서 지금의 몸무게를 내 몸에 완전히 입력시킬 계획이다. 3일 정도 주사를 끊자 예전처럼 폭식과 폭음을 즐겼고 바로 2kg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몸은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관성이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은 계기. 하지만 이 약에 영원히 ‘의지’할 수는 없는 법. 언젠가 삭센다와 작별한 후에도 부디 다이어트의 ‘의지’를 스스로 불태우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송선민(콘텐츠 크리에이터)

근력 운동과 저녁 금식으로 꿀보디를 얻었다

She is …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열정 넘치는 스타일로 각종 운동을 즐긴다. 조금만 운동해도 쉽게 근육이 생기는 축복받은 체질이지만, 워낙 요리를 좋아해 집 안에 먹을 것이 넘친다는 것이 함정. 직업상 어쩔 수 없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잦은 외식, 출산도 몸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죽지 않을 만큼 먹고 죽을 만큼 운동하는 정석 다이어트로 두 달 만에 체중은 8kg, 체지방률은 29% 대에서 22% 대로 감량하는 데 성공했으며, 요요 없이 현재도 순항 중이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체중이 늘더니 어느새 더는 맞는 바지가 없을 정도로 몸이 불었다. 그즈음 충격을 먹고 다이어트를 결심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현실은 그 반대. 자포자기 심정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점점 더 마음껏 먹어대며 몸을 망가뜨렸고, 식탐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버거 한 세트를 시키면 감자튀김 한 개까지 남김없이 싹쓸이. 통닭 한 마리를 먹고도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을 지경이 되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처음 시도한 것은 요즘 핫하다는 ‘삭센다 주사’다. 살을 (쉽게) 빼준다는 사실은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이 되어 무서움도 떨쳐내주었다. 주사 공포증이 있는 내가 하루 한 번 직접 배에 약물을 주사하고 있는 꼴이라니! 주사는 듣던 대로 깜짝 놀랄 만큼 식욕 억제 효과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나와는 맞지 않았다. 아주 소량의 음식물만 들어가도 메스껍고 구토와 소화불량으로 숨도 쉬기 힘들어지는 것이 입덧의 그것과 몹시 닮았기 때문. 잊고 있던 그때의 악몽에 괴로워할 즈음 다른 부작용도 나타났다. 주사 멍이다. 주사한 부위를 중심으로 손바닥 크기 정도의 시퍼렇다 못해 까만 멍이 들었고, 공포감을 느낀 나는 남은 주사를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삭센다 주사를 맞은 지 딱 3일째 되는 날이었다. 얻은 것은 있다. 필요 이상의 음식을 섭취했을 때 오는 불편함과 불쾌감을 온전히 경험한 나는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많이 먹는 것’이 두려워졌다. 식탐이 사라지니 다이어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먼저,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를 바꿨다. 인스턴트와 배달 음식에 의존하던 식습관을 완전히 버리고, 운동 전에는 단당류 탄수화물을, 운동 후에는 반드시 30분 이내에 단백질을 섭취했다. 오후 5시 전에 모든 식사를 끝마치고, 12시간 이상 긴 공복을 주어 몸에 저장된 지방을 태울 시간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먹고 싶은 것이 생기면 점심때 먹고, 대신 그날은 고강도 저횟수로 ‘빡세게’ 운동! 평소에는 러닝머신 등의 유산소 운동은 지양하고(괜히 힘만 빠진다), 프리 웨이팅 근력 운동이나 세라밴드와 짐볼을 이용한 스트레치 등 저강도 고횟수 운동을 진행한 것이 식이 조절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나름의 비결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석 달 만에 9.5kg 감량. 근육량이 본래 많은 탓에 체중계의 숫자가 줄어드는 속도는 더딘 편이지만, 일체의 요요 없이 바지 사이즈가 3 인치 이상 줄어들었다는 점은 스스로 생각해봐도 몹시 대견하다.

-오미영(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어트계의 클래식, ‘덴다’로 초고속 감량에 성공하다

He is … 학생 때까지는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인 줄 알았건만, 사회생활 시작과 함께 꾸준히 체중이 증가해 현재의 몸이 되었다. 기자 생활 때부터 폭식과 야식을 생활화했고,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며, 외식과 음주가 잦은 탓에 식이 조절이 쉽지 않다. 특히 방송 비수기에는 따로 관리하지 않아 방송 등의 중요한 일정이 잡히면 매번 단기 다이어트를 반복했다. 지난여름에도 촬영과 강연을 앞두고 덴마크 다이어트를 진행. 열흘 만에 5kg 감량에 성공했다.

폭식과 야식, 잦은 음주에 지친 몸을 달래려는 심산으로 종종 디톡스 관리를 한다. 오직 밀싹과 양배추 주스만으로 3일을 버티는 식이다. 이렇게 식이 조절로 살을 뻰다고 하면 꼭 듣게 되는 말이 있다. “평생 그렇게 먹을 수 있는 거 아니면 어차피 요요 온다.” 나도 물론 현명한 체중 감량법이 아니라는 건 안다. 다만 운동을 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놀고 먹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감안했을 때 나에게 가장 적합하고도 현실적인 방법이기에 이거라도 하는 거다.

가장 최근에 한 다이어트는 2주 동안 진행한 덴마크 다이어트였다. 고전 중의 고전. 이 식단의 장점은 메뉴 중 어느 하나 맛없는 것이 없다는 점이고, 문제는 우리가 아는 이것들의 맛은 간을 곁들였을 때의 맛이라는 거다. 자극적인 음식에 입맛이 세팅된 상태에서 전해지는 ‘무미(無味)’는 삶의 의욕마저 떨어뜨린다. 때문에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약간의 타협이 필요하다. 나는 처음 3일 정도는 소스를 약간 곁들이기로 했다. 단, 식초 드레싱처럼 칼로리가 낮은 소스를 아주 조금씩 찍어 먹었다(‘부먹’ 금지!). 그런 식으로 차츰 찍어 먹는 양을 줄여가면 2주 차부터는 간이 없는 음식에 익숙해지고, 다이어트가 끝난 후에도 자극적인 맛을 덜 찾게 되는 효과가 있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는 데에는 식단을 변형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나의 경우 외출 시에는 샐러드 대신 초당 옥수수 같은 제철 채소를 반 개 정도 챙기거나 쓴맛을 내는 치커리 대신 로메인을 먹는 식의 꼼수를 썼다. 요즘은 정말 식자재가 다양해져서 편의점에서 파는 훈제란이나 닭가슴살로 만든 소시지처럼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이 제한된 식단 안에서도 얼마든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운동 없이 2주 만에 78kg에서 73kg으로 5kg을 감량했고, 본래 식단으로 돌아온 지 정확히 한 달이 지난 지금 다시 3kg이 쪘다. 언제나처럼 살은 빼는 것보다 다시 찌우지 않는 게 더 어렵다.

-황민영(MSC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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