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행성을 찾아 광활한 우주를 탐험한 디자이너, 작업복에서 영감을 얻은 묵직한 아웃핏, 눈이 시린 네온 컬러, 상식과 상상을 뒤엎는 기상천외한 발상, 도심의 웨스턴 룩. 2018 F/W 남성 컬렉션에서 발견한, 우리가 사랑하는 남성 트렌드 10.

 

네온사인

형광이 여름의 색이라는 편견을 뒤엎고 겨울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한파와 건조한 공기 속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감을 발휘하는 형광 트렌드는 아우터 속 니트웨어에서 가장 많은 활약을 선보였다. 검정과 회색 같은 무채색과 매치하면 부담을 덜 수 있다.

앞으로 앞으로

올겨울 남자가 가방을 대하는 자세는 다음과 같다. 가슴둘레를 넘지 않는 크기(작으면 작을수록 트렌디하다)에, 힙색이든 사각백이든 가슴 앞으로 고이 내놓고, 어깨와 허리를 가로질러 크로스 형태로 메야 한다는 것. 활용 폭도 넓어 클래식한 코트와 포멀한 슈트, 캐주얼한 점퍼 등 어떤 룩에나 적용할 수 있다.

도심의 카우보이


여성 컬렉션의 메가 트렌드로 꼽힌 웨스턴 룩이 남성 컬렉션에도 동일하게 등장했다. 스웨이드를 패치워크한 베스트, 찰랑거리는 프린지가 장식된 가죽 팬츠와 실크 셔츠, 아우터와 스터드 장식, 빛바랜 빈티지 컬러, 챙이 올라간 페도라 등 웨스턴 룩을 완성하는 요소들이 펑키한 방식으로 해석되었다. 코치와 디스퀘어드2처럼 가죽 팬츠를 활용해 거칠면서도 자유분방한 룩을 완성하거나 드리스 반 노튼처럼 체크 팬츠와 클래식하고 차분하게 완성하는 두 가지 노선을 참고할 것.

작업복의 환골탈태


일의 능률을 높이고 안전을 위해 입는 작업복 형태의 아우터는 이번 시즌 캘빈 클라인 컬렉션을 필두로 꽃을 피웠다. 라프 시몬스가 소방관을 위해 디자인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패셔너블한 방한용 룩과 부츠는 어둠 속에서도 눈에 띌 수 있게 제작한 야광 밴드와 선명한 오렌지색 등이 그대로 적용됐다. 환경미화원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두꺼운 형광 밴드와 아웃핏이 그대로 적용된 버버리와 언더커버, 준야 와타나베에서도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치마 입은 남자

생물학적인 성과 사회적 역할에 따라 옷을 입는다는 게 더는 무의미해진 시대. ‘지금은 유니섹스라는 단어도 진부하게 들릴 정도다’라는 런던 디자이너, 마틴 로즈의 말처럼 디자이너들은 예전부터 성별을 넘어 옷 자체를 사유하고 풀어내려고 노력해왔다. 언더커버와 톰브라운, 요지 야마모토, 베트멍, 꼼데가르송 등이 대표적이다.

꿈과 모험이 가득한 패션 월드

판타지를 빼고는 설명이 안 되는 패션 세계에서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컬렉션을 위한 퍼포먼스로서의 장치뿐만 아니라 상식과 상상을 뒤엎는 엉뚱한 옷의 해석은 쇼의
재미와 환상을 더한다. 기괴한 괴물 얼굴 형태의 헤드피스가 등장한 꼼데가르송과 핏기 없는 새하얀 얼굴로 제3의 인종을 그린 듯한 릭 오웬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들고 나와 모두를 경악시킨 구찌가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질문하게 만드는 크레이그 그린의 나무 오브제로 완성한 톱, 거대하게 부풀린 톰 브라운의 패딩 슈즈, 재킷을 해체해 바지와 점프슈트를 만든 모스키노, 풍선을 부풀린 것처럼 빵빵하게 차오른 제프리 러브 보이의 스웨터도 신선한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평범함을 거부하다

눈이 보일 만큼 작은 렌즈, 고글형 프레임, 미래적인 디자인, 안경을 두 개 겹친 듯한 기이한 형태 등등. 베이식한 디자인을 벗어난 독특한 선글라스로 룩에 개성을 더할 것.

체크 타임


겨울이면 찾아오는 동물 무늬, 고대 작품에서 비롯한 명화, 만화 캐릭터 등 수많은 프린트가 쏟아질 올겨울.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프린트를 찾자면 단연 체크다. 클래식한 슈트에서 활약을 펼친 체크무늬는 깅엄이나 타탄 체크 같은 커다란 체크에 채도 높은 컬러를 담아 경쾌한 얼굴로 등장했다. 기본적으로 체크 아우터나 재킷 등 상의와 하의 중 하나만 체크로 입는 게 쉽지만, 버버리나 마르니, 애스트리드 앤더슨처럼 체크와 체크를 더해 여유 있는 실루엣을 완성하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거침없이 하이킥

가파른 언덕과 험준한 계곡, 눈밭을 뒹굴러도 끄떡없는 하이킹 부츠가 하이패션의 궤도에 올랐다. 투박한 형태와 튼튼한 고무 밑창, 로프 형태 끈, 아웃도어 용품에 쓰이는 갈고리 등 거친 느낌이 살아 있다는 게 이 하이킹 부츠의 매력. 데님이나 레깅스 등 캐주얼한 옷차림에는 무게감 있는 마무리를, 슈트 팬츠에는 상반되는 분위기로 반전의 묘미를 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