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목할 국내 주얼리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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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을 사랑하고 즐기는 이들을 위한 패션 하우스, ‘포트레이트 리포트(Portrait Report)’. 그들의 첫 프로젝트를 주얼리로 시작한 브랜드의 대표이자 패션 스타일리스트, 김세준 실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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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를 부탁한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를 하다 한섬에서 VMD로 7년 정도 일했다. 시스템 여성복, 옴므, 타임 옴므를 비롯해 멀티숍 무이와 톰그레이하운드, 앤 드묄미스터 오프닝을 맡았다. 이수혁의 스타일리스트로 시작해 지금은 김우빈, 홍종현, 고준희, 손석구, 동방신기 등을 스타일링하고 있다. 스타일리스트를 하면서도 꾸준하게 패션 브랜드의 컨설팅과 디렉팅을 해왔다.

포트레이트 리포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디자이너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브랜드를 만들고, 디렉팅하는 역할이다. 지금 디자이너는 17년 동안 알고 지낸 인물로, 상하 관계가 아닌 파트너이자 모든 걸 공유하는 사이다. 예전에 그 친구가 재미 삼아 만든 이어커프를 보여줬는데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지금의 반지로도, 이어커프로도 착용할 수 있는 시그너처 아이템인 트위스트 링이다. ‘디자이너는 감성, MD는 이성, VMD는 감성과 이성 둘 다 있어야 한다’는 선배의 말을 좋아하는데, 그 의미에서 우리의 역할이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했다.

포트레이트 리포트라는 이름의 뜻은? 헬무트 뉴튼의 사진집, 피트 린드버그의 80년대 사진 등 클래식한 요소들은 항상 우리의 출발점이 된다. 또 오래된 패션지를 보고 영감을 받곤 했다. 그들에 대한 오마주라는 표현은 조금 식상해서. 알리고 보고한다는 의미의, 포트레이트에 대한 리포트로 이름 지었다.

시그너처 아이템은 무엇인가? 다양한 크기와 소재로 구성된 트위스트 링? 다양한 크기와 소재를 한쪽에 찼을 때 더 멋스러운, 이브 생 로랑의 별장이 있었던 마라케시에서 영감을 얻은 귀고리이자 반지, 마라케시에 더 큰 애착이 간다.

사진으로 봐도 무게가 상당할 것 같다. 실버와 브라스, 빈티지 골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누군가에겐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공정 과정에서 안쪽을 비우고, 덜어내 가볍게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면 묵직한 멋이 사라질까 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두껍고 볼드한 게 당신의 취향인가? 지금 당장 우리가 좋아하는, 하고자 하는 시즌 콘셉트일 뿐이다. 1년에 S/S, F/W 두 번 선보이자는 것 외에 정해진 건 없다. 내년엔 엄청 얇은 주얼리가 나올 수도 있는 거다. 매 시즌 계속해서 변화할 거다. 나도 예측하기 어렵고, 그래서 더 즐겁다.

감각적인 피드로 인스타그램이 채워져 있다. 어떤 이미지를 지향하는가? ‘영감(Inspiration)’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우리의 무드가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게 철칙인데, 주얼리 브랜드가 시즌 컬러를 정할 정도다. 이건 무드를 보여주는 방식의 일환이다.

반응이 꽤 뜨겁다. 해외에서 다이렉트 메시지로 문의가 많이 오는 게 신기했다. ‘너의 브랜드에 대해 알고싶어’가 아니라 바로 입점하자는 말이 먼저 나올 정도다. 우리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피드의 무드보드로 소통된다는 말이다.

이번 시즌 캠페인이 인상적이다. 패션 안에서 성별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새롭게 재해석한 DNA라고 하는 타이틀도 ‘WO,MAN’이라고 잡았다. 여자일 수도, 남자일 수도 있는 무성(無性)의 성. 룩북에 흑인 모델이 등장하는데, 사실 이 친구는 다른 브랜드의 룩북에서 거절당한 적이 있다. 브랜드의 범위가 한정적이 될까 봐 걱정하는 게 이유였는데, 우리는 그 생각을 뒤집어 좁게 시작했다. 이 좁은 바운더리를 이해하고 즐기고 취향이 맞는 이들이 우리의 무드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홈페이지에 레디투웨어로 발전할 거라는 암시가 있었다. 다음 시즌엔 옷으로 확장되는가? 주얼리로 시작했지만, 우리는 주얼리 브랜드가 아니다. 패션 하우스로 만들고 싶었다. 내년 F/W에 옷을 선보일 예정인데, 우리의 아이덴티티대로. 여성복인지 남성복인지, 사이즈 개념도 없이 선보일 것 같다. 그다음은 가방이 될지 뭐가 될지 모르겠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패션 에디터
이예진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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