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헤드와의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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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석버석한 남자의 가을 피부에 한 줄기 햇살을 비춰줄 스킨케어 방법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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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자신의 피부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문제가 생겼을 때 최상의 해결 방안도 찾을 수 있다. 남자와 여자 피부의 차이는 호르몬에서 비롯된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남자는 여자보다 피지 분비량이 5배가량 많아 피부 겉이 번들거리고 블랙헤드나 화이트헤드가 잘 생긴다. 진피층도 남자가 더 두꺼운데, 이 또한 남성 호르몬 중 하나인 안드로겐 덕분이다.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합성되는 진피층이 두꺼워 여성보다 더 오랜 시간 피부 탄력이 유지되지만, 그런 만큼 일단 주름이 생기면 걷잡을 수 없다. 같은 남자라도 연령별로 차이는 없을까? 20대나 30대 초반까지는 피지 분비량이 많아 잘못된 세안만 하지 않으면 어떤 계절에도 크게 건조함을 느끼지 못한다.

저 행간에 위치한 ‘잘못된 세안’이란 무엇일까? 소듐라우릴설 페이트(SLS)나 암모늄라우릴설페이트(ALS)처럼 ‘~설페이트’라고 기재되어 있거나 폴리에틸렌글리콜(PEG),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과 같은 합성계면활성제가 들어간 세안제로 뽀드득한 느낌이 들 때까지 세안하는 습관이다. 이 잘못된 세안으로 인해 지성민감성 피부나 ‘수부지’ 피부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폴리에틸렌글리콜은 복용 시 간장과 신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FDA에서 조사 중에 있지만, 화장품에 극소량 쓰였을 때는 제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글리세린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입으로 들어가면 발암 물질이 되기도 하지만, 발랐을 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 그럼에도 찜찜한 마음이 든다면 성분표에서 폴리에틸렌글리콜이 최대한 뒤에 위치한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자. 40대에 접어들면 남성 호르몬과 피지 분비가 줄어들어 기존에 사용하던 수분 제품만으로는 부족하다. 스킨케어 마무리 단계에 유분감 있는 크림을 하나 추가하자.

이렇듯 피부 상태가 다르니 화장품도 남자와 여자가 다르게 사용해야 하는 걸까? 지난 몇 년간 배워왔듯 화장품에 더는 성의 경계는 없다. 화장품에 관심 좀 있다거나 민감한 피부인 남자 가운데 남자 화장품보다 여자 화장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헤라와 숨37°, 아이오페 등 굵직한 국내 뷰티 브랜드에서 꾸준히 남성용 제품을 출시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요즘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남성이 직접 화장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요. 이러한 시점에 남자의 피부 고민을 모두 커버해주는 남성만을 위한 제품을 출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헤라 스킨케어 BM팀 이승민 대리의 이야기다. 숨37° 마케팅팀 이상진 ABM은 여자와 달리 남자는 음주와 스트레스 외에 매일 면도를 하기 때문에, 남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면도로 매일 손상을 입는 피부를 회복시키면서 피부가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얇고 가볍게 발리는 남성용 보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답은 없다. 선택은 오롯이 당신의 몫이다.

Guerlain 포어 미니마이저 모공과 블랙헤드가 신경 쓰이는 부위에 소량만 문지르며 바르면 피부가 매끈해진다. 15ml, 4만7천원.

Eve Lom 레스큐 마스크 by 라페르바 클레이 베이스가 모공 속에 쌓인 노폐물까지 깨끗하게 지워준다. 50ml, 7만1천원.

Fresh 블랙티 콤부차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콤부차 성분이 오염된 공기와 스트레스 등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세안 후 시간 차를 두고 2~3번 차곡차곡 바르면 피부가 탄탄해진다. 250ml, 13만8천원대.

SK-II 페이셜 트리트먼트 젠틀 클렌저 농축 피테라™와 버드나무 추출물이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해준다. 120g, 7만원대.

Tom Ford Beauty 톰 포드 포 맨 오일-프리 데일리 모이스춰라이저 톰 포드 인퓨징 콤플렉스가 외부 오염 인자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항산화 효과를 낸다. 50ml, 16만4천원.

Dermalogica 데일리 마이크로폴리언트 불필요한 각질과 모공 속에 콕콕 박힌 블랙헤드를 부드럽게 제거해주는 효소 클렌저. 74g, 6만9천원대

Hanskin 클렌징 오일 & 블랙헤드 AHA 오일 센서 성분이 피부가 필요로 하는 지질은 건들이지 않고 유성 성분의 메이크업 잔여물과 피지만을 쏙쏙 씻어낸다. 300ml, 2만2천원.

블랙헤드와의 작별

아무리 둔감한 남자도 자기 눈에도 보이는 블랙헤드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블랙헤드는 모공 속에 고인 피지가 공기 중의 산소와 먼지, 세균 등과 엉겨 산화해 까맣게 변한 것이다. 클렌징 오일로 코 주변을 살살 문질러 피지를 녹여내면 좋은데, 평소 클렌징 오일을 사용하는 남자가 얼마나 있겠나. 피지 분비가 많은 지성 피부라면 일주일에 2회 정도 AHA나 BHA가 함유된 클렌저를 사용하면 블랙헤드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과 항산화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외선과 흡연, 미세먼지와 같은 요소 또한 블랙헤드를 만드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 홈케어가 귀찮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피부과에 가서 주기적으로 필링을 받거나 로션 엑스처럼 블랙헤드를 약물로 녹여내는 관리를 받아도 좋겠다.

에디터
김선영
포토그래퍼
LESS
모델
정하준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오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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