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여기, 모모랜드

이채민

모모랜드데이지, 낸시, 혜빈, 주이와 골목길을 걸었다. 바람도 쐬고, 인생 이야기도 할 겸 해서. 2016년 미니 앨범으로 데뷔한 이후 히트곡 ‘뿜뿜’을 남기고, 새 앨범 <Fun To The World> 로 돌아온 모모랜드. 우리가 잘 몰랐던 귀엽고 당차고 성숙한 그들.

데이지가 입은 니트는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 녹색 팬츠는 YCH 제품. 낸시가 입은 회색 앙고라 니트와 쇼츠는 코스 제품. 혜빈이 입은 니트는 코스, 스커트는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 제품. 주이가 입은 자수 니트와 블루 팬츠, 체크 패턴 버킷햇은 모두 버버리 제품.

데이지가 입은 니트는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 녹색 팬츠는 YCH 제품. 낸시가 입은 회색 앙고라 니트와 쇼츠는 코스 제품. 혜빈이 입은 니트는 코스, 스커트는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 제품. 주이가 입은 자수 니트와 블루 팬츠, 체크 패턴 버킷햇은 모두 버버리 제품.

본능적인 리더, 혜빈

혜빈이 입은 도트 패턴 재킷과 쇼츠는 버버리, 형광색 터틀넥은 자라, 슈즈는 렉토 제품.

혜빈이 입은 도트 패턴 재킷과 쇼츠는 버버리, 형광색 터틀넥은 자라, 슈즈는 렉토 제품.

몇 년째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고수한다.
가끔 예전에 입던 옷을 입고 거울을 보면 그때 느낌과 달라서 이질감이 든다. 긴 머리가 그리울 때도 있고, 쇼트커트가 유니크한 느낌이어서 좋기도 하고.

모모랜드의 맏언니이자 리더로 2년을 보냈다.
9명의 멤버를 이끌어야 하는데, 누군가의 앞에서 방향을 정한다는 게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성향이 달라서 그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울 때도 있었다. 그때는 서로를 잘 몰랐던 시절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도 비슷해졌다.

리더만의 고충이 있을 텐데.
멤버들이 힘들다고 할 때. 그게 왜 힘든지 너무 잘 알지만 리더로서 해줄 수 있는 게 따뜻한 말 정도밖에 없을 때 미안하다. 한 명씩 고민을 말한다고 해도 그게 모이면 9개가 되니까 그것도 체력에 부쳤다. 옛날에는 다 같이 모여서 ‘모모랜드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한 적도 있다(웃음). ‘괜찮다.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라고 결론이 났는데, 그 뒤로 ‘뿜뿜’의 성적이 좋아서 한시름 덜었다.

주제가 심오하다. 그래서 모모랜드, 이대로 괜찮은가?
지금은 괜찮다. 그때도 뭔가 대단한 토론을 한 건 아니고, 촛불 켜놓고 속마음을 터놓는 시간을 가진 거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그냥 밥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각자의 의견을 주고받는 식이다.

포털 사이트에 이름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혜빈 몸매’가 뜬다.
살면서 몸매가 좋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좋은 수식어를 얻었다. 나도 궁금해서 자주 클릭하지만, 막상 게시물을 보면 별게 없다. 사람들이 검색을 많이 하나? 아니면 내가 자꾸 들어가서 계속 연관 검색어로 뜨나(웃음)?

실제로는 엄청 잘 먹는 대식가라고 들었다.
먹는 거에 비해서는 살이 안 찌는 체질이다. 한 번 먹을 때 정말 많이 먹는다. 밥 먹을 때 주문처럼 “행복하게 먹으면 살 안 쪄!”를 외친다. 머리에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게 기본 프로그램으로 깔려 있다. 자기 전에 ‘내일 뭐 먹지?’ 음식을 먹으면서도 ‘이따가 뭐 먹지?’ 항상 이후에 뭘 먹을지 생각한다.

혜빈은 어떤 사람인가?
본능적인 사람.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고, 늘 즉흥적으로 움직인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심심하면 밖에 나간다. 아, 내가 되게 좋아하는 타이틀 중 하나가 ‘웃기는 사람’이다. 예전에 멤버 연우가 나를 ‘세계에서 제일 웃기는 사람’ 0위로 뽑은 적이 있다. 유재석, 데프콘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타이틀을 거머쥐었을 때, 정말 행복했다.

팀에서는 어떤 존재인가?
듣는 사람. 별다른 조언을 해주지 않아도 가끔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일이 해결되니까. 근데 정작 나는 고민도 잘 안 하는 편이라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일이 별로 없다.

스물네 살이면 한창 연애하기 좋은 시기다. 회사에서 연애는 허락해주나?
아니. 그냥 포기했다(웃음). 아직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지 딱히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든다. 모모랜드 활동을 하는 이상 어느 정도의 제재는 필요하다고 본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뭔가?
‘다음 노래는 모모랜드의 ’BAAM‘입니다.’

소탈한 막내, 낸시

낸시가 입은 나일론 소재 톱과 스커트, 안에 입은 녹색 망사 원피스, 스포티한 디자인의 힐은 모두 프라다 제품.

낸시가 입은 나일론 소재 톱과 스커트, 안에 입은 녹색 망사 원피스, 스포티한 디자인의 힐은 모두 프라다 제품.

2011년 <코리아 갓 탤런트>로 방송을 시작했으니 연예계 활동을 한 지 오래된 셈이다.
방송 경력이라고 하기도 부끄럽다. 그 당시 댄스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었는데 거기서 비슷한 나잇대의 친구들을 모아 ‘큐티 파이스’라는 댄스팀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 후 투니버스의 ‘막이래쇼’에 출연했고, 그때 호흡을 맞춘 MC그리 오빠 때문에 <세바퀴>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그래봤자 정식 데뷔는 아니고 연습생 신분이었다.

연습생 생활을 6년 했다.
열두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 했다. 같이 연습하던 수많은 언니들이 먼저 데뷔했는데 한 번도 힘들거나 조바심 난 적은 없었다. 그때도 제일 나이가 어렸고, 지금도 팀에서 막내다.

막내라서 좋은 점이 있나?
모모랜드가 딱히 나이에 구애받는 그룹은 아니다. 모든 걸 공평하게 진행하고 동등한 기회를 준다. 우리 팀의 모토가 ‘자기 일은 스스로 하자’다. 막내라서 더 챙겨주는 것도 없다.

낸시는 어떤 사람인가?
그동안 ‘난 밝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했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물론 우리 팀이 워낙 왈가닥이라 그 안에서는 조용한 편에 속한다. 나는 소소한 행복을 좋아한다. 한강 걷기, 밤하늘 아래 걷기 등. 가끔 멤버들은 나를 ‘팔랑귀’라고 놀린다. 작은 걸 결정할 때도 ‘뭐가 더 나아?’ 하고 멤버들에게 질문한다. 그래서 요즘은 줏대를 좀 명확하게 세우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자주 듣는 말이 있나?
“표정 관리 좀 해.” 평소에 ‘차갑다’, ‘가만히 있을 때 무표정이 정말 무섭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난 그냥 멍하니 있을 뿐인데.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혼혈이라 주변에서 따가운 시선이 많았고, 기죽지 않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지은 표정이 몸에 밴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정말 슬픈 일이지. 한번은 <뮤직뱅크> 출근길 사진이 찍혔는데, ‘피곤한 낸시’라는 내용으로 기사가 올라왔다. 난 정말 그날 하나도 안 피곤했는데!

막상 친해지면 금방 벽이 허물어지는 성격 같다. 아까 보니까 멤버들이 장난을 많이 치더라.
맞다. 난 주로 당하는 쪽이다. 주이가 그렇게 잔소리를 해대는 상대가 바로 나다(웃음). 내가 무의식적으로 ‘Sorry’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언니들이 그 말투를 따라 하면서 놀리기도 한다.

멤버들이 자주 부르는 별명은 없나?
애낸, ‘애기 낸시’의 줄임말이다. 뭐만 하면 “애네, 역시 애야”라는 말을 한다. 언니들이 보기에는 내가 마냥 애처럼 보이나 보다.

낸시의 고민은 뭔가?
잠이 없다. 피곤한데 방전이 돼서 기절하기 전까지는 잘 못 잔다. 자고 싶은 마음도 잘 안 들고, 눈도 안 감긴다. 그나마 이동하는 차 안에서 쪽잠을 자는데 흔들릴 때 오는 안정감이 있나 보다. 그러다 숙소에 가면 잠이 안 오고.

모모랜드 활동 외에 해보고 싶은 게 있나?
유튜브 크리에이터. 잠이 안 올 때 유튜브를 자주 보다 보니까 관심이 생겼다. 이게 참 시간이 충분해야 할 수 있는 거더라. 콘텐츠 고민을 해야 하고, 편집도 오래 걸린다. 나중에 기회가 생긴다면 뷰티 주제로 해보고 싶다. ‘낸시의 데일리 메이크업’ 정도는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메이크업도 곧잘 한다. 요즘은 먹방에 꽂혔다. 아쉽게도 나는 위가 작아서 많이 못 먹기 때문에 먹는 콘텐츠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낸시의 목표는 뭔가?
난 그냥 이렇게까지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최근 멤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솔직히 우리가 톱도 아닌데 처음으로 1위도 해보고,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있어. 난 그냥 지금이 행복해.” 진심이다.

잔소리꾼, 주이

주이가 입은 줄무늬 팬츠와 시스루 블라우스, 안에 입은 브라톱은 모두 디올, 슈즈는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 제품.

주이가 입은 줄무늬 팬츠와 시스루 블라우스, 안에 입은 브라톱은 모두 디올, 슈즈는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 제품.

주이는 어떤 사람인가?
놀 땐 놀고, 쉴 땐 쉬고, 일할 땐 일하는 사람. 최근에는 계속 일만 했다.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은 음악 방송도 그렇고 스튜디오 촬영이 많은 편이어서 답답하다.

가수보다 예능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아쉬움은 없나?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나중에 무대에서 발라드를 부를 때 이질적인 감정이 들면 어떡하지? 그래도 예능을 한다면 여행이나 무언가를 체험하는 것으로 ‘인간 주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도시어부>나 <정글의 법칙> 같은 프로그램이 좋겠다.

보컬 레슨을 받기 위해 양평에서 서울까지 매일 4시간을 오가며 살았다고?
양평에는 보컬 레슨 학원이나 댄스 학원이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로 올 수밖에 없었다. 양평에서 강변까지 버스로 1시간 30분, 강변에서 잠실까지 전철을 타고 잠실에서 내려 다시 버스 타고 송파까지 갔다. 내려서 한참을 걸어야 했고. 보컬 레슨 장소도 압구정에 있었는데 경로는 비슷했다. 한림예고로 통학할 때는 더 심했다. 양평-강변-잠실-장지까지. 학교가 아니라 거의 여행이었다.

독하다는 말 많이 들었겠다.
팀에서는 데이지와 내가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하루는 둘이 피트니스 센터에서 1시간 반 동안 러닝머신을 뛴 적이 있다, 그것도 최고 속도로. 나중에 데이지가 헉헉거리면서 “너 왜 내려올 생각을 안 해? 나 정말 죽을 뻔했어”라고 하던데, 난 오히려 데이지 때문에 죽을 뻔했거든(웃음). 오디션에 수십 번 떨어졌는데 이렇게 가수가 된 걸 보면 확실히 근성 하나는 있는 거 같다.

팀에서는 어떤 존재인가?
잔소리 담당. 오지랖이 넓어서 멤버들 한 명 한 명 챙기는 걸 좋아한다. 거실에 쓰레기가 하나 있으면 버린 사람 찾을 때까지 쫓아다니고(웃음). 공기가 안 좋다 싶으면 쉬고 있는 멤버들을 일으켜서 창문을 열게 하고 공기청정기를 튼다. 남한테 무언가를 못 맡기는 스타일이라 고깃집에서 고기를 굽는 걸 가지고도 잔소리한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뭔가?
“너 진짜 대단하다.” 요즘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감기를 앓고 있다. 근데 나는 연습생 시절부터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다. 체력이 좋다. 양평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라서 면역력이 좋은 건가.

새 앨범 <BAAM>이 나왔다. ‘뿜뿜’이 워낙 성공을 거둔 뒤라 이번 앨범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는 않나?
성격이 털털해서 누군가 “잘될까? 어떡하지?”라고 물으면 “알아서 잘되겠지”라고 무마하는 편이다. 근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우리가 컴백한지 모르더라. 아직도 ‘뿜뿜’으로 활동하는 줄 안다(웃음). 여러분, 우리 앨범 나왔어요. 많이 들어주세요.

‘뿜뿜’ 활동 이후부터 휴대폰이 생겼다며? 그동안 답답하지는 않았나?
몰래 썼다(웃음). 사실 멤버 모두가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다. 화장품 파우치 안에 숨겨서 갖고 다니고, 스케줄 이동할 때는 가방에 넣고 썼다. 숙소 이사하면서 들통이 났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까 “야, 콘센트에 아이폰 충전기가 잔뜩 꽂혀 있더라. 어떻게 모르니?” 하시더라. 마침 ‘뿜뿜’으로 1위도 했고, 그날을 계기로 공식적으로 모두가 휴대폰을 쓸 수 있게 됐다.

주이의 인생 목표가 있다면?
부모님 두 분 다 일하신다. 어머니는 일을 안 하게 해드리고 싶다. 아버지는 말고. 내가 가장이 될 수는 없으니까(웃음). 한번은 “아빠, 내가 돈 많이 벌게. 그때는 아빠도 일하지 마”라고 했더니 “됐어. 나는 내가 번 걸 쓸 수 있게만 해줘도 너무 행복할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 가수 외에 뮤지컬, 연극 등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사실 내 꿈은 ‘잘나가는 셀렙’이 되는 거다.

‘잘나가는 셀렙’의 기준이 뭔가?
SNS 팔로 수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게 높다든가, ‘주이의 사복 패션’, ‘주이 알고 보니 이런 인맥이?’ 같은 기사가 떴으면 좋겠다. 패션위크에 정식으로 초대받아서 참석해도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주이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있다면?
나 생각보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내가 마냥 철없고 생각 없이 사는 것 같다고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 속상하다. 학창 시절에 과학도 잘했는데… 어떤가, 이야기해보니까 그런 것 같지 않나?

완벽주의자, 데이지

데이지가 입은 원피스는 앤아더스토리즈 제품.

데이지가 입은 원피스는 앤아더스토리즈 제품.

데뷔한 지 2년, 이제 가수가 됐다는 사실이 좀 실감 나나?
아니, 이제 겨우 한 걸음 떼었을 뿐이다. 아직 이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눈앞에 과제가 주어지면 무작정 들이대고 부딪치는 편이다. 지금 모모랜드는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다.

현재 위치에 만족하나?
아주 큰 목표로 봤을 때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우리 활동 기간에 비해 정말 많은 걸 이뤘고, 그거에 만족하고 있다. 모모랜드, 그리고 데이지라는 멤버 개인으로도 아직은 손톱만큼밖에 보여준 게 없다. 앞으로 더 많이 활동하고 싶다.

늘 ‘뿜뿜’처럼 잘될 수는 없다. 이번에 그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괜찮은가?
우리끼리 농담으로 “아마 평생을 해도 ‘뿜뿜’처럼 대박이 나기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전 앨범 때문에 부담감이 심하지 않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지금은 그냥 즐기기로 했다. 이미 좋은 결과가 있으니까, 목표한 걸 이뤘으니 좀 더 가볍게 해보자는 식이다.

걸그룹으로서 제약이 많은데, 그것에 답답함은 없는가?
답답했고, 지금도 답답하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이 직업을 택한 이상 어쩔 수 없다. 언젠가는 이게 그리울 날도 오겠지.

<모모랜드를 찾아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니 쓴 고삼차를 잘 마시더라. 원래 음식을 안 가리는 편인가?
그때 수정과와 고삼차 중 하나를 고르는 벌칙이었는데, 둘 다 먹어본 적이 없었다. 맛을 모르니 그냥 꿀꺽꿀꺽 마셨다. 생각해보면 쓴 약도 잘 먹고 비위가 좋은 편이다. 아, 유일하게 못 먹는 음식은 깻잎이다. 심지어 고기 먹을 때도 같이 안 먹는다. 향이 너무 세서 깻잎이 고기 맛을 다 없애는 기분이 든다.

캐나다에서 한국에 온 지 7년 정도 됐다. 외국 생활을 오래 했다고 못 느낄 정도로 한국말을 잘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에 불어까지 하는 걸 보니 언어에 소질이 있나 보다.
약간 그렇다. 한국어 배울 때도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특별히 공부 비법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예능을 많이 봤다. 내 한국어 실력은 <1박 2일>, <x맨> 덕분이다. 특히 <1박 2일>은 사자성어, 속담 퀴즈를 많이 내 도움이 됐다.

데이지는 어떤 사람인가?
이런 질문을 힘들어하는 사람(웃음). 주변 사람들은 나더러 ‘완벽주의자’라고 한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다 잘하고 싶고, 그만큼 생각도 많아서 혼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내가 보기에 그냥 욕심쟁이인 것 같다. 멤버들에게서 “그냥 (대충)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팀에서는 어떤 존재인가?
있으면 잘 티가 안 나는데, 없으면 허전한 주옥같은 멤버. 다 같이 있을 때는 존재감이 별로 없지만, 확실히 내가 있을 때랑 없을 때의 온도 차가 크다고 한다.

본인에 대해 해명하고 싶은 오해가 있다면?
데이지 금수저설. 내가 봐도 오해할 만하다. 캐나다에서 유학 생활을 오래 했고, 거기서 발레를 배웠다. 그런 게 알려지면서 뭔가 고귀하고 온실 속 화초 같은 이미지로 포장됐다. 한국에서는 발레가 돈이 많이 드는 예체능이지만, 거기서는 아주 대중적인 생활 운동이다. 심지어 나는 동네 문화센터 같은 데서 배웠는데(웃음). 어쨌든 우리 집은 평범하다.

패션 에디터
정환욱
박한빛누리
포토그래퍼
안상미
헤어
백흥권
메이크업
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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