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시즌이다. 전 세계적으로 피해가 심각하다.

다행히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한반도를 비켜갔다. 우려했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한해 평균 30개 정도의 태풍이 발생하고 그중 3개 정도의 태풍이 한국을 거쳐간다. 대부분이 7~8월에 찾아오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쁘라삐룬’은 한국을 비껴간 대신 일본을 강타했다. 현재 일본은 폭우와 지진으로 최소 62명이 숨지고 45명이 실종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중. 일본 주택가는 흙탕물에 잠겼다. 차 대신 구조 보트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다. 일본 서남부 지역에서만 주민 380만 명에게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늘 미운 일본인데 연민의 정 때문에 마음이 짠하다. 여기서 잠깐, 태풍의 위력을 짚고 가보자. 최대풍속이 초속 17m/s 이상일 경우 태풍이라고 부른다. 초속 20m/s 태풍은 모자가 날아갈 정도. 초속 25m/s 태풍에는 기왓장이 뜯겨나가거나 나무가 뽑힌다. 초속 40m/s 이상이면 달리던 차도 뒤집힐 수 있다. 풍속이 초속 33m/s 이상이면 허리케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2003년, 우리나라를 절망에 빠뜨렸던 태풍 ‘매미’는 초속 60m/s를 기록했으니 그 위력이 대충 짐작이 간다. 태풍, 단순한 자연현상일까. 인간의 이기심이 부른 자연의 복수인 걸까.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역대급 태풍들을 소개한다.

잔인한 허리케인 ‘마리아’
얼마 전, 2017년 9월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허리케인 ‘마리아’의 사망자가 공식 추계의 약 70배인 4645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하버드대 연구팀 분석)가 발표됐다. 앞서 미국이 발표한 사망자 수는 64명. 이렇게 사망자 수가 차이 나는 이유는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는 64명이지만 정전, 도로 붕괴, 침수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해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마리아’에 의한 경제 손실은 900억 달러(약 97조 2천억 원), 1900년 이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피해 가운데 3번째로 컸다.

대한민국 최악의 태풍 ‘매미’
대한민국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 때는 2003년 9월, 대한민국에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들이닥쳤다. 순간 최대 풍속 60m/s, 한반도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창문이 깨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집이 날아갔다. 평소 태풍의 안전지대라고 불렸던 부산, 마산 해변 지역이 침수됐고 횟집 촌, 아파트까지 물에 잠겼다. 그 동안 사라(Sarah), 루사(Rusa) 등을 겪으며 태풍 대비 시스템을 구축해 놨음에도 불구하고 속절없이 당했다. 공식 사망자 117명, 실종자 13명의 인명피해를 냈고 4조 2225억 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반일 태풍 ‘하이옌’
전 세계를 통틀어 최악의 태풍 중 하나로 꼽히는 하이옌. 2014년 필리핀에 피해를 입혔다. 이때 발생한 이재민 수만 무려 400만 명. 하이옌의 순간 풍속은 379km로 전 세계 태풍 관측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최악의 태풍인 매미보다 세배나 강력한 위력이다. 바람이 시속 140km만 불어도 사람이 날아갈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인데 그 세배에 달한다. 실제로 차가 저글링 하듯 날아다녔다는 분석도 있다. 7m 높이의 해일이 도시를 덮쳐 7300여 명이 실종되거나 숨졌다. 120만 채의 집이 무너졌고 도시가 형체도 없이 사라지면서 129억 달러(약 14조 4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필리핀 중부의 도시 타클로반은 전체 건물의 90%가 사라질 정도로 처참했다.

인재까지 몰고 온 허리케인 ‘카트리나’
‘카트리나’는 진짜 질이 나쁜 녀석이다. 2005년 8월 29일, 미국 남부 도시 뉴올리언스는 재난을 넘어 사회적 문제까지 불거지며 혼란에 빠졌다. 당시 ‘카트리나’의 최대풍속은 78m/s. 이 슈퍼 허리케인 때문에 1833명이 숨지고 300만 명이 정전 사태로 고통을 겪었다. 도시의 80%가 침수되며 전기, 수도, 통신이 끊겼고 이 틈을 타 강간, 절도, 방화, 총격전이 벌어졌다. 재난에 이어 인재까지 발생한 것. 외부와 접촉할 수 없으니 도시 전체가 일주일 동안 무정부 상태가 되었다. 뉴올리언스 주민 150만 명 중 약 68%가 흑인이었고 상대적으로 가난했던 것이 그 이유다. 이때 발생한 피해액은 약 1300억 달러(146조 원). 대한민국 1년 총예산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태풍, 이렇게 대비하자.
1 건물 안에 있을 때는 밖으로 나가지 말 것.
2 화재의 위험이 있는 제품은 전원을 끌 것.
3 단단한 물건 밑에 몸을 숨길 것.
4 창문에 신문지나 X자 테이프는 사실 큰 효과가 없다. 창문 잠금 장치를 하고 창문과 창틀 사이를 테이프로 고정하자.
5 길에서 갑자기 물이 차오른다면 가로등이나 신호등 주변은 감전 위험이 있으니 가까이 가지 말것.
6 높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건물 옥상은 바람으로 위험하니 올라가지 말 것.
7 정전에 대비할 것. 양초도 좋지만 손전등이 더 안전하고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