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지 않고 예의있게 거절 할 수 있는 거절의 기술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거절의 기술

2018-06-18T18:11:41+00:002018.06.18|FEATURE, 라이프|

거절할 때도 눈치가 보인다. 힘든 건 힘들다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렇다고 말해야 사회생활이 편하다. 거절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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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늘 ‘YES’를 요구한다. 부당하고 무리한 요구라도 우선은 ‘할 수 있다’고 해야 능력자가 되는 분위기다. 남들에게 이유 없이 욕을 먹고 싶지 않으니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거절할 수 없다. 갑자기 상사가 회식을 하자던가, 간단한(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업무 부탁을 한다던가. 돈을 빌려 달라던가. 머리로는 할 수 없다고 외치지만 입 밖으로는 ‘그렇게 하겠습니다’가 새어 나온다. 결국 신경쇠약, 불면증, 우울증, 무기력증이 도진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한국인 특유의 증후군 ‘화병’ 역시 거절을 못 해서 몸에 독이 쌓여 생기는 병이라고 규정했다. 모두가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워라밸’을 유지하기 위한 감정 관리의 비법이 인기다. 예전까지는 직장 내에서 무조건 인정을 받기 위해 몸을 갈아 넣었다면, 이제는 ‘인생 개썅마이웨이’라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겠다는 분위기다. ‘Tillion Pro’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72%가 일상생활에서 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36%가 이유를 대며 거절한다고 했고 31%가 거짓말로 핑곗거리를 만들어 거절하거나 말끝을 흐린다(17%)고 답했다. 상대가 부탁하기 전에 선수를 치거나(9%)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이(7%)도 있었다. 거절하지 못하면 결국 자기 손해다. 세계적인 부호 워런 버핏이 말했다. “NO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거절 뒤에 찾아오는 찰나의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고. 거절 그까짓 게 뭐라고. 우리가 제살을 깎으면서까지 감수하며 살아야 하지? 좋게 거절하는 법,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법 몇 가지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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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서 거절하라
퇴사하겠다는 말과 거절은 가급적으로 빨리할수록 좋다. 상황에 따라 시간차를 둬야 하는 거절도 있지만 이 상황 저 상황 따지면 복잡하다. 못하겠으면 그 자리에서 수건을 던져라. 누군가는 거절했을 때의 대안도 같이 제시해주라고 말한다. 결국 또 다른 사람에게 일을 떠넘기는 꼴이 될 수 있으니 일단 ‘에라 모르겠다’식의 거절도 나쁘지 않다. 다양한 핑계 중 ‘제가 하고 있는 업무가 바빠서’, ‘업무 스케줄이 불규칙해서’와 ‘집에 일이 있어서 죄송합니다’가 고급 위스키처럼 뒤끝이 없다. 아무리 개념이 없어도 가정사는 잘 건드리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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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있게 거절하라
모질게 “못하겠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면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완전히 거부당했다는 기분이 들어 관계가 상할 가능성도 있다. 거절하면서 앞에 “절 인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을 붙여라. 혹은 “정말 도와드리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네요.” 도 괜찮다. 그리고 왜 거절할 수밖에 없는지 상황 설명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어떤 상황이든 말이 많아지면 구차해지는 법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는 안 될 것 같다.”라는 말도 하지 말자. 상대방은 ‘다음에는 된다는 의미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차피 다음에도 거절할 건데 그런 여지를 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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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에 즉시 답장하지 마라
도저히 마음이 약해서 거절이 힘든 이들을 위한 팁.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는 중에 메시지가 온다면 내용만 확인하고 바로 답장을 보내지 마라. 일 하는데에 흐름이 깨질 수 있고, 결국 그걸로 실랑이를 벌이면 또 시간을 뺏긴다. 애매한 부탁의 경우, 2~3시간 정도 뒤에 답장하라. “죄송합니다. 업무 중이라 이제 확인했네요. 요청하신 내용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급한 일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할 테고, 그 시간 동안 이미 본인이 처리했을 수도 있다. 메시지 답장을 바로 보내야 한다고 업무 매뉴얼에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회초리를 맞을 정도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도 아니다. 일이 바빠서 확인을 늦게 했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해한다. 본인들도 그렇기 때문이다. 메시지나 이메일을 하루 세 번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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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못한다’고 못 박아두기
괜히 우물쭈물할수록 상대방은 짜증이 난다. 차라리 “가치관이나 성격상 원래 그런 건 하지 않는다.”라고 거절하면 상대방도 매달리지 않는다. 특히 금전적인 부탁을 해올 때 아주 유용하다. “나는 원래 친구와는 돈거래를 하지 않아. 빌려주지도 않고 빌리지도 않지.”라고 못 박아두면 애초에 그런 이야기가 쏙 들어간다. 원래 그렇다는데, 아니꼽고 치사해도 어쩔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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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던 일을 멈추고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 고민하는 듯 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으로도 당신은 할 만큼 했다. 그 행동으로도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가 좋다. 고개를 크게 끄덕이거나 웃는 표정을 짓다가 거절하면 상대방은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일단 상대방의 부탁을 듣고 약 5초간 생각하고 “음…”이라고 한 뒤 거절하라. 살아오며 가장 슬펐던 순간을 떠올리며 세상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신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모든 것에 NO 라고 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