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할 땐, 반미

이채민

줄 서서 먹는 테이크 아웃 전문 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 가게 세 곳. 모든 가게가 매장에서 직접 바게트를 굽고 재료가 소진되면 여지없이 문을 닫으니 방문 전 확인은 필수.

비에뜨반미 연남점

여름이면 극성수기에 달하는 연트럴파크의 업장 중 늘 줄이 가장 길게 늘어서 있는 비에뜨반미(Viettebanhmi). 지금껏 먹어본 반미 바게트 중 가장 부드러웠다. 바게트를 먹다가 입 천장이 모두 까져서 고생했던 지난 흑역사가 말끔히 잊혀질 정도. 재료의 배합 기술은 물론 이를 굽는 오븐까지 베트남에서 특수 제작해 공수해 왔다고. 먹는 내내 ‘겉바속촉’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추천 메뉴는 ‘반미 오믈렛’과 ‘반미 닭가슴살 데리야끼’. 부드러운 오믈렛과 신선한 야채, 달달한 소스가 출근길에 먹는 토스트를 연상시키고 이보다 담백한 닭가슴살 메뉴는 건강식으로 손색없다. 한국인의 입맛에 최적화되어 처음 반미를 접하는 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을 보장한다.
주소 : 서울 마포구 양화로23길 20

라이라이라이 연남점

국내 반미 샌드위치의 터줏대감. 국내에 베트남 여행의 유행과 그에 따른 전국의 쌀국수 전문점 개업의 바람이 불기 전부터 라이라이라이(Lie Lie Lie)는 꾸준히 반미를 판매해 왔다. 오래 된 역사만큼 반미의 맛도 일정한 궤도에 올랐는데, 바게트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내용물의 맛은 깊은 편. 주문한 즉시 돼지고기에 토칭을 해서 내어 주는 ‘반미 팃’은 스트릿 푸드에서 기대할만한 맛의 수준을 넘어선다. 좀 더 깔끔한 맛을 선호한다면 치킨이 들어간 ‘반미 가’를 주문할 것. 마무리로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베트남 맥주도 좋고, 바로 맞은 편 커피 리브레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좋다.
주소 : 서울 마포구 동교로46길 42

반미 리 해방촌점

붉은색 간판이 베트남을 연상시키는 해방촌의 반미 리(Banh mi Lee)는 베트남 사람들의 소울 푸드이자 스트릿 푸드인 현지 반미 가게의 인테리어와 가장 유사하다. 돼지고기, 치킨, 두부를 속재료로 넣은 반미와 사이드 메뉴로 스프링롤과 바나나 튀김을 추가해 구색을 갖췄다. 인기 메뉴는 돼지고기 반미. 베트남 향신료에 이틀 간 숙성했다는 돼지고기를 주문과 동시에 프라이팬에 익혀 내어준다. 한국의 불고기 양념과 비슷해서 거부감없이 금세 넘어간다. 베지테리언을 위한 두부 반미는 깎둑썰기한 두부 위에 갈릭 프레이크가 토핑되어 나온다. 리코타 치즈 같이 입에 넣는 순간 바스러지며 녹아버리는 식감이 먹는 즐거움을 자극해 자꾸먼 베어 물게 된다. 가능하다면 다음엔 두부 토핑을 추가해서 좀 더 든든하게 먹고 싶다는 욕심까지 생기는 매력적인 맛.
주소 : 서울 용산구 신흥로 54 1층

컨트리뷰팅 에디터
신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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