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뮤지션 죠지의 모든 것

이채민

부드러운 음색, 세련된 음악 스타일, 그리고 종잡을 수 없는 행동. 유쾌한 뮤지션 죠지의 모든 것.

검은색 아노락은 브라만 제품. 모자는 본인의 것.

검은색 아노락은 브라만 제품. 모자는 본인의 것.

〈Wkorea〉죠지라는 이름을 쓴다. 특별한 뜻이 있나?
죠지 어렸을 때 영어 이름이 죠지였다.

외국에서 살다 왔나?
아니다. 영어 학원에서 지어준 이름인데 그냥 쭉 쓰고 있다. 초등학교 때 조기교육이 한창 시작할 즈음이었다. 외국에서 살아본 적은 없다.

데뷔 앨범이 2016년 3월이다. 음악은 언제부터 했나?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고, 중학생 때부터 혼자 취미로 시작했다.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 같다. 정보를 찾으려 네이버에 검색했다가 프로필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죠지의 네이버 프로필 사진.

죠지의 네이버 프로필 사진.

원래는 잘 나온 사진으로 되어 있었는데 내가 바꿔달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과 좀 달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잘 나온 사진이면 나중에 부담스럽다. 실물 보면 이렇더라 저렇더라 이런 것도 싫고. 사진보다 실물이 낫네, 이게 더 좋다. 부담스럽지 않고, 평범한 사진으로 하고 싶었다.

절대로 평범하진 않은 것 같은데.
핸드폰으로 찍은 것 같은 느낌? 그냥 로우한 바이브를 내고 싶었다(웃음).

원래 장난끼가 많나 보다.
그렇지도 않다. 장난끼가 많다기보다는 뭐든지 편하게 생각하려 한다. ‘유쾌하다’ 정도가 딱 맞는 것 같다.

목소리나 음악 스타일과 본인이 가진 성향이 정말 매치가 안 되는 것 같다. ‘Boat’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따로 본다면 아마 같은 곡이라고 상상이 안 될 것 같다.

‘Boat’ 뮤직비디오

‘Boat’ 뮤직비디오

항상 같이 노는 친구들과 트립 비디오를 찍고 싶었다. 우연치 않게 보트를 빌릴 수 있는 선장님과 연결이 됐고, 놀면서 영상을 찍어 뮤직비디오로 만들자 했다. 7시간인가 배를 탔는데, 실제 촬영한 시간은 30분 정도고 계속 먹고 놀기만 했다.

찍으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기보단, 평생 장봉도에서만 사셨다는 선장님이 찍는 내내 계속 낚시하자고 우릴 부추기셨다. 인천에서 배 타고 들어가면 장봉도인데, 심지어 배 타고 인천에도 나와본 적이 없다더라. 굉장히 귀여운 분이셨다.

전에도 낚시를 해봤나? 뮤직비디오 보면 꽤 많이 잡은 것 같던데.
우리 모두 처음이었다. 나는 한 마리도 못 잡았고 친구는 굉장히 많이 잡았다. 그 친구가 잡은 걸로 가사 그대로 ‘갓 잡아 올린 생선을 회 쳐서 먹고’ 라면도 끓여 먹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이 굉장히 짧은 팬츠와 적나라하게 드러난 다리였다. 오늘도 4월 초인데 짧은 반바지를 입었다.
원래 노출을 좋아한다. 집에 있을 땐 항상 벗고 다닌다.

곡도 직접 만드나?
‘Boat’의 비트는 딥샤워라는 친구가 써줬고, 멜로디랑 믹스 등은 내가 했다. 원래는 작곡가가 꿈이었다. 전공이 원래 작곡이기도 하고. ‘The Bottom of The Sea’, ‘22’, ‘Swimming Pool’ 이런 곡은 내가 다 썼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재미있는 댓글이 많이 달린다. ‘얼굴로 음악 한다’, ‘포스트 김범수다’라고 하던데. 이런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 역시 재밌다. 심지어 가끔 나쁘게 얘기하는 악플이 달리거나 해도 직접 댓글 달기도 하고 그런다.

요즘 개그맨 김대범이 악플에 똑같이 대처하는 자세가 이슈던데, 그런 식인가?
그정도로 하드코어는 아니다. 웃기거나 자극적이면 나도 재미있게 다는 식이다.

데뷔 앨범에 있는 ‘The Bottom of The Sea’에서는 랩도 하더라.
예전엔 힙합, 알앤비 이런 장르를 좋아했다. 그 당시에 쓴 곡인데, 지금은 취향이 조금 바뀌었다. 이지한 록 같은 장르를 좋아해서 이제 랩은 잘 안 한다.

나도 그랬고, 그 랩을 빈지노가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더라.
무슨 말인지 안다. 솔직히 나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내가 힙합, 알앤비 장르를 좋아했을 때도 빈지노 말고는 좋아한 뮤지션이 없었다. 물론 도끼나 스윙스, 이런 분들도 진짜 너무 잘하지. 근데 그분들의 음악은 내가 듣는 음악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건 랩이야!’라는 느낌이 너무 강해 내게는 음악보다는 그저 ‘랩’이라는 장르처럼 다가와서다. 그래서 당시 랩을 했을 때 그런 느낌이 나지 않았나 싶다.

특별히 누구 같다는 말이 듣기 싫을 수도 있을 텐데.
전혀. 충분히 인정한다. 실제로 당시에 듣던 음악이 빈지노밖에 없었고,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한 뮤지션이기도 하니까.

최근 ‘Swimming Pool’이라는 곡을 새로 발표했다.
‘Boat’에 비해서 잘 안 됐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끼는 곡인데, 이슈가 안 돼서 조금 아쉬웠다.

곧 새로운 앨범이 나온다고 들었다.
EP 앨범으로 6곡 정도 나온다. 앨범 타이틀은 〈Cassette〉라고 정했고, A Side 3곡, B Side 3곡 이런 식으로 나온다. 여러 장르가 섞여 있긴 한데 타이틀곡은 록에 가깝다. 요즘 좋아하는 장르기도 하고, 생각해둔 포맷으로 공연도 해보고 싶어서. 요즘 듣는 음악이 다 그런 바이브다. 렉스 오렌지 카운티나 보이 파블로 같은. 그런 식으로 내 걸 섞어서 만든 곡이다. 사람들이 재미있게 들어줬음 좋겠다.

작년부터 꾸준히 곡을 내고 있는데, 정규 앨범 계획은 없는지.
아직은 없다. 워낙 음악만 몰입해서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관심이 많고, 하나에 집중해서 오래 앉아 있질 못한다. 느낌 왔을 때 딱 하고, 아닐 땐 농구하고 게임도 하고 다른 일도 많이 한다. 그래도 EP가 눈앞에 닥치니까 요즘엔 좀 열심히 하고 있다.

딱히 게으른 건 아니고 이것저것 많이 하는데, 음악에 몰입하지 않을 뿐인 건가?
그렇다. ‘음악만이 내 삶!’ 이런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반대로 같은 회사에 서사무엘 형이 좀 음악에 완전 몰입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음악 말고도 다른 재미있는 계획은 없나?
최근에 음악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친구들과 ‘따뜻한 마음’이라는 크루를 만들었다. 좋아하는 친구끼리 모여서 선셋 파티를 해보고 싶었다. 날씨 좋아지면, 해 쨍쨍할 때 곳곳에서 음향 장비 없이 공연도 하고 칠링하는 그런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왜 따뜻한 마음이지? 봉사활동하는 크루인 줄 알았다.
어감이 너무 귀여워서…

유튜브 채널 같은 거 하면 잘할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도 재미있는 영상이 많던데.
유튜브 엄청 좋아한다. 내 채널이 하나 있긴 한데, 자주 올리는 게 쉽지 않더라. 아마 못 할 것 같다(웃음).

패션 에디터
정환욱
포토그래퍼
엄삼철
헤어&메이크업
구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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