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매치 포인트

이채민

진정한 메이크업 고수는 원하는 컬러와 질감, 톤을 얻을 때까지 다양한 제품을 섞어 쓴다. 내로라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제품 믹스 노하우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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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은 같은 질감끼리 섞어라
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파운데이션은 같은 질감을 믹스해야 피부 위에서 들뜨지 않는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질감은 잘 섞이지도 않을뿐더러 피부에 스며들지 않고 겉돌 수 있기 때문. 보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교한 베이스 메이크업을 하기로 유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은 묽은 파운데이션의 커버력을 높이고 싶다면, 커버력이 높은 파운데이션 말고 비슷한 질감의 컨실러와 섞어 바르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매트한 파운데이션으로 물광 효과를 내고 싶다면 파운데이션과 로션을 6:4 정도로 믹스하면 된다. 로션의 비율을 높일수록 더 투명하고 빛나는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모공이 넓어서 펄이 함유된 하이라이터 사용이 꺼려진다면 파운데이션과 밝은 톤의 컨실러나 눈가에 사용하는 핑크 톤의 브라이트너를 섞어 T존과 볼 중앙에 터치해보길. 입체감과 커버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보색을 주저하지 말 것
컬러를 겹겹이 레이어링한다면 비슷한 톤의 색을 덧발라야 부담스럽지 않다. 반면, 아예 섞어 바른다면 보색 컬러를 적극 활용하라. “보라색과 노란색 아이섀도를 섞으면 브라운색을 만들 수 있지요. 기존의 브라운 아이섀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분위기 때문에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수많은 여배우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손주희 원장의 이야기다. 김활란뮤제네프의 김활란 원장도 파운데이션에 톤이 다른 립스틱을 섞어 크림 블러셔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같은 톤의 색을 섞으면 너무 진하게 표현되거나 오히려 톤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데, 각기 다른 톤을 섞으면 그 컬러와 톤이 중화되면서 세련된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덧바르는 데도 순서가 있다
여러 가지 제품을 레이어링한다면 묽은 제형과 무펄, 진한 컬러가 먼저다. 무슨 말이냐고? 크림 치크를 바른 뒤 파우더 블러셔를 바르고, 무펄 섀도를 바른 뒤 펄이나 글리터 섀도를 얹으라는 말이다. 그러면 밀착력과 지속력이 높아져 오랜 시간 처음과 같은 메이크업을 유지할 수 있다. “채도가 높은 블러셔나 립스틱을 바르면 뭉치거나 너무 진하게 표현될 때가 있는데, 그런 때는 그보다 밝은 컬러를 문지르듯이 덧바르면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한결 자연스러워 보이지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의 팁이다. 크림 블러셔나 립스틱은 손등에서 믹스해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바르고, 파우더 블러셔는 브러시에 2가지 컬러를 묻힌 뒤 티슈에서 둥글리며 색을 잘 섞은 다음 발라야 한다.

믹스 매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즐겨 사용하는 제품 믹싱법을 알아봤다.

손주희의 반사판 치크

JungSaemMool 에센셜 파우더 일루미네이터 (핑크글로우) 부드러운 펄이 피부 표면에 매끈하게 밀착돼 자연스러운 윤기를 더한다. 10g, 2만8천원.

Addiction 더 블러시(018)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는 톤다운된 살굿빛 블러셔. 3.9g, 3만6천원.

“블러셔를 바를 땐 미세한 펄을 함유한 파우더를 섞어 바르곤 해요. 그렇게 하면 피부가 반사판을 댄 듯 반짝이고 전체적으로 생기 있어 보이거든요.”

이영의 컬러 캐치 립

Clio 매드 매트 틴트(핑크 스트림) 입술에 페인트를 칠한 듯 또렷하게 발색된다. 4.5ml, 1만6천원.

Nars 벨벳 립 글라이드(에어리어) 단 한 번만 발라도 입술에 색이 선명하게 입혀진다. 5.7ml, 3만7천원.

“입술 컬러만 동동 떠 보일 때가 있지요. 그럴 땐 브라운 컬러의 리퀴드 립스틱에 핑크나 오렌지색을 섞어서 입술 중앙에만 톡톡 얹어주세요.”

오가영의 젤리 아이

Chanel 글로스 볼륨(립 맥시마이저) 필모젠 폴리머와 에몰리언트 오일이 촉촉하면서도 끈적이지 않는 광택감을 표현해준다. 5.5g, 4만1천원.

Bobbi Brown 롱웨어 크림 섀도우 스틱(38 몰티드 핑크) 눈가에 착 붙어 보이는 그대로 발색된다. 1.6g, 4만원대.

“펄이 함유된 스틱 아이섀도와 투명한 글로스만 있으면 요즘 유행하는 글리머(Glimmer) 메이크업을 손쉽게 연출할 수 있어요. 스틱 아이섀도를 손등에서 으깬 뒤 글로스를 섞으세요. 비율은 8:2정도가 좋고요. 투명한 느낌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글로스의 함량을 높이면 돼요.”

김활란의 멀티 치크

Yves Saint Laurent 루쥬 볼륍떼 샤인(N°6) 오일 성분이 들어 있어 입술에 매끈한 광이 감돈다. 4.5g, 4만3천원대.

Loreal Paris 샤인 온 라커 스틱(910) 미러 샤인 코팅으로 입술이 유리알처럼 반짝인다. 3g, 1만원.

“피부에 바른 것과 동일한 파운데이션에 2가지 컬러의 립스틱을 섞어 크림 블러셔를 만들곤 해요. 같은 톤이나 컬러의 제품끼리 믹스하면 발색이 너무 강해질 수 있어 톤과 색이 서로 다른 제품을 섞어서 사용하지요.”

박태윤의 꽃잎 피부

Gesgep 원 드롭 퍼펙션 끈적임 없이 보송하게 마무리되어 피붓결이 고급스러워 보인다. 30ml, 4만5천원.

MAC 스트롭 크림(핑크라이트) 진줏빛 미세한 펄감이 피부를 화사하고 윤기 있게 표현해준다. 50ml, 4만8천원.

“꽃잎의 표면처럼 보송하면서도, 약간의 윤기가 흐르는 피부를 표현하려면 커버력이 높은 파운데이션과 입자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펄을 함유한 베이스를 2:1로 믹스해 모가 촘촘한 파운데이션 브러시로 펴 바르세요. 피부 질감이 매끄럽게 살아나면서 한결 생기 있어 보인답니다.”

공혜련의 시선 집중 립

Chanel 루쥬 코코 립 블러쉬(416 티징 핑크) 마치 입술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가볍게 밀착된다. 2g, 4만5천원.

Stila 글리터라티 립 탑 코트(트랜스던스) 울트라 파인 진주 펄이 영롱한 글리터 립을 완성해준다. 3ml, 2만9천원.

“매트한 리퀴드 립은 공기에 노출되면 빠르게 마르면서 고정되기 때문에, 이런 질감의 제품을 섞어 바를 때는 촉촉한 펄 립글로스가 필수예요. 리퀴드 립과 펄 글로스를 4:1 비율로 섞어 입술 외곽 라인에서부터 세밀하게 터치하세요. 빛을 받는 부위에 따라 입술이 은은하게 반짝여 어딜 가나 시선이 집중될 거예요.”

뷰티 에디터
김선영
포토그래퍼
엄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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