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고 있는 서울의 체인 호텔, 어디로 가볼까?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새로운 체인 호텔로의 여행

2018-03-30T16:24:22+00:002018.04.04|FEATURE, 라이프|

규격화된 디자인과 서비스를 고집했던 체인 호텔이 변화하고 있다. 한국, 서울, 그리고 각 지역의 특성을 면밀히 살펴 자신만의 개성을 완성한 새로운 체인 호텔로의 여행.

 

서브컬처의 품격 | L7 홍대 |

L7홍대

호텔 21층에 위치한 로비 라운지의 이름은 ‘블루 루프’. L7 홍대가 ‘홍대입구역 KFC’만큼이나 많은 이들에게 약속 장소이자 랜드마크였던 옛 청기와 주유소 자리에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롯데호텔의 4성급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인 L7은 명동점과 강남점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면서 부쩍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다. 로비 라운지를 비롯한 여러 공용 공간은 과감하게 시도한 아티스틱 콘셉트로 무장했다. 타투이스트 노보와 L7 홍대가 협업한 그래픽 월, 홍대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큐레이팅한 LP, 근방의 독립서점 1984가 꾸민 서재, 이광호 작가의 작품이 자리한다. 무엇보다 이 로비 라운지의 최장점은 천고가 높고 사면을 통유리창으로 설계해 마포구 일대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연남동, 서교동, 동교동, 창천동 일대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지 못한 이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L7 홍대에는 셀프 체크인을 위한 키오스크가 여러 대 준비돼 있다. 공항에서 셀프 체크인하듯, 예약 번호나 QR 코드만 입력하면 누구와 말을 섞지 않고도 룸 키를 받아 방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룸에 들어가서도 얼마간은 분주할 것이다. 직선과 곡선, 파스텔 톤 컬러가 조합된 카펫과 가구, 사용자의 동선을 세심하게 고려한 조명은 짐을 풀기 전 카메라부터 들게 만들 테니까.

● 이런 여행객에게 추천
홍대 문화에 관심은 있지만 인파와 소음, 복잡한 거리 환경 때문에 홍대 인근을 꺼리던 사람. 에이스 호텔의 분위기와 문화를 선망하는 DNA를 지닌 사람.

● 호텔 밖으로
L7 명동에는 ‘빌라 드 샬롯’이 있지만 L7 홍대의 F&B 업장 라인업은 아직 좀 불안정한 편. 호텔에서 도보로 10분 이내면 닿을 수 있는 연남동, 서교동에 개성 넘치는 맛집이 즐비하니 도장 깨기하듯 탐험해봐도 좋겠다.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 |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강남 |

포포인츠 강남2

강남 을지병원 사거리는 도산대로를 달려 출퇴근하는 이라면 누구나 지나칠 법한 곳이다. 지난해부터 차곡차곡 건물을 높여가며 오가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아낸 그 건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강남이 3월 30일 문을 연다. 포포인츠 강남은 크게 공용부에 해당하는 1~3층, 스파와 사우나 등 프라이빗한 공간이 자리한 5~7층, 그 위의 객실층으로 나뉜다. 1층 입구에 위치한 리셉션 데스크는 그 규모를 최소화한 느낌. 대신 안쪽에 카페 라운지 공간을 설계해 누구나 쉽게 호텔에 드나들 수 있게 했다. 도산대로가 내려다보이는 2층 브레이크 라운지, 호텔 정면에 설치된 데크에서도(추후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열 예정) 편리하나 차갑기 그지없는 이 주변 지역에 사람을 끌어들여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객실은 생각보다 콤팩트하지만 전 객실을 통유리로 마감해 투숙객의 만족을 끌어내려는 현명함이 느껴지고, 한국 전통 수묵화가 연상되는 색감의 모던한 인테리어는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두 개의 펜트하우스는 강남권은 물론, 한강과 멀리 강북까지 조망할 수 있는 파티용 테라스를 갖췄다. 우연히 이곳에서 맞닥뜨린 일몰 시간의 풍경은 서울도 꽤나 아름다운 도시라는 감상에 젖게 만든다. 펜트하우스는 조금 더 마무리해 4월경 오픈할 예정.

● 이런 여행객에게 추천
부드럽고 깨끗한 침구 속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잠 깨는 걸 호사로 여기는 이들. 비즈니스 출장차 강남 지역에 머물러야 하는 이들. 삼성동, 논현동, 신사동, 청담동, 잠원동까지 빠르게 당도할 수 있다.

● 호텔 밖으로
가로수길은 도보로 5분, 도산공원은 10분이면 도착한다. 못 가본 맛집이나 카페를 단번에 둘러볼 수 있는 기회. 포포인츠 강남의 외관은 밤에 더 빛이 난다. 반대편으로 건너가 황금빛을 발하는 호텔을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다.

 

강북 여행의 중심지 | 글래드호텔 마포 |

글래드수정1

글래드호텔 마포는 서울에 위치한 글래드 체인 중 규모와 인테리어 면에서 가장 힘을 준 공간이다. 여의도점이 유일했던 최상위 객실인 ‘글래드 하우스’가 강남점과 코엑스점을 건너 뛰고 마포점에 들어왔고, 글래드 어느 지점에도 없던 한강 뷰가 이곳에는 층마다 자리한다. 엘리베이터를 가운데 두고, 객실을 건물의 가장자리 사면에 배치해 모든 객실에서 한강이 보이는 것이 특징. 글래드 하우스 룸의 세로로 쭉 뻗은 경의선 숲길, 라운지 체어까지 알차게 넣은 슈페리어 더블룸의 가로로 뻗은 한강과 여의도 스카이라인은 투숙객을 사색의 시간으로 밀어 넣는다. 사색 끝에는 허기가 찾아오는 법. 익히 알 듯, 공덕역 주변은 주물럭과 족발, 전 등 로컬 푸드의 메카다. 하지만 제아무리 열과 성의를 다한 음식도 자주 먹으면 물리는 것처럼 이 지역 직장인들은 새로운 카테고리의 레스토랑을 열망해왔는데, 글래드 마포의 뷔페 레스토랑 ‘소피아312’와 카페 겸 바인 ‘조니123’이 대안이 될 듯싶다. 높은 천고와 빌딩 숲 전망, 넉넉한 크기의 테라스까지 갖춘 F&B 업장은 결코 어수룩하지 않고 외려 특급 호텔에서 기대할 법한 공간감을 지녔다. 근처에 롯데시티호텔과 신라스테이가 있지만 당분간 이 지역에서 미팅과 모임, 투숙을 해야 한다면 글래드호텔로 향할 것 같다. 3월 30일 오픈 예정.

● 이런 여행객에게 추천
본인의 의류와 가방, 침구가 모노톤 일색인 ‘모노톤 성애자’. 시그너처 컬러가 딥 그레이인 글래드호텔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침구 패키지’를 판매할 정도로 질 좋은 침구류는 이 호텔의 자랑. 룸마다 따로 침구류 카탈로그가 배치돼 있다. 물론 구입도 가능하다.

● 호텔 밖으로
글래드 마포는 강북 교통의 요충지 공덕역 8번 출구에 위치한다. 여의도, 광화문, 홍대, 서울역과 용산역을 이어 그리면 그 가운데가 공덕역. 모두 차로 15분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다. 국내 스페셜티 커피의 선두 주자 ‘프릳츠커피 도화점’, 숨겨진 노포 ‘진짜 설농탕’은 도보로 5분 거리다.

 

유럽 미술관에서의 하룻밤 | 르 메르디앙 서울 |

르 메르디앙 서울

신논현역 옛 리츠 칼튼 호텔을 리모델링한 르 메르디앙 서울은 부지와 건물의 골격을 제외한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난 11월에 오픈한 이곳은 최근 내부 스태프의 전면 교체를 통한 서비스 개선까지 이뤄내면서 결국 ‘서울에서 럭셔리 유럽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미드센트리(MidCentury) 스타일의 디자인과 컬러를 바탕으로 대리석, 아트피스, 금장 테두리를 포인트 요소로 삼은 르 메르디앙 서울의 백미는 역시 프레시덴셜 스위트룸. ‘전에 본 적 없는 디자인’이 콘셉트인 듯한 이 펜트하우스는 담당자를 따로 불러 하나하나 설명을 듣고 싶은 조명과 가구, 오브제로 빼곡하다. 거실 창문 너머로는 멀리 남산타워도 보인다. 여름이 되면 전용 저쿠지에 앉아 강남권을 내려다 보는 호사도 가능할 것이다. 설령 투숙하지 않아도 F&B 업장을 통해 이 호텔이 지향하는 바를 또렷하게 경험할 수 있다. 호텔의 시그너처 디저트인 에끌레어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래티튜드 37’, 가로 14m의 미디어 월이 설치된 비스트로 ‘미드센추리’, 에드워드 권 셰프가 총괄하는 레스토랑 ‘엘리먼츠’와 ‘랩 24’, 올 데이 뷔페 레스토랑인 ‘셰프 팔레트’는 따로 또 함께 수준급의 미드센트리 유러피언 스타일을 고수한다. 룸 키를 내밀면 무료입장이 가능한 전시 공간 M컨템포러리, 세면대 거울의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은 로비층의 화장실까지 둘러보고 나면 르 메르디앙 서울은 잠을 잘 수 있는 미술관이나 다름없다고 확신하게 된다.

● 이런 여행객에게 추천
어설픈 디자인 콘셉트, 사소한 결점에 예민해 제대로 된 공간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 르 메르디앙 서울이 내세우는 미드센트리, 럭셔리, 유러피언 등의 키워드에는 거품이 없다. 적어도 지금 서울에 이런 무드의 호텔은 르 메르디앙 서울이 유일하다.

● 호텔 밖으로
르 메르디앙 서울의 주변은 24시간 잠들지 않는다. 호텔 뒤편으로는 강남역 상권이, 앞쪽으로는 온갖 맛집이 밤늦도록 영업하는 영동시장 골목이 위치한다. 급할 때는 24시간 약국을 찾아 지방에서도 올라온다는 그 영동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