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살 시간

이채민

이번 시즌 새 신 대신 새 양말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튀는 것으로!

이제 곧 따뜻한 봄이 오면 발목 위로 깡총 올라오는 바지 혹은 스커트를 입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매번 맞닥뜨리는 고민! 살색 스타킹을 신기에는 덥고(혹은 예스럽고), 맨다리로 있자니 뭔가 썰렁한 애매한 시간이 온 것이다. 이번 봄 이 고민을 양말과 함께 날려 버리자. 눈이 시리게 화려한 네온 컬러의 양말부터, 축구 선수나 신을 법한 스포티한 니삭스가 이번 시즌 런웨이를 촘촘히 채웠다. 그러니 이제 부디, 양말인 듯 양말 아닌 양말 같은 요상한 덧신은 그만 신고 새 양말 쇼핑에 나서보자. 좀 대범해져도 좋다. 이번 봄 패션의 주인공은 신발이 아니라 양말이니.

MIUMIU

MIUMIU

MIUMIU

MIUMIU

MIUMIU

투박한 아저씨 샌들과 네온 컬러의 양말의 조합. 주말 지하철에서 만난 등산객 아저씨의 발이 아니라, 미우미우 소녀들의 발이다. 가죽 샌들은 물론이고 블랙 스틸레토, 스트랩 샌들에도 ‘욱여넣은’ 두툼한 양말. 그 대범함이 묘하게 매력적이다.

GUCCI

GUCCI

GUCCI

이젠 구찌하면 양말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너드 룩에 양말은 빠질 수 없는 요소. 이번 시즌에는 아빠 양말을 신을 듯 발목이 헐렁한 양말이 점잖은 로퍼와 만났다. 마치 헐레벌떡 등교 중인 아이비리그 학생 같다.

FENDI

FENDI

FENDI

FENDI

FENDI

엄마의 서랍 속에는 꼭 이런 패턴 스타킹이 있었다. 로고 플레이부터 시작해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고 있는 펜디가 빈티지한 스타킹 패션을 선보였다. 매쉬 소재의 힐 샌들과 만나 ‘삭스 부츠’ 같은 효과를 낸다.

PRADA

PRADA

PRADA

PRADA

PRADA

PRADA

사무실에서 입는 스포티즘 룩. 이 룩에 대해 프라다만큼 능숙한 브랜드는 없다. 핑크색 꽃무늬 스커트나, 실키한 쇼츠 밑으로 축수 선수들이 신었을 법한 스포츠 삭스를 신은 모델들. 이번 봄, 런웨이를 넘어 길거리에서 흥행할 룩이다.

MONSE

MONSE

캠퍼스 라이프와 스포츠 유니폼을 테마로 한 몬세의 쇼. 스트라이프가 더해진 두툼한 화이트 삭스가 나풀거리는 스커트와 함께 했다. 마치 치어리더를 떠오르게 하는 상큼한 룩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이 양말이다!

THE ROW

THE ROW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것을 정돈해 버리는 하얀 양말. 더 로우의 흰 양말은 단정한 슈즈와 만나 스님의 발끝처럼 정갈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청바지에도, 니트 원피스에도, 슈트에도 이만큼 잘 어울리는 발끝은 없다.

MARGARET HOWELL

MARGARET HOWELL

MARGARET HOWELL

더 로우가 흰 양말이었다면, 마가렛 호웰은 검정 양말이다. 비슷한 뉘앙스로 점잖고, 담백하다. 검은색 양말(과 검은색 메리 제인 슈즈)은 뽀얀 다리와 대조를 이루며 알 수 없는 섹시함을 완성한다.

OFF WHITE

OFF WHITE

재기 발랄한 오프 화이트가 워킹 우먼의 애환(?)을 룩에 담았다.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운 하이힐은 손에 들고, 대신 하얀 스니커즈와 스포츠 삭스를 신었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민정
사진
Indigital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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