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질을 높이는 시계

공서연

닷 워치는 24개의 페이크 홀이 시선을 빼앗는, 비시각 장애인도 탐내는 스마트 워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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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 워치의 사무실에서 만난 주재성 디자인 이사가 보여준 기존 시각 장애인용 키보드는 놀랍도록 투박하고 무거웠다. 컴퓨터와 연결해 워드 작업도 가능한 만능 키보드라고 했지만 휴대는 불가능해 보였다. 시각 장애인용 점자 도서의 사정은 더하다. 핸디 사이즈로도 발행되는 성경은 점자로 번역할 경우 무려 27권에 달한다. 좀 더 가볍고, 효율적이면서 일상적일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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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 워치가 누구나 차는 시계 형태로 만들어진 이유다. 디터 람스가 연상되는 미니멀 디자인, 메탈 밴드, 패키지 스타일과 촉감은 모두 시각 장애인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애플을 벤치마킹했다. “스마트폰에 문자가 오면 음성으로 들려주는 ios의 ‘보이스 오버’는 시각 장애인이 애플에 들어가 만든 기능입니다. 덕분에 삶의 질이 한층 높아졌죠.” 하지만 보이스 오버 기능도 공공장소에서는 불편했다. 프라이버시 문제였다. “내용을 주변 사람이 다 들을 수 있잖아요. 밖에서 매번 이어폰을 찾아 끼울 수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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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 워치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간소화 버전의 애플 워치라 생각하면 쉽다. 시계 좌우의 총 24개 닷이 움직이면서 시계와 문자를 읽을 수 있고 닷 워치 앱을 이용해 점자를 익힐 수 도 있다. 알람 기능도 있다. 시대에 맞는 시각 장애인 보조 기구보다는 디자인을 위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시계처럼 보이고자 추가로 24개의 페이크 홀(Fake hole)을 파고 크라운 안쪽에 빨간 포인트 컬러를 넣었다. 시장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이미 13개국에서 13만개의 선주문이 접수된 상태고, 지난 1월 ‘월 페이퍼 디자인 어워드 2018’에서 ‘Life enhancer of the year’를 수상했다. 디자인에 반한 비시각 장애인의 구입 문의도 들어올 정도지만 무엇보다 닷 워치 멤버들은 ‘반품율 1% 미만’에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신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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