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자들 - 주영 & 주노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능력자들 – 주영 & 주노

2018-03-28T03:33:41+00:002018.02.28|FEATURE, 피플|

다재다능하고 소신 넘치는 젊은 아티스트를 보면 부러움과 함께 놀라움이 동시에 꿈틀거린다. 2010년 데뷔 후 입영했다가 최근 제대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뮤지션 주영, 그의 친구이자 조력자로서 3월에 공개될 주영의 새 앨범 수록곡의 작사와 스타일링을 도운 런던 베이스 모델 주노가 그들의 음악, 신뢰, 도전, 진정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영이 입은 셔츠, 카디건, 벨트, 주노가 입은 재킷, 셔츠, 팬츠, 벨트는 모두 프라다 제품.

주영이 입은 셔츠, 카디건, 벨트, 주노가 입은 재킷, 셔츠, 팬츠, 벨트는 모두 프라다 제품.

모델 주노에게 주영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둘의 인연이 무척 궁금하다.
주영 한 살 차이 동생이지만 친구처럼 허물 없이 지내는 사이다. 런던에 사는 지인의 소개로 만나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다. 곧 발표될 앨범의 노래 가사를 모두 주노가 썼다. 뮤직비디오 촬영 스타일링도 도와주는 등 내 음악의 새로운 챕터를 함께 열어준 든든한 동료다.

제대 후 첫 앨범 발표라 무척 긴장될 것 같다.
주영 그래서 더 정성을 쏟았다. 군 복무를 하면서 써놓은 곡 가운데 여섯 곡을 추렸다. 예전에 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고, 한국에서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스타일을 시도했다. 기대를 안 하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잘됐으면 하는 마음도 크니 걱정이 된다. 요즘에 마니아층이 넓은 해외 아티스트 방한 공연도 많던데, 새롭다고 느낄 수 있는 내 앨범도 사람들이 많이 들어주길 바란다.

주영이 입은 니트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팬츠는 오디너리 피플 제품. 코트와 슈즈는 개인 소장품.

주영이 입은 니트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팬츠는 오디너리 피플 제품. 코트와 슈즈는 개인 소장품.

‘새롭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무엇이 음악적으로 달라지는 계기가 됐을까?
주영 마음속에 풀어내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그 방법을 몰랐다. 군 복무하면서 여러 면에서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음악을 하는 이유 중 첫번째가 창작의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잊고 지낸 나를 돌아본 시간이었다. 예술을 하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일했으니까. 예술을 하는 사람이고 싶었고, 그렇게 꾸준히 준비하다 보니 이번 앨범에 이르게 됐다.

군대에 있으면 모든 것이 제한적일 것 같은데, 그 가운에 새로운 영감과 창작에 대해 깨달았다니 신기하다.
주영 몸과 마음이 억눌리니까 그 가운데 뭔가를 표출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을 거다. 뭔가 일반적인 관념을 깨부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쓰면서 허공에 대고 고함을 치는 듯한 기분이 많이 들었다. 오랫동안 들었을 때 내 귀에 질리지 않고, 좋다고 생각되는 노래를 심사숙고해서 골랐다. 그 모든 과정이 결국엔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주노가 입은 니트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셔츠는 김서룡 옴므, 스니커즈는 프라다 제품. 팬츠는 주노 소장품.

주노가 입은 니트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셔츠는 김서룡 옴므, 스니커즈는 프라다 제품. 팬츠는 주노 소장품.

주노는 옆에서 함께 가사 작업을 하면서 어땠나?
주노 일처럼 시작한 게 아니라, 친한 형과 즐기면서 하는 작업이니 좋았다. 런던에 있을 때도 열심히 했고, 매일매일 가사를 쓰면서 행복감을 느꼈다. 모델, 스타일링은 했지만 작사는 첫 경험이라 특별했다. 평소 음악을 들으며 가사에 집중하는 편이라 막연하게 작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내가 노트에 적은 문장이 주영 형의 멜로디를 입고 음악이 되니 뿌듯했다. 내 안의 또 다른 창작 욕구가 새롭게 발현되는 느낌이랄까?
주영 처음엔 우리끼리만 좋은 걸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새롭게 뭔가를 이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3월에 앨범이 공개됐을 때, 앨범에 어떤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나?
주영 다른 말이 필요할까? ‘멋있다! 잘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잘 팔릴 것 같다는 게 아니라, 진정성 있고 멋진 뮤지션이라고 불리고 싶다.

대중적인 반응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주영 아니다. 정말 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아닌가? 음악 차트 1위를 목표로 둔다기보다는 나만의 진정한 음악을 내놓는다는 사실에 더 의미를 둔다는 뜻이다. 여섯 가지 수록곡을 들어보면 따스하고 달콤한 분위기의 음악도 있고, 다소 어려운 느낌의 곡도 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게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음악에는 ‘어렵다, 쉽다’보다는 ‘좋다, 싫다’의 의견이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고 만족스럽다.

평소에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는지 궁금하다.
주영 재즈를 많이 듣는다. 특히 흑인 음악을 많이 듣는다. 쳇 베이커를 무척 좋아한다. 요즘엔 대니얼 시저에 꽂혔다. 프랭크 오션은 믹스테이프가 나왔을 때부터 팬이었고. 프랭크 오션을 처음 접했을 때, 어디에서도 접해보지 못한 장르라고 생각했다. 그런 뮤지션들이 좋다. 대니얼 시저도 처음 들었을 때 장르를 설명할 수 없는 스타일이라 더욱 끌렸다. 제임스 블레이크도 마찬가지고. 안 들어본 것 같은 새로움에서 오는 충격과 신선한 음악, 그걸 만드는 사람들이 좋다.

그래서 그런가? 오늘 촬영에서 꽤나 실험적인 옷을 입었는데, 거부감이 없어 보였다.
주영 진짜 없다. 예쁘고 새로운 게 좋다.
주노 주영 형이 도전 정신이 있어서 너무 평범한 건 싫어한다. 패션에서도 새로운 걸 시도하길 좋아한다.
주영 평소에 입는 걸 똑같이 입으면 재미없잖아요? 색다른 걸 입어볼 수 있다면 좋죠.

니트 카디건, 슈즈는 버버리, 팬츠는 오디너리 피플 제품.

니트 카디건, 슈즈는 버버리, 팬츠는 오디너리 피플 제품.

모델 주노가 앨범 영상 스타일링도 도와주고, 오늘도 스타일링을 도왔다. 함께 일하는 분위기는 어땠나?
주영 옷 준비를 위해 함께 쇼핑에 나섰을 때도 서로 의견이 확실하고 직관적인 의견이 통해서 좋았다. 분석적이고 계산적이라기보다 즐기면서 작업했다.
주노 다양한 준비와 조율, 생각을 필요로 하는 스타일링은 확실히 모델 일과는 다르다. 스타일리스트 일에 본격적으로 도전해보고 싶다. 내가 옷을 입혀주는 대상이 어떤 걸 좋아하고 추구하는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옷을 매개체로서 그 성격이 매력적으로 표출될 수 있게 하는 스타일리스트를 꿈꾼다.

주노가 입은 셔츠, 톱, 팬츠, 스니커즈는 모두 디올, 주영이 입은 의상은 개인 소장품, 슈즈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제품.

주노가 입은 셔츠, 톱, 팬츠, 스니커즈는 모두 디올, 주영이 입은 의상은 개인 소장품, 슈즈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제품.

둘이 친구로서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점은?
주영 신뢰라고 생각한다. 주노를 믿기 때문에 뭘 해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니 함께하는 작업이 모 두 자연스럽고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 주노 주영 형을 볼 때, 뮤지션을 떠나서 평소에 하는 행동과 작업에 진정성 이 있다는 점을 높게 산다. 겉으론 장난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감동적인 순 간이 많다. 진지하고, 음악적인 견해가 넓고 풍부해서 그런 주영 형의 모습에 나도 저절로 신뢰를 같게 됐다.

디지털이 주도하는 이 시대에 진정성을 추구하기란 쉽지 않다. 요즘 음악의 흐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주영 음악의 소비가 너무 빨라서 아쉽다. 사람들은 저절로 자극적인 음악을 많이 찾게 되는 것 같고. 자극적이지 않아도 자세히 들어보면 펼쳐지는 좋은 감정선, 그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티스트들이 아직도 많다. 그런 노력과는 반대로 차트는 거꾸로 흐르는 게 현실이다. 음악을 진정성 있게 하는 사람들이 빛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 도와주고 협업하고 그런 단단한 시스템과 문화가 생길 수 있다면 좋겠다.

주영이 입은 구조적인 셔츠는 준지, 팬츠는 코스 제품.

주영이 입은 구조적인 셔츠는 준지, 팬츠는 코스 제품.

이번 앨범을 통해 여섯 곡만 발표한다고 했는데, 이른 시간에 또 새로운 노래를 엮어 발표할 계획이 있나?
주영 회사에서 내주시면(웃음) 전 언제나 감사하다. 노래가 좀 더 쌓이면 좋은 공연도 계획하고 싶다. 보여주고 싶은 나만의 색깔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자신의 음악을 비주얼적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것과 비슷할까?
주영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성이 있는, ‘잔잔한 파도’ 같은 음악?
주노 형의 음악을 들으면 노하우가 넘치는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주는데, 평소에 입는 옷은 마치 언더커버 스타일처럼 특이하면서 소년 같은 면이 있다. 그런 음악과 성격의 언밸런스가 형의 매력이다. 1번부터 6번 트랙이 한 장르라고 얘기할 수 없는 다른 음악들로 구성됐다. 솔직히 처음에는 의아했다. 하지만 오래 들어보니, 그때그때 달라지는 사람의 기분을 음악으로 보여주더라. 항상 기쁜 순간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오히려 들을수록 ‘이건 R&B다’라고 단정할 수 없을 만큼 솔직하게 느껴졌다. 가사 역시 특별한 주제로 시작하기보다는 가이드를 먼저 들어보고 맨 처음 드는 생각으로 풀어냈다. 음악과 가사에 담긴 솔직함을 많은 이들과 공감하고 싶다.
주영 참, 이번에 또 감사를 전하고 싶은 세 분이 있다. 앨범 피처링을 도와준 지소울, 피에이치원, 그리고 쏠(Sole)이다. 내가 워낙 좋아하던 지소울 형은 입대 하루 전 녹음해줘 정말 고마운 마음이 크다. 피에이치원도 새롭게 떠오르는 뮤지션이고, 쏠은 아직 유명하진 않지만 내가 추구하는 신선함을 주기에 적격이어서 함께했다. 앨범이 나오기까지 도와준 모두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