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올림픽 종목도 있었다

사공효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매일 밤 치킨을 같이 먹어주던 친구가 없어진 기분이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7위를 기록했다. 메달리스트는 총 26명.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최다 메달’ 신기록이다. 현대 경제 연구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이번 평창 올림픽으로 얻은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는 약 11조 6000억 원. 향후 10년간 64조 9천억 원의 경제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림픽, 처음부터 이렇게 거대했을까? 제1회 아테네의 정식 종목은 고작 9개에 불과했다.  2회 파리 올림픽, 3회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때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종목들도 많았다. 심지어 채택 1회 만에 폐지된 종목들도 있다. 제1회 동계 올림픽은 프랑스 샤모니에서 개최되었으며 그때는 종목이 고작 16개뿐이었다.

1908 런던 올림픽

1908 런던 올림픽

역도 한 손 들기

역도는 188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한 손 들기’와 ‘양손 들기’ 두 종목이 있었다는 사실. 한 손 들기는 아령처럼 역도를 들어 올려 승패를 겨뤘는데, 영국의 론 체스턴 엘리엇이 한 손으로 71kg을 들어 우승했다. 하지만 1회 만에 역도 한 손들기는 사라졌다.

비둘기 사격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에서 열린 비둘기 사격 경기. 신호와 함께 비둘기를 날려 보내고 그걸 총으로 쏘아 맞추는 경기. 당연히 누가 더 많은 비둘기를 죽이느냐가 승패를 좌우했다. 금메달을 차지한 벨기에의 쏜 레온 데 룬덴은 21마리를 잡았고, 은메달을 차지한 프랑스 모리스 포로는 20마리를 쐈다. 하지만 이때 날려 보낸 비둘기는 총 300마리. 게다가 비둘기 사체가 관중 머리 위로 떨어져 잔인하다는 이유로 폐지되었다.

푸들 털 깎기

제한시간 동안 누가 더 많은 푸들의 털을 깎느냐를 재는 경기. 프랑스의 여성 농부가 2시간 동안 17마리의 푸들 털을 깎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또한 너무 황당한 스포츠라 폐지.

캐논 슈팅

대포를 발사하여 거리와 정확성을 재는 경기. 지금 생각해보면 군사훈련과 비슷하다. 왜 이 종목이 올림픽 경기로 채택되었는지는 미지수. 결국, 파리 올림픽에서 잘못 쏜 포탄이 농가를 박살 내는 바람에 폐지.

열기구 레이싱

열기구를 타고 떠올라 비행 거리, 시간, 얼마나 안전하게 착륙하는 지를 겨룬다. 하지만 경기 1회 만에 폐지되었다. 이유는 ‘지루해서’. 진짜다.

연날리기

우리 선조들이 방패연, 가오리연을 날릴 때, 서구 지역에서도 연날리기가 인기였다. 1990년 파리 올림픽, ‘누가 연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날리는가’를 겨루는 종목이 있었다. 대체 어떻게 날려야 세련되고 관능적으로 보일 수 있었는지 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대회 날 강한 돌풍으로 선수들이 준비한 연이 모두 날아가 버려 폐지되었다.

1920 앤트워프 올림픽 개막식

1928 암스테르담 올림픽

비둘기 레이싱

비둘기들이 얼마나 빨리 날아가는지를 겨루는 경기. 총 7개의 세부 종목이 있었다고 하지만 자세한 경기 방식이나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전설의 종목. 이유는 비둘기가 모두 날아가 버려서.

인명구조

소방 훈련도 아닌데 인명구조가 올림픽 종목으로도 있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한 뒤 심폐소생술까지 실시하여 사람을 살리는 종목이었다. 대체할 수 없기에 사람을 물에 빠뜨린 뒤 인명구조 선수가 물에 뛰어들어 얼마나 빨리 구하는지 겨뤘다고. 하지만 경기 도중 익사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폐지되었다. 애초에 이런 대회를 기획한 사람의 뇌 구조는 어떤지 무척 궁금하다.

싱글스틱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인 경기. 어렸을 적 싸움할 때, “코피 나는 사람이 지는 거야.” 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펜싱과 비슷한 종목이라 생각하면 쉽다. 두 명의 선수가 목검을 들고 마주 서서 상대방의 머리를 가격하는 경기. 승패는 상대방의 머리에서 피가 나야 승리한다. 참가 선수는 세 명, 하지만 너무 잔인하여 1회 만에 폐지되었다.

권총 쏘기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는 이색 권총 대결도 종목으로 있었다. 물론 사람끼리 총을 겨누는 방식은 아니다. 사람 모양의 표적을 놓고 사격을 했다. 하지만 사람 모양의 표적 위에 코트를 입혀놓고 목을 향해 총구를 겨눠 논란이 됐다. 물론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로 1회 만에 폐지되었다.

자전거 폴로

1891년 아일랜드에서 탄생한 종목은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정식 채택되었다. 당시 영국이 자전거 폴로 강국이었다고 하나 대회에서는 아일랜드가 독일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영국에서는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줄다리기

줄다리기는 실제로 올림픽 정식 종목이기도 했다.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채택되어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까지 20년간 정식종목으로 운영되었다. 경기 방식은 6명이 한 팀을 이뤄 5분간 힘을 겨뤘다. 상대팀을 중앙선에서 1.82m 이상 끌어당겨야 승리. 그러지 못했을 경우 연장전에 들어갔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박한빛누리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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