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의 소리를 찾아서

사공효은

자고로 패션쇼란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쇼 장을 감도는 공기의 향부터 런웨이를 향하는 조명의 조도, 바닥에 깔린 카펫의 질감 등 쇼는 오감으로 트렌드를 전한다. 그 중 단연 최고를 꼽자면(물론 옷 외의 요소 중!) 모델의 워킹을 오선지 위로 경쾌하게 옮기는 사운드 트랙이다. 최근 이 쇼 음악을 집대성한 두 가지 플레이리스트가 애플 뮤직을 통해 공개됐다. 지난 17년간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버버리와 함께하며 잊지 못할 순간의 BGM들을 모아서 만든 ‘17 Years of Soundtracks’과 오랜 시간 샤넬의 사운드 디자이너를 맡아온 미쉘 고베르가 큐레이팅한 쇼 음악뿐 아니라 샤넬의 친구로 불리는 퍼렐 윌리엄스, 캐롤린 드 메그레 등의 플레이리스트까지 담고 있는 ‘The Sound of Chanel’이 바로 그것. 잠이 쏟아지는 나른한 오후, 이 두 사운드 트랙을 플레이 해보자. 파워 워킹이 절로 나올 터이니.

‘반’ 음악인으로 불리는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버버리를 떠나며 남긴 회고록과도 같은 플레이 리스트.

“음악은 순간의 분위기에 색을 입힙니다”라고 말하는 칼 라거펠트가 그 동안 자신의 쇼에 틀었던 음악들. 우아하면서도 젊고, 진지하면서도 가벼운 샤넬의 패션이 음악에도 녹아 있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민정
사진
Courtesy of Bur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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