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에서 미리 본 트렌드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컬렉션에서 미리 본 트렌드

2018-02-20T13:52:06+00:002018.02.09|FASHION, 트렌드|

4대 도시에서 각축전을 벌인 트렌드의 향연! 이제 두 팔 벌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일만 남았다.

NEWYORK 2017.9.07 – 14

네온의 50가지 그림자

이번 시즌 뉴욕은 오랜 시간 그곳을 지켜온 대표 브랜드의 부재로 정체된 패션계에 활기를 부여하려는 듯 네온 컬러를 대거 활용했다. 재미있는 건 네온 컬러의 사용 범위가 그 어느 때보다 넓고 깊었다는 점. 먼저 작업복이나 운동복에 자주 쓰이는 네온 컬러를 스트리트적으로 해석한 브랜드는 펜티X퓨마로 시각적 흥분과 밀접한 네온 컬러의 정서적 특징을 스포티즘에 섞어 섹슈얼한 무드를 연출했다. 작업복의 투박함과 색감이 주는 섹슈얼한 무드의 기묘한 조합이 새로웠던 지점. 한편 네온 컬러가 트렌드라는 증거는 뉴욕의 주목받는 신예 브랜드 시스 마잔과 마리암 나시르 자데 같은 디자이너들이 하나같이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그들의 공통점은 네온을 특별한 무언가로 바라보지 않고, 쉽고 자주 즐길 수 있는 아이템처럼 대했다는 것이다. 소재 역시 자연주의적인 리넨이나 면처럼 소박한 것들로 선택했다. 이번 시즌 네온을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싶다면 이들의 룩을 참고하면 좋을 듯. 일상 뿐 아니라 네온 컬러는 이번 시즌 레드 카펫에서도 자주 목격될 예정이다. 제레미 스콧의 시스루 러플 네온 드레스나, 프라발 구릉의 시스루 네온 핑크 드레스, 톰 포드의 슈퍼 핫 핑크 파워 슈트는 화려한 스타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듯하다.

더블 데님

지난 2017 F/W와 2018 S/S의 평행이론일까? 시즌만 바꿔서 그대로 런웨이에 올렸나 싶을 만큼 비슷한 데님 룩이 런웨이에 등장했다. 뉴욕을 비롯해 다른 도시들로 스펙트럼을 넓혀봐도 이 같은 현상은 비슷하다. 데님의 소재 역시 풀기를 머금은 뻣뻣한 인디고 로(Raw) 데님이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는데, 데님을 테일러링을 더한 포멀한 옷차림으로 해석한다는 점을 기억할 것. 지난 시즌 데님 상의에 데님 팬츠를 입는 ‘캐나디안 턱시도’ 바람을 일으킨 캘빈 클라인은 히치콕 영화 속 한 장면을 담은 데님 재킷과 팬츠 룩을 선보였으며, 뉴욕의 신예 콜로보스는 노란 스티치를 선명하게 새긴 데님 셔츠와 팬츠를, 티비는 크롭트 재킷에 팬츠를 매치하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데님을 시그너처로 하는 뉴욕의 신예 매튜 애덤스 돌란과 애덤 셀먼도 각각 소매가 긴 데님 테일러드 재킷과 포켓 팬츠, 꽃을 그려 넣은 집업 재킷과 팬츠를 내놓았다. 봄날의 데님 역시 개별적인 아이템으로 볼 것이 아니라 데님과 데님을 더하는 스타일로 기억한다면 실패할 일은 없겠다.

여성의 이름으로

브라렛 패션이 처음 등장한 건 아니지만 어쩐지 거부감이 들거나 시도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옷 속에 입어야 마땅했던 브라톱과 코르셋이 빛을 활짝 본 뉴욕은 실용성과 활동성, 캐주얼한 요소가 바탕이 된 현실적인 스타일링으로 브라렛을 시즌 트렌드로 등극시켰다. 가장 쉬운 1단계는 바자 이스트와 퍼블릭 스쿨, 알렉산더 왕, 티비처럼 티셔츠나 재킷에 브라톱과 코르셋을 덧입거나, 각종 헬스와 필라테스로 다져진 몸이라면 배를 수줍게 드러내볼 것을 권한다. 브라톱에 오프숄더 셔츠 디자인을 장식한 알렉산더 왕과 코르셋과 속옷의 결합 형태로 애슬레저 스타일을 완성한 펜티 푸마를 참고할 것. 티비의 경우 체크 팬츠 슈트에 투명한 벨트형 코르셋을 장착해 반전의 멋을 더했다. 바퀘라, 제레미 스콧, 헬무트 랭, 필립 플레인처럼 쇼의 주제와 콘셉트를 위해 선보인 디자인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포멀한 재킷 속에 브라톱을 입는 고전적 방식은 톰 포드와 쟈딕&볼테르로 인해 현대적으로 해석되었다. 재킷과 팬츠를 결합한 슈트 안에는 티셔츠 자리에 브라톱을 대신하면 어떨까.

 

LONDON 2017.9.15~19

달콤한 솜사탕

‘피부 톤과 맞지 않다’, ‘힘이 없어 보인다’, ‘컬러의 믹스 매치가 어렵다’ 등의 핑계로 옷장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파스텔 컬러. 그런데 2018 S/S 시즌 디자이너들은 이 파스텔 색상에 눈길을 돌렸다. 박시한 스웨트 드레스에 옅은 파스텔 톤을 입힌 J.W. 앤더슨부터 센슈얼한 여성을 대표하는 롤랑 무레, 현재 런던에서 가장 핫한 디자이너 몰리 고다드, 남성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파스텔 보라색 슈트를 선보인 조셉이 그 예다. 파란 하늘빛과 어울리는 솜사탕, 촉촉하고 향긋한 소르베, 달콤한 마카롱 등 파스텔을 일컫는 말들은 한여름의 망중한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파스텔 컬러의 매력은 미니멀리즘부터 맥시멀리즘을 아우르는 다양한 런던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쳐 더욱 극대화됐다. 어색하기 짝이 없던 파스텔 컬러에 이토록 전성기가 찾아올 줄 누가 알았을까? 해체주의적인 디자인이 돋보인 마르케스 알메이다는 파스텔 핑크 러플 장식 비대칭 크롭트 톱과 쇼츠 룩으로 반전을 더했고, 프린 컬렉션에선 감각적인 란제리 디테일을 접목한 파스텔 룩이 대거 등장해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 이번 시즌이야말로 그동안 감춰온 변화무쌍한 파스텔 색상의 신비로움에 빠져야 할 때!

체크 만세

겨울 시즌에 익숙했던 체크무늬는 잠시 접어두자. 활기 넘치는 컬러 차용은 물론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과감하게 체크로 뒤덮는 새로운 체크무늬가 대세다! 모던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의 변주를 보여준 포츠1961 컬렉션에서 단연 돋보인 건 체크 프린트를 더한 셔츠 드레스 룩이었다. 하나의 추상화 작품처럼 느껴질 정도로 볼드한 구성과 색감의 조화가 독특했다. 마리 카트란주는 스포티즘에 체크무늬를 적용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그래픽적 컬러 배열로 체크무늬 같은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 모양인 아플리케 장식의 섬세함에 놀라게 된다. 이번 시즌 런던에서 쇼를 연 엠포리오 아르마니도 입체적으로 느껴질 만큼의 굵직한 체크무늬를 슈트 전체에 적용해 화제가 됐다. S/S 시즌 체크무늬를 스타일리시하게 활용하려면 이 두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가장 굵직한 체크 패턴에 도전할 것, 그리고 상의와 하의 모두 대범하게 체크무늬로 가득 채울 것!

프린세스 다이어리

‘공주 드레스’가 줄곧 등장해서인지 런던 패션위크는 한 편의 동화책을 보는 듯 예쁜 것들로 가득했다. 시스루 소재, 볼륨 실루엣, 꽃 모티프, 러플 디테일 등 여성스러움을 상징하는 모든 것들이 총집결했달까? 상업적 기획이 출몰하는 일부 런웨이와는 달리, 로열 패밀리의 명목을 이어가는 도시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듯 정교하고 아름다운 드레스에 시선을 빼앗겼다. 크리스토퍼 케인, 록산다 일린칙과 같은 디자이너들은 찰랑찰랑 흐르는 실크 드레스의 매력에 주목했다. 볼륨감 있게 떨어지는 풍성한 소매 디테일과 왕가의 품격이 느껴지는 주얼 장식을 곁들인 것이 특징이다. 시몬 로샤는 특유의 소녀 감성을 담아낸 공주의 향연을 펼쳤다. 순백의 파자마 무드 드레스부터, 은은한 발레 핑크 컬러를 머금은 층층의 튤 스커트까지, 로맨티시즘의 극치를 보여준 시몬 로샤는, 레이어드 스타일링과 트렌치코트와 같은 실용적인 아이템의 믹스 매치로 소녀적 상상력을 더해 특별했다. 매끈한 새틴 소재에 리본을 달고, 자수 장식까지 곁들인 에르뎀의 피날레 순간에 이르렀을 땐, 궁전의 무도회가 떠오를 정도로 황홀했다.

MILAN 2017.9.20~26

센슈얼 터치

시폰 소재는 로맨틱한 동시에 관능적이다. 노스탤지어가 느껴지는 소재 특유의 성질은 옷 너머로 살짝 살이 엿보이는 시스루 효과를 더해 아스라한 여운을 남긴다. 그 찰나를 노린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각기 자신이 그리는 여성에 대한 매혹적인 판타지를 연출했다. 화려한 네크라인 장식으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를 연상시키는 드레스 룩을 개성 있게 선보인 구찌, 시스루 드레스 아래 언더웨어를 있는 그대로 노출한 넘버21, 팬츠에 시스루 크롭트 톱을 매치한 알베르타 페레티 등 각기 다른 형태로 시폰을 재해석했다. 특히 펜디는 그래픽 패턴의 시스루 룩에 프린트가 눈길을 끄는 시스루 타이츠와 펌프스를 레이어링해 ‘프린트 온 프린트’의 흥미로운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그래픽 프린트가 오버랩되며 보여주는 낯선 새로움은 관전 포인트. 꿈결처럼 로맨틱하고도 센슈얼한 룩을 전매특허로 한 블루마린과 비오네의 여신 드레스 역시 보일 듯 말 듯 한 시폰 특유의 매력을 업그레이드해 제안했다. 한편 90년대 질 샌더의 미니멀리즘을 연구한 루시와 루크 마이어 커플의 질 샌더 데뷔쇼에서도 모던한 형태의 프린트로 온몸을 휘감은 시스루 맥시 드레스가 등장해 동시대적인 또 다른 매력을 안겨주었다.

형형색색 무지개

이번 시즌, 런웨이 위의 아티스트들은 자신만의 컬러 블록을 흥미롭게 펼쳐 보였다. 젊은 수장 프란체스코 리소가 이끄는 마르니의 두 번째 여성복 쇼는 한층 안정된 가운데 마르니 특유의 대담한 실루엣과 예술적인 컬러 배합이 되살아났다. 아뇨나는 모던한 베이식 룩에 의외의 색 조합, 이를테면 붉은 재킷과 네온 빛이 감도는 연두색 팬츠 등으로 개성을 더했다. 한편 페라가모, 미소니 등은 긴 장갑이나 얇은 벨트 같은 액세서리에 포인트 컬러를 더해 눈길을 끄는 색 조합을 연출했다. 나아가 기하학적이거나 아티스틱한 프린트에 원색 컬러 블록을 매치해 복고 무드를 표현한 돌체&가바나와 프라다도 있다. 특히 미우치아 프라다는 프라다 쇼를 통해 레드와 오렌지의 톤온톤에 검은색을 더해 강렬한 컬러의 한 수를 선사했다. 페인터 못지않은 밀란 패션 디자이너들의 색상에 대한 선택과 집중, 여기에 컬러 테라피스트 버금가는 그들이 컬러의 심리적 효과까지 고려해 만든 룩이 이토록 풍성하다. 이 계절을 더욱 찬란하게 만들어줄 색의 향연을 만끽할 때다.

글래머러스 운동회

오늘날, 하이패션을 유혹하는 스포티즘의 용광로는 더욱 뜨거워지는 동시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단순히 운동선수 같은 캐주얼함이 아닌 글래머러스한 매력을 탑재한 매혹적인 스포티즘으로서 소재와 실루엣, 디테일에 풍성함을 더한 것. 대표적으로 스포트막스는 그래픽적인 로고 밴드 장식을 담은 실크, 니트 소재 롱 드레스를 선보이며 젊은 여성의 시선을 끌었다. 구찌는 트랙 점퍼에 온갖 화려한 주얼 장식을 더했고, 모스키노는 발레리나의 튀튀를 더한 바이커족 의상을, 스텔라장은 레슬링 경기복에 토속적인 풍성한 풀 스커트를 더한 믹스 매치 스타일을 선보였다. 또한 보테가는 루스한 핏의 파스텔 톤 서머 후디 톱이나 소매에 스트링 장식을 더해 봉긋하게 연출한 메탈릭 드레스로 해변에서 우아하고도 스포티하게 연출할 만한 룩을 제안했다. 브랜드의 전통을 스포티즘을 통해 모던하게 재해석한 곳도 있다. 에트로는 페이즐리 프린트의 브라톱과 레깅스를 선보이는 동시에 이를 실크 로브와 매치해 모던하게 진화해가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입증했다. 만약 액세서리를 통해 스포티즘의 특별한 터치를 노린다면? 센슈얼한 브라톱과 스커트 룩에 후디를 더한 넘버21과 플랫 샌들과 나일론 백에 강렬한 스터드 장식을 가미한 프라다를 참고할 것.

PARIS 2017 . 9 .26 ~10 . 4

민낯의 당당함

이번 시즌 파리는, 패션 수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척 과감하고 도전적인 룩으로 가득했다. 특히 ‘보일 듯 말 듯’이 아닌,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룩이 주를 이뤘다. 예전의 시스루가 관능적이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스포티 무드가 가미됐다. 로샤스와 알렉산더 매퀸처럼 로맨틱하고 여리디여린 룩이 있는가 하면, 힙레(힙합과 발레가 믹스된 춤)에서 영감 받은 몽클레르 감므 루즈나 디올처럼. 지난 시즌 옷과 가방 위에 투명한 PVC 소재가 덧씌워졌다면, 이번 시즌엔 오간자가 그 자릴 대신한다. 드리스 반 노튼은 매니시한 슈트 룩과 페미닌한 니트 룩 위에, 와이프로젝트는 팬츠와 재킷 위에 오간자를 레이어드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사실 시스루 룩이 컬렉션에서 보기엔 예뻐도 막상 입으려면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 망사, 오간자를 런웨이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도 입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이 두 브랜드의 룩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빗금친 줄무늬

엄마도 아빠도, 패션 피플과 패션 문외한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바로 그 무늬. 줄무늬가 트렌드가 아니었던 시즌이 있겠냐만은, 이번 시즌엔 좀 더 다양한 변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소니아 리키엘의 여유로운 줄무늬 슈트가 기본 중에 기본이라면, 알투자라는 선의 방향을 조금 틀거나 두께를 달리했다. 에르메스도 마찬가지. 루이 비통은 선의 컬러와 스타일에 좀 더 과감한 변화를 줘 지루하지 않게 했으며, 하나의 룩에 선의 스타일만 5가지가 들어갔을 정도다. 가로, 세로, 두께도 자유롭게 변형되었다. 발렌시아가는 역시나 독특한 스타일링을 기반으로 줄무늬 셔츠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베이식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박시한 줄무늬 셔츠에 또 하나의 셔츠를 덧댔다. 기본과 기본이 만나 유니크한 옷이 탄생한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아크네의 줄무늬. 줄무늬가 옷을 뚫고 나온 듯한 디자인은 더없이 신선했다. 취향대로, 단계별로 골라 입는 재미를 느껴보시길.

우주가 담긴 드레스

저녁 8시, 에펠탑 불빛이 깜박거리자 생로랑 쇼가 시작됐다. 파리의 밤을 고스란히 담은 옷들은 조명에 따라 모델의 움직임에 맞춰 별처럼 빛났다. 피날레에 맞춰 에펠탑은 다시 한번 찬란하게 빛났고, 쇼장에 모인 프레스들과 먼발치에서 신기하게 쇼를 보던 이들은 모두 황홀경에 빠졌다. 파리의 디자이너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그 어느 도시보다도 화려하게 빛나기로 작정한 것만 같았다. 시퀸은 기본이고 주얼, 미러와 같은 소재로 정성스럽게 옷을 완성했다. 이 경쟁에는 파리를 대표하는 두 명의 젊은 디자이너가 앞장섰다. 생로랑이 파리의 밤이라면, 발맹과 파코라반은 우주에 가까웠다. 발맹의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반짝이기 위한’ 현존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특유의 엘레강스를, 파코라반의 줄리앙 도세나는 갈기갈기 찢어진 스팽글 팬츠와 스커트로 디스코 무드를 강조했다. 발렌티노와 알렉산더 매퀸은 그 와중에도 로맨틱함을 잃지 않았고, 나타샤 람세레비 역시 몇몇 룩으로 자신의 끌로에 데뷔전을 환하게 밝히는 것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