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문턱을 넘어가면서부터 입술 피부는 특유의 붉은빛이 흐려지면서 표면이 건조해지고, 입꼬리도 아래로 축 처진다. 나이가 들수록 그 어느 부위보다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입술에 관한 이야기.

신윤복의 <미인도> 속 여인과 중국의 양귀비를 묘사한 그림, 파리의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린 초상화 속 여인의 공통점은? 모두 앵두같이 빨갛고 탱탱한 입술을 지녔다는 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볼륨감 넘치는 붉은 입술은 미인을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다. 언제까지고 20 대의 예쁜 입술로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표피와 점막이 혼재되어 있고 피지 분비가 거의 없는 입술 피부의 특성상 다른 부위보다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게다가 하루 종일 말하고, 음식을 먹는 등 운동량 또한 상당해 입술 주위로 표정 주름마저 쉽게 생긴다. 하루라도 빨리 입술 안티에이징에 돌입해야 하는 이유다.입술 고해상컷

본격적인 립 안티에이징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입술의 구조를 살펴보고 넘어가자. 입술 겉 피부는 털이나 피지샘, 땀샘이 없어 피지막을 형성할 수 없으며, 입 안쪽 점막과 혼재되어 있는 구조다. 게다가 얼굴 피부의 1/3 두께에 불과해 자극을 받기 쉽고 입술 각질층의 턴오버 주기 또한 3~4일로 매우 짧다. 입술 내부는 피부와 마찬가지로 섬유아세포와 히알루로닉산, 콜라겐, 엘라스틴, 진피세포가 존재한다. 나이가 들면 콜라겐 생성이 더뎌지면서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그물망 구조가 느슨해져 입술 두께가 얇아지고,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입술색도 흐려진다. 게다가 자외선을 많이 쬐면 입술 속 젤라티나아제와 멜라닌 색소가 침착되면서 입술색이 더욱 칙칙해진다. 40대를 넘어가면 입술 전체의 볼륨감이 없어지며 윗입술이 얇아지기 시작하고, 세로 주름이 눈에 띈다. 거기에 입술 주변의 근육이 탄성을 잃으면서 입꼬리가 내려가고 입술이 안쪽으로 말려 코 아래가 길어지는 슬픈 현실에 접어든다. 진정한 입술 미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입술 피부뿐만 아니라 입술 주변의 피부 근육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다.

입술 시계를 되돌려라
입술의 구조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제는 입술 고민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을 숙지할 차례다. 입술 노화가 진행되면 가장 먼저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입술색이다. 입술은 모세혈관이 그대로 비치는 형태인데 나이가 들면 모세혈관의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입술색이 어두워지고 탁해진다. 거기에 진한 립스틱을 바르고 꼼꼼하게 씻지 않는 습관 또한 한몫한다. 입술 주름 사이 남아 있는 립스틱 잔여물이 색소 침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립 메이크업을 강조한 날에는 입술 전용 리무버를 사용하고, 세안 후 면봉에 클렌징 워터나 바셀린을 묻혀 다시 한번 지워야 입술의 색소 침착을 예방할 수 있다.

입술 혈색을 즉각적으로 예쁘게 만들고 싶다면 어딕션과 바비 브라운, 메이크업 포에버의 신제품을 눈여겨봐도 좋겠다. 이달, 약속이라도 한 듯 베이비 핑크 컬러의 립밤을 선보인다. 히알루론산과 천연 오일이 들어 있어 입술을 촉촉하게 가꿔줌은 물론 컬러 리바이벌 테크놀로지와 같이 입술의 수분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컬러로 연출해주는 기술을 탑재해, 원래 내 입술색이 분홍색인 것처럼 표현해 준다.

통통하던 입술이 언젠가부터 납작하고 빈약하게 느껴진다면 립 플럼퍼나 글로스를 적극 활용해라. “입술이 얇은 여성들이 메이크업할 때 립 라인을 과장되게 그리곤 하는데, 이는 빈약한 입술을 더욱 도드라지게 해요. 과한 오버립은 피하고 자신의 입술색과 비슷한 글로스를 입술 라인보다 살짝 넓고 도톰하게 발라주세요. 그러면 마치 내 입술처럼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더할 수 있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영의 조언이다. 립 플럼퍼는 즉각적으로 입술을 도톰하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캡사이신과 멘톨, 캠퍼 등 입술을 볼륨감 있게 만드는 성분이 자극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입꼬리가 아래로 축 처졌다면 입술 주변 피부의 근육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볼 피부의 피하 지방이 아래에 쌓이면서 그 무게로 팔자 주름이 깊어지면서 입꼬리가 내려가기 때문. 시술을 받을 게 아니라면 마사지에 매진하자. 입꼬리를 위로 당긴 상태에서 왼손 검지와 중지를 입꼬리를 중심으로 위아래 입술선에 올리고 입술 중앙을 향해 5초간 밀어준 뒤 오른쪽도 반복한다. 검지와 중지를 아랫입술 라인을 따라 꾹꾹 눌러준 뒤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입술 주변의 근육을 살짝 꼬집어라. 마지막으로 입꼬리 양 끝에 검지를 올리고 위로 잡아당긴 채 5초간 유지하면 끝. 하루에 2~3분 투자하는 것만으로 입꼬리 처짐의 가속화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다.

입술 주변 피부까지 세로 주름이 생기고 입술 피부가 뻣뻣해지면서 입술이 쪼그라들었다면 립밤의 기능을 꼼꼼히 체크하자. 타임과 황금, 은행잎 추출물이 활성산소의 연쇄 반응을 억제해 각종 노화의 징후로부터 입술 피부를 보호하는 제품부터 식약처로부터 주름 개선 기능성을 인증받은 립밤 등 입술 노화를 예방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제품 말이다. 이러한 제품은 입술에만 바르기보단 입술 주변 피부에까지 넓게 펼쳐 바를 때 훨씬 더 효과적이다.

똑똑똑
화장품과 마사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입술 노화가 고민이라면 클리닉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윗입술 안쪽이 푹 꺼지면서 인중이 아래로 늘어졌다면 ‘실루엣소프트’의 방법이 있다. 인중 필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시술로 자가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스컬트라 성분인 PLLA가 함유된 실을 이용해 피부를 리프팅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실 리프팅 시술은 피부 속에서 실이 끊어지거나 꺾이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것은 양 방향으로 움직이는 바늘과 고깔 모양의 원추가 피부를 직접 당겨 올려 고정하는 방식으로 더욱 안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입술 주변 피부가 쪼글쪼글해지고 입술에 세로 주름이 생겼다면 볼이나 입 주변을 끌어 올리는 레이저 리프팅 시술을 고려할 만하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더블로 골드’ 시술은 강하게 집적된 초음파 에너지를 진피층과 근막층에 적용해 피부를 끌어 올리는 것으로 단 한 번의 시술로 효과를 볼 수 있어 입소문을 타는 중. 입술 두께 자체가 얄팍해진 경우 히알루론산 필러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시술 후 6개월에서 1년이 지나면 체내에서 녹아 사라지고, 시술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히알라제라는 약물로 필러를 제거할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 유스 피부과 강현영 원장은 “히알루론산의 분자는 매우 커서, 진피까지 물질을 보내려면 표피와 기저막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주사밖에는 방법이 없지요. 히알루론산 필러도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입술 형태에 알맞은 점성과 탄성을 지닌 제품을 선택해야 해요. 입술의 경우 미네랄이나 만니톨과 같은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지요. 효과는 최소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지속되나 개인별로 차이가 있답니다” 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