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과 모피, 시어링. 추위에 맞서는 최강 아우터와 어떤 노출도 허용치 않는 방한용 소품은 한파의 지배자다.

MONCLER GRENO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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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터의 온도

아침 최저 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의 수치에 평년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한파주의보. 따뜻하면서 가볍고, 세련된 한파용 아우터가 필요한 이 추위에는 아무리 멋진 코트라도 리스트에서 제외된다. 이번 시즌 한파용 아우터 트렌드는 럭셔리 소재와 만난 패딩, 가짜와 진짜를 동시에 품은 모피, 다채로운 소재와 결합한 시어링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11월 중순부터 유입된 시베리아 한랭전선의 영향으로 패딩의 등장이 서둘러졌음을 눈치챘을 듯. 최대한 부풀리고 큼지막하게 만들던 패딩의 시대를 지나 모피를 덧댄 패딩 아우터가 주를 이루는데, 곱슬곱슬한 양털을 어깨에 장식한 미우미우와 암홀을 따라 모피를 붙인 언더커버, 몸판은 패딩으로, 소매와 어깨선은 모피로 장식한 사카이에서 변화가 감지되었다. 빈티지한 느낌을 주는 시몬 로샤와 현란한 무늬를 넣은 미우미우가 가짜 퍼 아우터의 문을 열었다면, 그 반대에는 흩날리는 몽골리안 램으로 뒤덮은 니나리치, 무늬를 정교하게 새겨 넣은 펜디가 진짜 모피의 주자로 나서며 모피 진영을 양분하고 있다. 짧게 깎은 흰색 양털에는 스웨이드가 결합해야 한다는 공식이 일반적이었던 시어링은 이번 시즌 다채로운 소재와 결합해 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광택이 도는 페이턴트와 결합한 프로엔자 스쿨러, 가죽과 만난 알렉산더 매퀸과 소니아 리키엘, 데님으로 경쾌한 맛을 살린 루이 비통과 사카이에서 확인할 것.

소품의 언어

우리는 지금껏 추위를 피하는 방식으로 아우터에만 집중했다. 모자와 목도리, 장갑 등 소품만 제대로 착용해도 체온을 5도 이상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특히 이번 시즌엔 많은 디자이너가 한 치의 추위도 허용치 않겠다는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시켰다. 그 중 가장 존재감이 뚜렷했던 건 프라다와 미우미우였다. 귀를 덮고도 시야를 가릴 정도로 커다란 모피 모자, 사냥용을 연상시키는 털부츠, HOT 캔디 시절을 연상시킨 벙어리장갑 등을 내세 워 추위에 소품이 큰 역할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따뜻할 뿐 아니라(이 모든 아이템을 한 번에 착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한파를 피하는 세련된 방법이 될 듯. 커다란 블랭킷을 손에 쥐거나 팔에 걸고 등장한 셀린과 목도리를 머리까지 감싼 Y/프로젝트, 팔꿈치까지 올라오는 커다란 양털 장갑과 모자를 세트로 쓰고 등장한 몽클레르 그레노블, 모피 스톨과 가방을 걸치고 들고 자유자재로 활용한 시몬 로샤를 보라. 하나로 두 개의 역할을 해내는 멀티 아이템도 눈에 띄는데, 선글라스 프레임에 모피를 밴드형으로 부착해 귀마개로도 활용한 안야 힌드마치 와 사카이, 포근한 니트 가방에 주머니를 만들어 손을 넣고 뺄 수 있게 만든 샤넬과 스트랩에 모피를 장식해 장갑 역할까지 하게 한 미우미우는 시각적 따뜻함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