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받아 반짝이는 설원을 닮은 얼굴, 그리고 그 위에 떨어진 핏방울처럼 농염한 붉은 입술. 숨을 들이쉬는 순간 가슴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차가운 공기와 하얀 눈이 지배하는 겨울에 이 둘의 조합만큼 빛나는 뷰티 신이 있을까?

Jason Lloyd Evans

 

차갑게 빛나는 얼굴

F/W 시즌의 백스테이지에는 그 어느 때보다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피부가 돋보였다. 한겨울의 차가움을 닮은 듯 창백해 보이지만 빛을 반사한 눈처럼 반짝이는 광채를 갖춰 눈의 여왕처럼 우아해 보였다. 공들이지 않은 듯 보이지만 미묘한 하이라이트를 적재적소에 사용한 덕분이다. 끌로에의 백스테이지를 책임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애론 드 메이는 “매트한 질감과 광택을 활용해 지나치게 화장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피부 본연의 느낌을 살리는 데 집중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백하리만큼 깨끗한 피부 표현을 위해선 피부 톤의 교정이 중요하다. 4대 도시 패션위크의 백스테이지를 누비는 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테리 바버는 “너무 요란스럽지 않은 부드러운 펄감과 광택으로 피부에 힘을 주세요”라고 조언한다. 물광 같은 느낌에서 진짜 내 피부인 듯한 광채 메이크업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러한 피부 표현을 위해서는 수분 크림은 기본이고, 은은한 빛의 효과를 더해줄 프라이머를 가볍게 바른 다음 보습감이 충만한 파운데이션을 브러시나 물을 머금은 스펀지를 이용해 스치듯 얇게 펴 바르자. 하이라이트의 위치 역시 어렵지 않다. 눈썹을 잇는 미간 사이, 콧방울과 눈가의 C존, 입술산 그리고 턱 끝에 브러시를 원을 그리는 느낌으로 굴려서 바르면 된다.

 

 

청초한 붉은 입술


이렇듯 눈가에는 색을 최대한 자제한 채 피부가 차갑고 도도한 광채를 머금도록 연출한 얼굴에는 레드 립이 제격이다. 누드 립은 만지면 바스라질 것처럼 메말라 보이고, 코럴이나 로즈 컬러는 자칫 얼굴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레드 립은 존재감뿐만 아니라 마치 하얀 눈밭에 떨어진 한 방울의 피처럼 피부의 톤과 빛을 극대화해준다. 여기서 포인트는 너무 완벽하게 립 컬러를 바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래야 올드하거나 촌스럽지 않고 청초해 보일 수 있다.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백스테이지를 참고하자. 버건디와 체리빛 레드 컬러를 입술 중앙을 중심으로 바르고 립 브러시로 블렌딩한다. 그런 다음 광택이 많은 글로스를 덧발라 마치 살짝 번진 듯한 효과를 더해 진한 레드의 강렬함을 순화시켰다. 앤드루 GN의 백스테이지를 지휘한 카림 라만 역시 같은 효과를 노렸다. “서로 다른 두세 가지 체리 컬러를 바른 뒤 입술 중앙에 보랏빛 립글로스를 얹었지요.” 메이크업 아티스트처럼 입술 라인까지 번진 느낌을 완벽하게 만들기 주저되거나 입술이 얇아서 고민이라면 면봉을 이용하자. 입술을 꽉 메우는 느낌으로 립 컬러를 바르고 면봉을 이용해 블렌딩하는 느낌으로 입술 라인을 따라 다시 한번 그린다. 입술 전체에(입술이 얇아 보일 일 없이!) 레드 립이 자연스럽게 물든 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