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새로 펼친 2018년 1월 다이어리에 적어둔, 지극히 사적인 취향의 문화생활 리스트.

 

1_<스노우 랜드> 전시
1월 4일 ~ 2월 25일 | 공근혜 갤러리

겨울의 한가운데서, 눈 내린 겨울 정경을 담은 흑백 사진을 실컷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삼척 솔섬이나 DMZ를 비롯한 한국의 곳곳을 찍기도 한 영국 사진가 마이클 케나, 그리고 러시아와 북유럽의 풍경을 섬세한 은염 인화로 담아온 핀란드 사진가 펜티 사말라티 두 사람의 작품을 모은 전시다. 수묵화처럼 절제된 힘을 가진 케나의 나무들, 그리고 소복한 질감이 보드랍게 전해오는 사말라티의 설원을 만나러 한겨울의 북촌을 걸어가는 일도 썩 낭만적일 것이다. 1월 27일에는 케나가 참석하는 작가와의 만남도 예정되어 있다.

 

2_<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안성현 지음 | 책보다

이건 어디까지나 - 책 표지

<아레나>와 <그라치아>의 편집장으로 11년을 산 저자가 에디터스 레터를 묶어서 낸 책이다. 마감의 끄트머리, 야근과 밤샘으로 점철된 최후의 순간, 대개 충혈된 눈으로 각혈하듯 쓰이는 이 한쪽의 글들을 그녀는 화장 안 한 맨 얼굴에 비유한다. 솔직하고 무방비하게 자신을 드러낼 뿐이라고 또렷하게 테두리를 지어놓고 시작하지만, 페이지를 따라 흐르는 10년의 세월 속에서 SNS와 K뷰티, 혼밥과 탄산 소주 같은 트렌드를 넘나드는 통찰이 흘러가며, 편집장의 가족이 늘고 아이가 성장한다. 월간지의 감도로 미시적인 사회 문화사를 들여다보면서도, 월간지와 다른 방식의 통시적인 일별을 할 수 있어서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

 

3_<다운사이징>
1월 중 개봉 | 알렉산더 페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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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작아지는 설정의 영화는 대체로 가족 드라마나 어린이의 모험, 액션 영역에 머물러왔다. <다운사이징>은 SF와 블랙코미디의 결합을 시도한 듯 보인다. 머지않은 미래, 인구 과잉 시대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간 축소 프로젝트인 다운사이징 기술이 실현된다. 재산 가치 역시 높아져서 갑부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유혹적이지만, 필연적인 이별이 따른다. <어바웃 슈미트>, <사이드웨이>, <디센던트>를 연출한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기에 유머와 더불어 인간의 삶의 조건과 선택에 대한 위트 어린 성찰을 기대하게 한다. 맷 데이먼과 크리스토프 왈츠, 크리스틴 위그가 출연한다.

 

4_디 인터넷 내한 공연
1월 22일 | 예스24라이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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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인터넷이 두 번째로 한국에서 공연을 한다. 세련된 리듬감과 몽환적인 사운드를 구사하는 네오솔 그룹으로, 성별을 짐작할 수 없이 모호한 보컬 시드 다 키드의 음색이 음악의 매력을 훅 끌어올린다. 시드는 솔로로도 앨범을 냈으며, 딘의 미국 싱글 ‘Love’에 피처링한 바 있는 인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프랭크 오션 등이 멤버인 LA 베이스의 힙합 크루 오드 퓨처의 유일한 여성 멤버이기도 하다. 2016년 이들의 첫 내한 공연을 놓쳤던 사람들이라면 특히 새해를 여는 공연으로 선택하기에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