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전등불로 묵묵히 동네 길을 밝히는 독립서점 네 곳에서 추천했다. 추운 겨울날 틀어박혀 읽기 좋은 네 권의 책.

 

이라선 추천
<Echo>
by 와카코 기쿠치

에코 - 사이드

 

“어떤 장면은 설명이 필요 없이 그저 아름다울 때가 있다. 겨울에 쌓인 눈이 그렇다. 눈은 세상의 차이를 지우고 잠시나마 상상 속 세계에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사진집 <Echo>는 일본 미야기현의 구리하라시에서 활동하는 와카코 기쿠치가 8년간 찍은 풍경 사진집이다. 그녀는 눈을 ‘지구를 덮는 담요’라 말한다. 저 멀리 외쳐봐도 내 목소리만 메아리칠 것 같은 설경이 <Echo>에 담겼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 인기가 높아지는 책으로, 차분하고 미니멀한 매력이 가득하다.”

 

밤의서점 추천
<드러누운 밤> by 훌리오 코르타사르

드러누운 밤 - 사이드

 

“현실 아래 있는 환상의 세계를 절묘하게 드러내는 중·단편 모음. 작가의 빛나는 상상력에 이끌려 마치 보이지 않는 다른 세계에 눈이 떠지는 것 같은 독서 경험을 하게 해준다. 특히 일곱 번째로 수록된 ‘아숄로뜰’이라는 짧은 소설은 글 안에서 화자가 바뀌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긴 겨울밤 하나씩 아껴가며 읽으면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발견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 책이 밤의서점에서 잘 팔리는 이유는 점장 추천작이기도 하거니와 흥미로운 제목과 매력적인 표지 덕이기도 하다.”

 

초판서점 추천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by 이보람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 사이드

 

“2013년 독립서점 ‘헬로인디북스’를 시작해 5년간 책방을 운영하면서 겪은 일을 100개의 에피소드로 담아낸 책. 독립 출판에 관심이 있거나, 독립서점을 열고 싶은 사람에게 몹시 유용할 내용을 글도 맛깔나게 쓰는 이보람 대표의 문장으로 만날 수 있다. 헬로인디북스는 스토리지북앤필름, 초판서점과 ‘남매 서점’이기도 한데, 각 서점의 단골들의 취향이 닮은 것도 무척 흥미롭다. 입고된 후부터 빠르게 팔려 금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어쩌다책방 추천
<소란> by 박연준

소란 - 사이드

 

“2016, 2017년 두 해 동안 어쩌다책방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는 책. 어쩌다책방은 매달 ‘이달의 작가’를 선정하고 그 작가의 추천 책을 판매하고 있는데, 박연준은 2016년 12월 ‘이달의 작가’였다. <소란>은 시끄럽고 어수선하다는 뜻도 있지만 암탉이 알 낳을 자리를 바로 찾아들도록 둥지에 넣어두는 달걀, 즉 밑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을 밑알처럼 침대맡에 두고 읽어보시라. 기왕 가는 시간 잘 대접해서 보내주자는 시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일상이 시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