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으로 둘러싸인 삿포로, 그리스의 크레타섬, 멕시코의 쿠아드라 산크리스토발 목장으로 제각각 떠난 그들. 더블유 패션 에디터가 꿈꾸는 홀리데이 시즌은 이렇다.

 

에스닉 보헤미안 그리스 크레타섬

유럽 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 크레타섬에서라면 이국적인 프린트 룩이 제격이다. 형형색색의 아티스틱한 프린트는 옛 문명이 어린 유적지뿐 아니라 천혜의 자연과도 두루 어우러질 테니까.

이곳에서 그리스 신화를 만날 수 있는 크노소스 궁의 신비로운 벽화를 구경하고, 짙푸른 에게해를 만끽할 수 있는 발로스 비치에서 가슴이 탁 트이는 풍광을 바라보며 마음을 내려놓고 싶다.

시네마 천국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들으며, 풍성한 해산물과 와인을 곁들인 식사로 심신을 채우다 보면… <신경 끄기의 기술> 저자인 마크 맨슨이 설파한 메시지를 조금은 깨닫게 되지 않을까.

 

겨울왕국 몽상가 삿포로 오타루, 노보리베츠 온천 마을

올겨울 연말 휴가는 1년 중 거의 반이 하얀 눈으로 뒤덮이는 겨울 나라, 삿포로로 떠날 예정이다. 한 해 중 가장 긴 휴가를 겨울왕국에서 지낸다는 건 여름을 사랑하는 나에게는 조금은 비장한 도전이다. 복장은 일단 몽클레르의 패딩이 좋을 것 같다. 가볍고 콤팩트하고 따뜻한 데다 귀여운 프린트가 더해진 패딩 점퍼는 이번 시즌 찜해둔 아이템 중 하나. 어쩌면 이 옷을 입고 싶어서 겨울왕국에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팬츠는 몸에 딱 맞는 고리바지를, 발에는 투박한 털 부츠를 신을 작정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가방! 눈에 젖을지 모르는 에코백과 차가운 버클이 달린 가방은 이번 여행에선 제외다. 인형처럼 포근하고, 사랑스러운 가방만이 이번 여행을 함께할 수 있다.

계획은 이렇다. 도착한 날 하루는 도심 속 페스티벌을 느긋하게 즐기고, 다음 날에는 조용한 운하 마을 오타루에서 보낸다. 나머지 시간은? 눈밭에서 즐기는 온천 라이프! 노보리베츠 온천 마을에서 나머지 날을 보낼 거다. 천천히 느긋하게 머리를 어지럽히는 생각을 꽁꽁 얼려버리면서.

겨울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가져가겠지만 음악은 빌 에반스 딱 하나만 들을 생각이다. 여행의 끝에선 분명 여름보다 겨울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모던 레이디 멕시코시티, 쿠아드라 산크리스토발

멕시코 건축가 루이스 바라간이 지은 목장, 쿠아드라 산크리스토발. 루이 비통 캠페인에도 등장한 적 있는 이곳의 환상적인 색감, 모더니스트 건축 양식을 올겨울엔 두 눈에 직접 담고 싶다. 마구간, 곡식 창고, 말 훈련 트랙, 그리고 수영장처럼 보이는 커다란 저수지가 있는 이 목장은 말들은 물론 사람도 행복을 꿈꾸게 만드는 파라다이스다.

멕시코의 따스한 햇빛을 받으면 극대화되는 모던한 쿠아드라 산 크리스토발의 컬러감과 어울리는 미니멀하고 여유로운 실루엣의 드레스는 꼭 챙길 예정. 아티스틱한 작은 가방, 편안한 슬리퍼에 조형적인 골드 귀고리 정도면 좋겠다.

분홍색 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루이스 바라간의 건축물을 촬영한 아르만도 살라스 포르투갈의 사진집을 보면서 카사 바라간의 예술적 영감에 젖어보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