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게 마음을 다독이는 시, 세세하게 체험하게 되는 남미. 기자가 쓴 에세이 두 권이 나왔다.

11-11 W 0073 완성
기자는 기사를 통해 ‘필요한 말’을 해야 한다. 독자에게, 그리고 매체의 성격에 맞게 필요하고 의미 있는 말. 그것이 필력을 바탕으로 자기 안의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작가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사는 기자가 기사를 벗어나 좀 더 편안한 에세이를 썼을 때는, 예의 습관이 배어나오며 ‘읽어도 시간 아깝지 않은 이야기’를 해줄 거라는 믿음이 간다. <조선비즈>의 문화부장 김지수가 쓴 <괜찮아, 내가 시 읽어줄게>(이봄)에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명시 60편과 시에서 얻은 통찰이 가뿐하게 흘러간다. 무작정 펼쳐본 페이지에 등장한 시는 황지우의 ‘겨울산’. ‘너도 견디고 있구나’로 시작하는 이 시와 사진작가들의 풍경 사진을 기획 취재한 저자의 경험담이 어우러지니, 얼어붙은 겨울산이 그랬듯 묵묵히 삶을 견뎌내는 일이 비루하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보그>의 피처 기자 김나랑은 과거 6개월 가까이 여행을 하고서 이제 <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상상출판)를 냈다. 퇴사하고 병원에 입원한 끝에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향한 곳이 남미였다니, 대체 그곳에서 몸을 보전할 수 있었을까? 혼자 발톱이 빠지게 걸으며 고생한 그녀는 여행하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아름답다’는 말을 되뇌었다고 한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쿠바 등 한 나라의 챕터가 열릴 때마다 저자와 짝꿍이 되어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다. 역시, 기자들의 에세이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