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어딘가에 있는 이 호텔들은 콘셉트도 디자인도 서비스 스타일도 제각각이지만 지난 1 년 사이에 생겨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어쩌면 2018년 당신의 휴가지를 결정할지 모른다는 점도.

 

세인트 레지스 몰디브 봄물리 · 몰디브

WHALE BAR, AT SUNSET,  ST REGIS, Dhaalu Atoll Vommuli, MALDIVES
건축가들은 봄물리의 건물들이 해양 생물을 본떠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한다. 길쭉하게 입을 벌린 고래 바의 디자인은 아마 몰디브에서 가장 멋진 건축물 중 하나일 것이다. 전체 공간은 티크 나무로 만든 우주 정거장처럼 보이지만 이상한 불시착이라기보다 안정적으로 아름답다. 77개 빌라 가운데 물 위에 떠 있는 워터 빌라가 더 인기 있지만, 조금 더 저렴한 가든 빌라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에 지쳐 당구나 에어 하키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키즈 센터로 향하면 된다.

W TIP 콘래드 몰디브에서 이곳으로 옮겨온 요르단-호주 출신의 셰프 아이요브 살라메가 이 프라이빗 아일랜드 위의 6개 레스토랑을 관장하고 있다. 고급 휴양지에서 최고의 스트리트 푸드를 먹는 경험을 놓치지 말 것.

 

피프티 하우스 · 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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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객실이 스위트룸인 피프티 하우스는 도시 한가운데의 프라이빗 빌라처럼 느껴진다. 대법원에서 걸어서 5분, 두오모는 10분 거리인 이 호텔은 디자인 도시인 밀라노에 자리한 거대 브랜드 호텔의 대척점에 있다. 프런트 데스크의 직원들은 투숙객보다도 잘 차려입었으며, 밀라노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 섹시한 블랙과 그레이 벽지를 배경으로 놓인 짙은 오렌지색 가구를 보면 이곳을 허세스러운 갤러리로 치부해버리기 쉽지만, 그 이상의 뭔가를 갖고 있다. 가장 작은 스위트룸조차도 분리된 서재와 거실이 있다. 아래층에는 격조 있는 레스토랑, 프랑스의 브라울리오부터 이탈리아의 아말로까지 다양한 리큐어를 다루는 바가 있다. 좋은 호텔이 많은 밀라노에서도 확실히 매력적인 장소다.

W TIP 피프티 하우스는 차분하고, 조용하고, 효율적인 호텔이다. 밀라노와 잘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를 또 하나 붙이자면, 가성비 또한 아주 좋다.

 

호텔 브루클린 브리지 ·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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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이 높은 로비에는 포도나무로 덮인 벽과 거대한 식물로 가득 찬 커다란 욕조가 있다. 그 아래에서 밀레니얼과 여행자들이 개들이나 아이들과 장난치거나, 콤부차를 홀짝인다. 풍력을 이용하며 정교한 물 재생 시스템을 갖춘 이 호텔의 친환경적인 요소는 감탄할 만하지만 지속 가능성이 이 호텔의 모든 것은 아니다. 이 새로운 1 호텔은 뉴욕의 주요 명소인 덤보의 강 바로 위에 있다. 맨해튼을 향한 엄청난 전망과 동시에 정원과 스포츠 시설, 해변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뜻이다. 객실 내부는 철조망으로 된 헤드보드, 오래된 목재 바닥으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에 편안함을 더한다. 옥상 바 및 레스토랑, 스파도 곧 들어설 예정이다.

W TIP 맨해튼과 브루클린 사이의 멋진 지점으로, 브루클린 다리 너머로 아름다운 강물의 흐름을 침대에서 보거나 이스트강 양쪽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쳄페닥 프라이빗 아일랜드 · 빈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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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른의 휴양지는 싱가포르와 브루나이섬 사이 아주 작은 섬에 대나무 26만6천 개를 사용해 지어졌다. 20개의 프라이빗 빌라는 해변을 따라 무성한 숲속까지 줄지어 있으며, 바다를 향해서는 고사리 머리 모양으로 식사 공간이 펼쳐진다. 실제로 오래된 자바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초승달 모양의 초가지붕을 인 개방형 구조물은 새가 날아들어 지은 듯 자연스럽다. 쳄페닥에는 태양열 패널과 폐수 정원이 있으며, 플라스틱과 에어컨은 없다. 스타일이 살아 있으면서도 여전히 거친 자연의 느낌을 간직한다.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음은 물론, 테니스코트도 있다. 육지나 물속 활동으로 혹시 피로가 쌓였다면 바다가 보이는 스파에 들를 차례다.

W TIP 자바 스타일 참치 요리, 빵과 버터로 만든 푸딩은 모래 묻은 발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이곳 섬 여행을 더 즐겁게 해줄 것이다.

 

윌리엄 그레이 · 몬트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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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몬트리올에 새로 생긴 이 호텔은 8층짜리 유리 타워가 두 개의 18세기 석조 건물을 연결한다. 윌리엄 그레이는 그 건물 중 하나의 소유주였던 마을의 첫 번째 보안관 이름을 딴 것. 역사적인 동시에 아방가르드한 이 마을의 정신처럼 인테리어는 현재와 과거가 뒤섞여 있다. 공중에 뜬 기분을 주는 계단과 대리석 벽난로, 낮은 의자는 호텔 중앙의 공간을 자연스럽고 아늑하게 만든다. 금빛 나무 바닥에 거친 시멘트 천장이 있는 127개 객실은 쾌적하며, 자랑스러운 로컬 정서가 호텔에 감돈다. 도시의 북쪽 끝에 있는 오래된 카페 올림피코도, 스마트 스트리트 웨어 부티크인 오프 더 훅도 소규모 매장을 열었다. 매기 오크스 레스토랑과 경이로운 루프톱 바 또한 빼놓을 수 없다.

W TIP 몬트리올 엉 이스투아 (Montreal En Histoires) 앱을 다운받으면 올드 몬트리올 지역에 얽힌 역사적 장면을 증강현실을 통해 확인하며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더 서프잭 호텔 & 스윔 클럼 ·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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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와이키키에 대한 환상을 제대로 구현한 호텔이다. 호놀룰루 디자인 그룹인 뱅가드 띠어리는 오래된 아파트 건물을 복고풍의 쿨함을 사랑하는 현대의 방랑가들을 위한 최고의 호텔로 리뉴얼했다. 해변에서 한 블록 떨어진 위치는 곧 군중에게서 거리를 둔다는 뜻이기도 하다. DJ는 서프 펑크를 틀고 플립플롭을 신은 투숙객들은 미스터 핑크 칵테일을 주문한다. 별들 아래서 클래식 영화도 볼 수 있다. 토리 리처드의 빈티지 하와이안 셔츠 패브릭은 침실 헤드보드에, 앤드루 마우의 마오나 베니티 거울은 욕실에 사용되었다. 풀장 옆 레스토랑 마히나 & 선에서는 셰프 에드 케니가 화이트 참치에 해초 살사 베르데를 올려 내놓는다.

W TIP 호텔의 고객 체험 담당자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서핑 레슨이나, 지는 해를 보며 명상하는 프로그램을 안내해줄 것이다.

 

호시노야 ·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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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화려한 국제 호텔의 영역, 료칸은 교토에 속해 있다는 오랜 선입견은 마루노우치 에 호시노야가 문을 열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호시노야는 가루이자와의 산에서 가족이 운영하는 온천으로 1914년 사업을 시작했다. 4 대째 가업을 이어오며 4개 호텔을 운영 중인 CEO 호시노 요시하루는 일본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현대적인 료칸 경험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품었다. 호시노야 도쿄는 전통적인 저층 목조 건축의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고층 건물이 밀집된 지역에 눈에 띄는 격자 모양의 파사드를 가진 구조물이다. 밖에선 여느 호텔들과 다를 바 없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투숙객에게만 문을 여는 이 절대적으로 프라이빗한 공간에 입장할 때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층마다 거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항상 차와 사케를 따라주고 필요한 조언을 해줄 직원이 대기하고 있다. 지하에 있는 프렌치 스타일 일식 레스토랑은 균형 잡힌 풍미의 예술적인 요리 시퀀스를 선보인다.

W TIP 호텔의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최상층에 있다. 도시의 하늘 아래 천연 온천수에 몸을 담글 수 있다.

 

프로보카퇴르 ·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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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 오픈한 객실 58개의 이 호텔은 베를린 파티 피플들의 모임 장소로 떠올랐다. 과거 서독 지역에도 드디어 섹시하고 활기차고 현대적인 곳이 생겼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흥분한다. 매일 저녁 그들은 붉은 커텐이 드리운 벽과 벨벳 의자, 빛을 반사하는 황동 오브제들이 놓인 바와 레스토랑으로 모여든다. 베트남계 셰프 득 응오는 중식에서 영감 받은 음식을 프랑스 요리 테크닉과 재료로 내어놓는다. 오리 콩피와 푸아그라가 든 딤섬 같은 것 말이다. 종종 새벽까지 파티가 지속되기 때문에 일층이나 이층의 객실은 피하기를 권한다. 높은 천장과 남색의 헤드보드, 검정 대리석 화장실 같은 세부 장식은 더없이 부드럽고 감각적이다. 베를린의 힙한 지역인 프리드리히샤인이나 크로이츠베르크의 클럽과는 한참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슈트를 입거나 프라다 가방을 들어도 힙스터들로부터의 경멸적인 시선을 받지 않을 수 있는 호텔이다.

W TIP 셰프 득 응오가 베를린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레스토랑 893 료테이를 추천한다. 생동감 넘치는 오픈 키친에서 니케이 퀴진(남미식 일본 요리)을 선보인다.

 

카사 파브리니 피콜라 론드라 ·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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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플라미니오 지구의 높이 치솟은 아파트 건물들 가운데 마치 노팅힐에서 온 것 같은 예쁜 테라스 하우스의 거리가 있는데 지역 주민들은 이곳을 ‘리틀 런던’이라고 부른다. 지하실부터 다락까지 있는 타운하우스에 문을 연 이 아름다운 호텔엔 객실이 4개뿐이다. 건축가 시몬 파브리니는 이곳의 역사적인 인테리어에 1930년대 빈티지 모드를 불어넣었다. 기하학적인 바닥 타일은 에셔의 감각을 빌려왔다. 고가구와 패브릭, 라디에이터, 놋쇠 램프등이 레트로 시크 패키지를 마무리한다. 정원 테라스에서는 식전주를 한 잔 들이켜면 좋을 것이다.

W TIP 1 층 전체를 차지하는 거실을 거쳐 지하실 주방에 내려가면 홈메이드 케이크와 비스킷을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앳 식스 ·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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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 식스 호텔은 스톡홀름에서 가장 최근에 문을 연 스마트한 호텔이다. 이곳과 이웃한 자매 호텔 호보, 루프톱 바 탁 덕분에 센트럴 스톡홀름의 잠자던 광장은 꿈틀거리며 활기를 되찾았다. 이 호텔엔 볼거리가 많은데, 줄리언 오피의 작품이 레스토랑에 걸려 있으며 하우메 플렌자의 거대한 대리석 머리가 로비에 설치되어 있는 식이다. 바에서는 현지인들이 진에 차를 탄 칵테일이나 펀치볼을 나눠 마신다. 레스토랑에서는 베트남식 치킨 덤플링과 스페인식 캐비아와 더불어 최고의 스웨덴 요리를 제공하는데, 옐마렌 호수에서 잡은 민물 농어는 두 사람이 먹기에도 넉넉하다. 하얀 벽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스칸디나비안 미니멀리즘은 잊을 것. 객실은 초콜릿색 가죽 헤드보드와 아름다운 황동 디테일로 어둑하고 아늑하며, 벽은 노르딕 안개라고 묘사할 수 있을 오묘한 컬러로 칠해져 있다. 욕실 어매니티는 C/O 예드르 제품들이다. 방에서 루아크 오디오 시스템을 켜고, 패트론 테킬라, 디플로마티코 럼 같은 최고등급 리큐어로 음료를 만들고, 리델의 쿠프 글라스에 따라 마시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여행이 될 것이다.

W TIP DJ가 테크닉스의 턴테이블로 LP를 틀어주는 슬로 리스닝 라운지도 방문해보자. 스칸디나비아 최고의 선곡이라는 소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