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단번에 느껴지는 현대 회화를 전시로 만날 일은 그리 흔치 않다. 재미의 포인트가 다른, 두 개의 전시.

 Riders On The Storm, 2017. Acrylic paint, aerosol on canvas. 100 x 100 cm.

Riders On The Storm, 2017. Acrylic paint, aerosol on canvas. 100 x 100 cm.

Melting Pot, 2017. Acrylic paint, aerosol on canvas. 100 x 100 cm.

Melting Pot, 2017. Acrylic paint, aerosol on canvas. 100 x 100 cm.

우리에게 낯익은 장면을 다소 우스꽝스럽게 비튼 것처럼 보이는 그림은 일본 그라피티 아티스트 매드사키(Madsaki)의 작품이다. 그는 영화 <로마의 휴일> <이유 없는 반항> <레옹> 등의 한 장면을 스프레이라는 재료를 통해 자기 방식대로 재현했다. 정형화된 것보다 삐뚤어지거나 지저분한 선을 좋아한다는 매드사키는 붓 대신 스프레이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 후, 스텐실을 이용해 질감까지 낸다. 흘러내린 스프레이가 제임스 딘의 눈물이 되는 식이다. 갤러리 페로탕 서울에서 열리는 매드사키의 <Bada Bing, Bada Boom>전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캐릭터 및 앤디 워홀의 작품을 매드사키 버전으로 표현한 작업도 소개된다. 익숙함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이 기회는 내년 1월 13일까지 유효하다.

When la Nina dreams in reverse, 2016, 리넨에 유화, 70x100cm.

When la Nina dreams in reverse, 2016, 리넨에 유화, 70x100cm.

베네수엘라 출신의 화가 로사 마리아 운다 수키는 프리다 칼로와 그녀의 옛집인 일명 ‘푸른 집’을 둘러싼 기억을 따라가는 프로젝트를 벌였다. 충실하고 꾸준한 5년의 작업 끝에 100점이 넘는 드로잉과 페인팅, 그리고 리서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이 완성됐다. 이 방대한 결과물을 모은 전시의 제목은 <롱드르가와 아옌데가의 모퉁이에서, 1938-1954>. 전시명은 전시보다는 소설 속 한 챕터의 제목 같고, 완성된 그림은 어느 환상 소설을 연상시킨다. 작가가 프리다 칼로에 대한 추적과 상상을 거듭한 끝에 이토록 디테일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흥미로운 작품이 탄생했을 것이다. 암호와도 같은 그림의 장치를 해독하는 재미가 있는 이 전시는 12월 8일부터 내년 2월 4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