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덕질은 Vol.3 (마크 테토, 김진경)

이채민

자기 관심사를 붙들고 사는 1인 크리에이터가 흥하는 시대,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의 존재도 열정으로 파고드는 주제가 있다. 흥미와 근성을 동력 삼아 때로 전문가 못지않은 그들의 덕질을 파헤친다.

마크 테토 금융인,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markxhj
덕질 거리 한국 미술 탐구하기
한옥에 살기 시작하면서 한국 미술 전반으로 관심을 키워갔고, 한국인 대다수가 알지 못할 한국 전통미에 대해 종일 읊을 수 있다.

클래식한 체크 블루종은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안에 입은 검은색 터틀넥은 에디터 소장품.

클래식한 체크 블루종은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안에 입은 검은색 터틀넥은 에디터 소장품.

한국 미술에 빠져든 계기
시작은 ‘한옥’이었다. 2년 전 친구의 제안으로 함께 둘러본 북촌마을의 어느 한옥에 들어선 순간 첫눈에 반했다. 그때 그 빈집이 지금 살고 있는 평행재다. 한옥을 통해 내 관심사가 한국의 전통문화는 물론 현대 미술로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를테면 특이한 지붕이 기와라는 걸 알고 공부를 하다 보니 기와 끝의 동그란 장식인 ‘수막새’가 눈에 들어오고, 수막새에도 다양한 디자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식이다. 일반 종이와 다른 이 종이는 뭘까 궁금해하다 한지를 이용하는 현대  미술가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도 하고.

한국 미술의 매력
여백, 정, 자연미와 절제. 공간이든 작품이든 전통적인 한국 문화에는 칼로 자른 듯 재단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매력이 있다. 그 점이 여느 문화권과 다른 ‘한국적’인 면이라고 생각한다. 정은 사람하고만 드는 게 아니라 공간이나 사물과 들기도 하고, 거기서 고유의 이야기가 탄생한다. 이사 후 처음엔 내가 직접 디자인한 가구를 제작하고 싶어서 SNS를 뒤져 마음에 드는 가구 작가를 찾았다. 좌탁 하나에도 대들보를 재활용하려는 우리의 생각이 공유된 과정과 새 사람과의 인연 등이 깃들어 있다.

소장한 미술품
조선 시대 반닫이와 인장함 등 고가구, 신라 시대 토기, 예쁜 수막새들, 배병우의 소나무와 구본창의 백자 사진, 도예작가 김석빈의 꽃병과 지승민의 그릇들 등. 이사를 했으니 가구를 장만해야 하는데 내가 아는 가구는 한옥과 다 안 어울렸다. 그렇게 또 고가구에 관심이 향했다. 김석빈의 꽃병은 백자의 재해석처럼 보여서 좋았다.

소장하고 싶은 미술품
한 리빙 매체에서 기회를 마련해준 덕에 매달 한국의 다양한 작가를 만나고 있다. 지금까지 박서보, 배병우, 구본창, 오수환, 이재효 등을 만나 그들의 작품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욕심이 있다면 만나는 작가들의 작품 단 하나씩이라도 소장하고 싶다는 것. 이우환과 김환기의 작품에도 끌린다. 목표야 얼마든지 높게 잡아도 괜찮지 않나?

나에게 미술품 수집이란
한국 문화를 알아가고 즐기며 배울 수도 있는 여정.

덕질의 입구에서 서성이는 이들에게 한마디
나의 출발점은 한옥이었지만 당신은 또 다른 무엇을 통해 놀라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무엇이 됐든, 인연을 만나 빠져들고 계속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김진경 모델, 배우
@jinkyung3_3
덕질 거리 수영하기
여러 운동법을 전전하며 방황한 인생, 드디어 최적의 운동을 만나 정착했다.

연두색 가죽이 벨트처럼 장식된 커다란 크기의 셔츠와 하늘색 팬츠는 발렌시아가 제품. 물안경은 본인 소장품.

연두색 가죽이 벨트처럼 장식된 커다란 크기의 셔츠와 하늘색 팬츠는 발렌시아가 제품. 물안경은 본인 소장품.

수영장에 가는 횟수
일주일에 7번 정도. 한마디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매일 가려고 한다.

나와 수영의 궁합
직업 때문에라도 운동을 할 수밖에 없어서 그간 여러 가지를 해봤다. 헬스나 PT, 필라테스 등을 할 때는 몸매 관리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억지로 운동하러 가는 기분이 들곤 했다. 그런데 수영을 하고부터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더라. 수영을 시작한 지 2년이 흘렀다. 나와 제일 잘 맞는 운동이다. 운동한다기보다 놀이한다는 기분이 들어서다.

이용하는 수영장
집 앞 초등학교 지하에 있는 수영장에 다니는데, 곧 공사에 들어간다. 당분간 남산 쪽에 있는 오래된 체육관을 이용해야겠다. 거기 수영장은 사람이 많아야 두 명 정도다.

운동으로서 수영의 매력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서, 꾸준히 하면 몸 전체적으로 잔근육이 잡힌다.

나에게 체력과 정신력이란
활동적인 걸 좋아하긴 하지만, 평소 모델에 맞는 식단으로만 먹고 살다가 연기 활동을 시작한 이후 체력 때문에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모델은 몸이 힘든 직업인데, 연기는 촬영 스케줄로 몸이 이미 힘든 상태에서 정신까지 힘들어질 때가 있다. 함께하는 현장에서 내가 실수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이 생기고, 감정 신에 몰입하고 나면 진이 빠지는데 그전 대기 시간이 길었다면 촬영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진이 다 빠지고. 이런 상태가 정신에도 영향을 미치는 거다.

최근 수영에서 발견한 재미
혼자서 수영을 하다가 여름부터 레슨을 받고 있는데 의외로 재밌다. 자유형부터 접영까지 다 하고 다이빙과 턴도 할 줄 알지만, 전문가가 세심한 부분을 코치해주니까 수영의 질이 달라졌다. 제대로 된 호흡법, 턴 할때 기술 등을 배웠다.

뭔가에 빠져들 때 내 모습은
매일 해야 성이 찬다. 한때 볼링에 빠져서 3~4개월간 거의 매일 볼링장에 갔다. 훅 빠져들고 훅 빠져나오는 스타일. 성격 역시 좋은 것도 싫은 것도 금방 잊는 편이다. 리셋이 잘되는 편이랄까?

덕질의 입구에서 서성이는 이들에게 한마디
여름엔 시원하니까 좋고, 겨울엔 수영장에 있는 사우나 시설을 이용해 온기를 누릴 수 있어 좋다. 처음엔 매일 탈의하거나 수영 앞뒤로 해야 하는 일들이 좀 귀찮지만, 이젠 수영을 마치고 나올 때면 목욕탕을 이용한 듯 개운하다. 수영이 그런 거다.

피쳐 에디터
권은경
패션 에디터
정환욱
포토그래퍼
곽기곤
헤어
조영재(김진경), 구현미(마크 테토)
메이크업
이지영(김진경), 구현미(마크 테토)
어시스턴트
조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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