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을, 선망을, 동경을, 좋아요를 받는다. 사람들의 마음과 화제와 취향을 움직인다.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이자 따뜻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인플루언서 8팀을 더블유가 만났다.

초이스37
@choice37 | 224K

2009년부터 YG 소속의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그리고 디제이로 활동하고 있는 초이스37은 무엇보다 자신을 ‘영 아티스트들과 음악에 대해 공유하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뮤지션에게 음악의 기술이나 기교보다 메시지와 아이덴티티가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의 선택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은 닉네임은 늘 스스로의 초심을 돌아보게 만든다.

스트랩 장식 패딩 재킷과 바지, 슬립온은 모두 몽클레르 C 제품.

스트랩 장식 패딩 재킷과 바지, 슬립온은 모두 몽클레르 C 제품.

빅뱅의 태양은 당신을 가리켜 선생님 같은 존재라고 하더라.
기왕이면 쿨한 선생님이고 싶은데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그리고 멘토로서 YG의 어린 아티스트들과 어떤 철학을 공유하나?
“저스트 비 트루 위드 유어 뮤직.” 정직하고 진실하게 음악을 하면 사람들이 그걸 좋아할 것이다. 회사에서도 히트송을 만들라는 주문보다는 자신을 담아내는 내추럴한 송라이팅을 격려한다.

2009년 지드래곤의 앨범에 참여하면서부터 YG에서 일했다. 미국의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에서 활동하다가 K팝을 처음 접했을 때 낯설고 새로웠을 것 같다.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다. 미국, 특히 힙합계에서는 남자다움에 대한 과장이 심하다면 샤넬 옷도 남자가 입을 수 있는 게 K팝계였으니까.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의 힘이 커지던 시기라 문화적으로는 새로우면서도 해외와 활발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상태가 흥미로웠다.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당신 자신의 존재는 한발 비켜서 있는 듯하다.
내 작업 위주로 포스팅하다 보니 나보다는 YG 아티스트들에 대한 서포트 개념의 홍보가 더 많다. 그리고 내 아내와 처남이 함께하는 패밀리 브랜드인 휴먼 포텐셜의 콘텐츠도. 셀피 같은 건 간지러워서 못 찍지만 그래도 요즘 디제잉을 활발하게 해서인지 이벤트 같은 것은 올리는 편이다.

인스타그램 외에는 어떤 소셜 채널을 좋아하나?
늘 유튜브로 음악을 접하고, 힙합 사이트 블로그의 글도 열심히 읽는다. 트위터의 경우 해외 아티스트들의 실시간 이야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읽고 친구와 공유하는 재미도 있다.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나?
바비의 이번 앨범 수록곡인 ‘런어웨이’ 유튜브 영상에 어떤 영어 사용자가, 힘들 때 이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길게 써놓았더라. 그럴 때 기분이 정말 좋다. 음악에는 힘이 있다고 믿고, 나 역시 음악에서 위로받은 경험이 있으니까. 프랑스든, 아프리카든 어디에서나 이런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인터넷의 개방성 또한 근사한 점이다.

 

리아킴
@liakimhappy | 571K

5년째 고수한 단발은 서늘한 눈빛, 힘 있는 춤선과 더불어 리아킴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더블유 촬영을 위해 긴 머리를 붙여 휘날린 그는 카메라 앞에서 아방가르드한 의상을 어떻게 드러내면 좋을지 본능적으로 알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누적 조회수 16억에 달하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공동 창립자이자 아티스트, 트와이스 ‘TT’와 선미의 ‘가시나’ 안무가. 팬클럽이 따로 존재할 만큼 사랑받는 리아킴의 춤 다음 관심사가 패션이라는 건, 지금 여러 브랜드가 그와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볼륨감 넘치는 퍼프 톱, 데님 점프슈트는 릭 오웬스 제품.

볼륨감 넘치는 퍼프 톱, 데님 점프슈트는 릭 오웬스 제품.

‘가시나’ 안무가 히트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24시간이 모자라’나 ‘보름달’은 퍼포먼스 중심으로 짰다면 이번에는 아티스트의 퍼스낼리티가 더 돋보일 수 있는 작업을 시도했다. 예쁜 소녀이다가 독하기도 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이 묻어나기를 의도했고, 선미가 잘 소화해줬다.

인스타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당신만의 원칙이 있나?
꾸준함. 시간이 되면 나오는 드라마처럼, 팔로하는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거라 여긴다. 그리고 선곡부터 의상, 표정까지 친근하고도 완성도 높은 방향을 지향한다.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계정이 있다면?
럭셔리 브랜드의 계정을 많이 팔로하며, 패션쇼는 올라오는 대로 찾아보는 편이다. 특히 패션 잡지 계정이 빠르고 친절해서 도움이 많이 된다. 더블유코리아 계정도 물론!

패션 브랜드들과 다양한 형식의 협업을 진행한다.
어릴 때부터 패션을 좋아했는데, 지금 두 번째 꿈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자렛’과 협업한 캡슐 컬렉션이 곧 출시된다.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다.

어떤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나?
춤을 잘 춘다는 이야기야 당연히 좋지만, 멋있다는 이야기가 기분 좋다. 특히 여자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하더라. 내가 신은 신발, 바르는 립스틱 하나하나 관심 갖고 물어봐주는 질문도 좋다. 스타일에 신경 쓰는 내 의도에 반응해주는 거니까.

당신의 스타일이 청순한 핑크빛이 아니어서 여성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다.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제약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다. 좀 특이해 보이거나 못생기게 나온 사진도 올리는 편이다. 그게 자연스러운 거니까. 간혹 무섭다는 반응도 있지만 재밌게 받아들인다(웃음).

댄서를 꿈꾸는 어린 세대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겠나?
외국 유튜버들은 커버 영상 같은 걸 가볍게 올린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으면 감추려 한다. 혼자만 연습하기보다 콘텐츠화하며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소셜미디어나 유튜브로 원밀리언 소속의 아티스트들이 알려졌는데, 거꾸로 기성 매체까지 나아가면 좋을 것 같다. 방송이나 패션 매거진 등 다양한 채널로 노출되기를 바란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다음에는 무엇이 올까?
VR을 통해 바로 눈앞에서 3D 튜토리얼을 보며 댄스를 배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런 미래 또한 앞으로의 비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크러쉬 두유
@crush9244 @shindoyou | 1400K 790K

지난 6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한 이후로 ‘악귀’라는 오명까지 얻었지만,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내내 두유는 칭얼대는 법도 없이 순하게 굴었다. 오히려 표현하지 않는 반려견의 스트레스를 걱정하며 안절부절못하는 쪽은 크러쉬였고. 미안함이나 애틋함 같은 여러 감정으로 표현되었지만, 무엇보다 이 콤비가 서로를 너무 사랑한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은근하게 아빠를 디스하기도 하며, 유머가 어린 해시태그를 구사하는 두유 계정을 운영하는 건 두유 본인이라고 크러쉬 대변인은 끝까지 강조했다.

크러쉬가 입은 재킷과 팬츠, 모자는 헤론 프레스테론 by 분더숍, 슈즈는 나이키 제품.

크러쉬가 입은 재킷과 팬츠, 모자는 헤론 프레스테론 by 분더숍, 슈즈는 나이키 제품.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한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이 친구를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내가 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주인이 아니라 보호자라는 표현을 쓰게 된 것도 그렇다. 반려견은 함께 사는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라 책임지고 돌봐줘야 할 대상이니까. 스트레스를 안 받게 하려고 애쓰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만지지 말아달라고 주의를 준다. 두유의 삶을 존중하는 게 중요해졌다.

두유를 처음 어떻게 만났나?
3년 전 신사동 원룸에 살 때였는데, 혼자 오래 지내다 보니까 외롭기도 하고 우울했다. 그렇다고 결혼할 수는 없는 나이였고. 본가에서도 강아지를 키우고 나도 워낙 개를 좋아해서 집 근처 펫샵에 구경이나 할까 하고 들어갔는데 어떤 뽀얀 강아지를 만났다. 케이지에서 꺼내서 안았는데 내 어깨에 발톱을 넣고서는 안 놓더라. 다음날 바로 데리고 왔다.

방송에서 접하기로는 보통 활발하고 기운찬 강아지와는 좀 다른 듯했다.
무척 내성적이고 예민하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꼬리 흔들면서 반갑다고 달려드는 개를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그건 두유가 아니지 싶다. 애기 때부터 그런 성격이었다면 지금의 두유 같은 매력은 없었을 거다.

인스타그램에서의 페르소나를 보면 두유는 음악과 여행을 즐기는 멋쟁이 강아지다. 또 무엇을 좋아하나?
아빠랑 같이 있는 거 자체를 가장 좋아한다. 잘 못 놀아주는 게 미안해서 장난감이나 먹을 것을 이것저것 사 와도 별 관심이 없다. 항상 내 옆에서 진짜 사람처럼 베개를 베고 잔다. 우리가 가족같이 닮아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겠다.
사람끼리 서로 필요로 한다면 세속의 이해, 물질적인 가치가 개입될 텐데 동물과의 관계에서는 그저 순수하게 서로의 존재만이 중요하다. 요즘은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서 미안하다.

두유가 음악의 뮤즈가 되어준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
음악 작업을 하는 데 중요한 정서적 안정 을 준다. 집에서 스케치 같은 걸 할 때, 발치에서 자고 있는 두유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40만 명 가까이 된다. 영향력을 실감할 때가 있나?
얼마 전 모지스 썸니라는 아티스트가 너무 좋아서 올렸더니 멜론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더라. 이전에도 몇 번 그런 적이 있고. 정작 내 노래는 그렇지 못한데 신기한 일이었다(웃음).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서 실시간 라이브를 하는 셀렙도 많은데.
오늘 하루 내가 듣는 음악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을 때 플레이리스트를 올리는 용도로 활용한다. 라이브에 긴장을 하는 타입이라서 이 정도까지만.

두유랑 같이 해보고 싶은 경험이 있나?
바다에 함께 가고 싶다. 두유가 처음으로 바다를 보는 모습을 보고 싶다. 모래사장도 실컷 헤집고 다니게 하고 싶고.

 

포니
@ponysmakeup | 4270K

유튜브 채널 구독자 30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어 427만 명. 포니는 셀렙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아니라, 그 자신이 셀렙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블로그, 메이크업 북을 거쳐 영상의 시대까지, 포니는 성공적으로 흐름을 타왔다. 겁 없이 실험하며 아이덴티티를 쌓아왔다는 점, 잘 버리고 빨리 움직인다는 점을 자신의 장점이라 언급했지만 누군가의 희망적인 변화를 보며 자신이 가진 사소한 노하우를 나누는 데서 기쁨을 느끼고, 누구든 기분 상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사진에 대한 코멘트를 아낀다는 말에서는 신은 디테일에 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1711-인플루언서6

메이크업을 잘하는 데 필요한 자질은 어떤 것일까?
손보다는 눈. 미술 공부에 기본이 담겨 있다. 빛과 사람의 골격에 대한 이해, 색채에 대한 감각과 자아의 표현이라는 면에서. 눈으로 보는 걸 흡수해서 나 자신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미술의 기초적인 감각이 메이크업, 의상 등을 보는 시각의 스펙트럼을 넓혀준다.

인스타그램, 유튜브까지 시대가 바뀔 때마다 매체를 잘 활용해 왔다.
결단이 빠르다. 아깝다는 생각 없이 버릴 건 잘 버리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금방 움직인다. 원래 그래픽 디자이너였는데 블로그의 큰 반응에 하던 일을 바로 접을 만큼 겁이 없었다.

영상과 종이 매체를 모두 활용하는데, 각각은 어떤 면에서 다른가?
사진은 나의 만족도가 높고, 영상은 구독자의 만족도가 높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A를 집중해서 뾰족하게 나타낼 수 있는 게 사진이라면 A부터 Z까지 한 번에 전달하는 게 영상이다. 개인적으로는 임팩트를 전할 수 있는 사진이 더 좋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할 말이 없으면 비주얼만 올린다. 별것 아닌 얘기 같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백만 명이나 되는 구독자가 있다 보면 사소한 표현에도 마음 상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으니까. 그럴 때는 아무 말 없이 사진만 보여주는 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길이다.

어떤 댓글이나 반응에 가장 기분 좋은가?
우울증을 가진 어떤 분이 내 메이크업 클래스에서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밝은 컬러를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그분의 피폐해진 마음을 치유하는 데 공을 들였다. 나중에는 포니 씨 덕분에 다음 날 어떤 립스틱을 바를까 생각하며 아침이 오는 걸 기다리게 됐다는 편지를 받았다. 사소하지만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이런 보람에, 정성을 쏟아 나만의 팁을 알려주게 되는구나 싶었다.

얼마 전 본인의 웨딩 메이크업도 직접 했나?
조금 일찍 일어나서 내가 했다. 남에게 받았다가 혹시 망치면 결혼식 날 눈물을 흘릴 거 같아서(웃음). 드레스 디자인과 헤어도 혼자 했다.

커버 영상 중 ‘얼짱 박혜민’ 시절 자신의 메이크업이 있었다. 10년 전인 그 당시와 지금 변한 부분과 변하지 않은 부분은?
메이크업을 하면서 외적으로는 얼굴 살이 많이 빠졌다는 걸 느꼈다. 내면적으로는 이전의 자유로움을 다시 실감했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과감하고 독특한 룩을 연출해보고 기록을 남기곤 했다. 지금은 남들도 조화롭게 좋아해줄 수 있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알게 됐지만 아쉽기도 하다. 그때는 거칠지만 용감하게 내 색깔을 실험하며 진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던 시기니까.

당신을 보며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어린 세대에게 조언해준다면?
돋보이고 싶다면 자기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모두가 다 개성 있는 시대에서 한 겹 더 깊이 있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한 가지. 그걸 끝내 찾기 어렵더라도, 적어도 발견하려는 노력과 과정 속에서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다.

포니의 그 한 가지는 뭐였을까?
겁이 없다는 것? 무엇이든 실험하는 데 열려 있었고, 사진 찍고 그림 그리는 것도 두려움 없이 덤볐다. 이 모든 게 결합되어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된 것 같다.

라이프스타일 코칭, 고민 상담 포맷인 ‘포니야 부탁해’는 어떤 맥락에서 기획하게 되었나?
아버지가 취미로 어르신들 사진을 찍고 액자로 만들어드리는 봉사 활동을 하신다. 나 역시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처음엔 할머님들을 곱게 화장해드리고 클렌징 키트도 선물해드리면 어떨까 하는 구상을 했다. 아이디어가 발전하면서 메이크업이라는 영역 밖에서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다가가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
메이크업 외에 다방면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친근한 언니처럼 스타일링 고민도, 연애 상담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헤어, 네일, 패션… 더 많은 분야에 조금 더 파고들고 싶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딱딱한 2D 속의 나를 벗어난 것처럼 내 세계를 넓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