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패션

이채민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진화하는 패션 하우스의 친환경 전략.

스텔라 매카트니

스텔라 매카트니

이번 시즌 스텔라 매카트니는 광고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의 친환경 철학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동물 애호가이자 환경보호론자인 그녀가 스코틀랜드의 쓰레기 매립지를 캠페인의 배경으로 선택한 것. 부식된 자동차, 비닐류와 폐지, 가정 폐기물이 쌓인 쓰레기 더미는 하이패션과 만나 아이러니한 장면을 연출했다. 새로운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입은 모델과 파라벨라 백이 이 공간과 극적인 대조를 이뤘음은 물론이다. “우리의 과소비가 지구를 누구도 살기 어려운 곳으로 만듭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윤리적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이 대목은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모스키노

모스키노

디자이너 제레미 스콧도 모스키노를 통해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했다. 방대한 양의 쓰레기에서 비롯한 이번 컬렉션은 쇼핑백, 폐지, 박스테이프 등을 쿠튀르적으로 해석했다. 버려진 우유갑과 바퀴는 모자가 되고, 재활용품과 비닐봉투는 드레스가 되는 식. 그는 사람들이 거부하는 재료로 만든 이런 옷들도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에 대해 지금 세대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H&M

H&M

자라

아디다스


알다시피 SPA 브랜드는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해 어떤 브랜드보다 예민하고 진지하게 접근해왔다. H&M은 유기농 코튼, 유칼립투스 등 친환경 소재로 만든 ‘컨셔스’ 라인을 확대하고, 헌 옷을 상품권으로 교환해주는 ‘의류 수거 프로젝트’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으며, 자라는 재활용 섬유를 활용한, ‘조인 라이프’를 비롯해 2020년까지 전 매 장을 생태 효율적 매장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5월에 열렸던 ‘코펜하겐 패션 서밋’에서는 앞서 말한 SPA 브랜드를 비롯해 케어링 그룹과 라코스테, 스와로브스키 등 수많은 패션 업체가 참여해 환경 파괴가 없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는 일에 동참했다. 케어링의 경우 올해 초 2025년까지 유통에 필요한 연료, 배기 가스, 운송 등을 줄여가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환경 보호를 위한 이탈리아 패션계의 움직임은 지난 9월 열린 ‘제1회 그린 카펫 어워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코-에이지와 이탈리아 국립패션협회가 함께 주관한 이 시상식은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한 메이드 인 이태리 제품을 수상하자는 취지로 개최했다. 펜디는 이번 행사를 위해 새롭게 소재를 만들지 않고, 남성복 아카이브에 있는 푸른색 코튼 드릴과 여성복 직물 아카이브에 있는 튤을 사용해 드레스를 만들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비비안 웨스트우드

‘Buy Less, Choose Well, Make It Last(적게 사고, 잘 고르고, 오래 입자)’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여사의 슬로건이 다시금 회자되는 지금. 옷장 속에 처박아두고 입지 않는 옷, 낡은 옷, 손상된 옷을 꺼내 리사이클 프로젝트에 동참해보면 어떨까. 이 소박하고 작은 행위가 패션을 바꾸고 지구를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에디터
이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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