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 '세르펜티폼' 전시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불가리 ‘세르펜티폼’ 전시

2017-09-28T20:23:06+00:002017.10.13|FASHION, 뉴스|

불가리의 유산과 대범한 창의성을 상징하는 뱀. 주얼리를 비롯해 현대 예술, 미술 작품, 사진, 패션에 이르기까지 뱀에서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담은 전시 <세르펜티폼(Serpentiform)>이 지난해 로마를 지나 싱가포르에서 첫 번째 순회전을 개최했다.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열린 뱀의 예술성과 그 기록을 들여다봤다.

비늘로 뒤덮인 피부, 차가운 눈, 날름거리는 혓바닥, 꾸물거리며 독특하게 기는방법…. 새로운 껍질로 허물을 벗고 영생하는 신비의 동물, 뱀. 불사와 의술, 신앙 등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 뱀은 그리스 신화부터 전래동 화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설적인 존재로 기록되었다. 오랜 세월 인류의 역사와 깊은 관련을 맺으며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대상이 되어온 대표적인 동물이기도 하다. 그림과 조각상, 사진을 비롯해 현대 미술, 디자인, 패션에 이르기까지 뱀이 영향을 끼치지 않은 예술 분야는 없을 정도. 반지, 가방 등 장신구에 뱀의 형상을 모티프로 사용하는 풍습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뱀의 예술성에 매료된 하이 주얼리 하우스 불가리는 메종의 아이코닉 모티프로 ‘뱀’을 택한 지 오래다. 1940년대 뱀의 역동적인 형상을 재현한 브레이슬릿 워치를 선보인 이후지금까지 ‘세르펜티(Serpenti)’ 컬렉션이라는 이름 아래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주얼리 세계를 펼쳐온 것. 불가리는 지난해 브랜드의 상징이자 유산인 세르펜티 모티프를 기념하기 위해 <세르펜티폼> 전시를 기획했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뱀이 예술에 끼친 창의적이고 다각적인 영향력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전시다. 2016년 로마 브라스키 궁전에서 선보인 이후 성공에 힘입어 올해 싱가포르에서 첫번째 순회전을 시작했다. 지난 8월 16일 열린 오프닝 이벤트에서는 불가리 CEO 장 크리스토프 바뱅 (Mr. Jean-Christophe Babin)과 불가리 브랜드 & 헤리티지 큐레이터인 루치아 보 스카이니(Lucia Boscaini)가 동행해 이번 전시에 대해 설명했으며, 앰배서더로는 글로벌 대표로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전시가 열린 싱가포르의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전시가 열린 싱가포르의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뱀의 비늘을 새로운 기법으로 장식한 전시장 벽면.

뱀의 비늘을 새로운 기법으로 장식한 전시장 벽면.

마리나 베이 샌즈의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로마보다 더 큰 규모로 구성해 시작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전시가 열리는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은 건축가 모셰 사프디가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물로, 연꽃을 형상화한 독특한 외관이 특징이다. 살바도르 달리를 비롯해 앤디 워홀, 빈센트 반 고흐 등의 전시 무대로 선택되었고, 예술, 과학, 기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기관으로알려졌다. 10개의 꽃잎을 형상화한 상징적인 공간에는 전시장 벽면을 따라 70미터  규모의 설치물과 비디오 매핑 기법을 활용한 5백개의 뱀 비늘, 공간을 떠다니는 세르펜티 창조물로 시선을 압도했다.

고미술품을 전시한 첫 번째 방.

고미술품을 전시한 첫 번째 방.

다양한 방으로 이루어진 전시장은 고미술품이 전시된 첫 번째 방부터 흥미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고대 신화와 전설 속에서 선과 악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 뱀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조망한다. 2세기 후반 대리석으로 제작한 어린 헤라클레스 조각과 기원전 4세기경 뱀 머리 장식 실버 브레이슬릿이 전시되어 있는데, 고대 로마 시대에는 뱀 장신구를 액운 방지를 위해 착용했다고 전해진다. 근현대 예술사에서 뱀에 관한 비전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드러난다.

우지엔안의 ‘The White Snake Hid Immediately, 2015’.

우지엔안의 ‘The White Snake Hid Immediately, 2015’.

뱀과 관련한 다채로운 소재의 작품들이 전시된 방.

뱀과 관련한 다채로운 소재의 작품들이 전시된 방.

1950년대 프랑스의 여류 조각가 니키 드 생팔의 유리 공예 작품부터 키스 해링의 석판화, 구리로 만든 뱀을 엮어 사람의 모양을 형상화한 토르 아처의 조각상, 정교한 페이퍼 아트의 끝을 보여주는 우지엔안의 종이 작품, 빈티지 장갑과 솜을 결합한 크리스천 홀스태드의 패브릭 작품 등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뱀을 해석한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쿠튀르 드레스는 ‘Micol Fontana, 1930’.

쿠튀르 드레스는 ‘Micol Fontana, 1930’.

한편 오페라 〈투란도트〉 속 거대한 가운과 뱀의 꼬리를 디자인한 드레스, 뱀의 꾸불거리는 형태를 형상화한 헤어 장식 등 쿠튀르 피스들은 뱀이 패션에 끼친 영향을 보여준다. 의상뿐 아니라 현대 패션 사진에서도 뱀의 등장은 익숙하기만 하다. 벨라 하디드의 불가리 광고 캠페인, 아냐 루비크와 베르슈카의 패션 화보와 함께한 뱀은 이미지에 파워풀한 카리스마를 더하는 최고의 요소다.


마지막 방에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불가리의 세르펜티 컬렉션이 기다리고 있다. 뱀이라는 모티프가 주얼리 역사에 끼친 불가리의 창조성과 뱀의 비늘을 하나하나 살려 생동감있게 제작한 정교한 기술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을 듯. 투보가스 공법으로 제작한 초기 브레이슬릿부터 골드와 다이아몬드, 빈티지 브레이슬릿 워치, 원형 클러치, 벨트까지, 대담한 컬러 조합과 세련된 디자인은 50여년 전의 디자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현대적이다.

뱀에서 비롯한 유혹적이고 강렬한 1백50여 개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다양한 디지털 체험과 입체적인 구성으로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뱀과 불가리의 불가분적 관계와 깊은 인연을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는 10월15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