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한적한 서촌에 자리한 스튜디올로(Studiolo). ‘개인 서재’를 의미하는 단어를 숍 이름으로 택한 데서 짐작할 수 있듯 조용하지만 신선한 감각으로 무장한새로운 형태의 갤러리이자 라이프스타일 숍이다.

‘스튜디올로’라는 말은 르네상스 시대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사람들이 개인적인 수집품을 모아두는 사적인 감상실 같은 공간을 일컫는 말이었다. 이후 분더캄버, 호기심의 방, 한국의 책가와 같은 공간으로 진화한 스튜디올로는 현대 뮤지엄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 판매한다기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작업했는지, 그 일상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다른 예술적 취향으로 유명한 대표 조기현의 말이다. 이 시대에 영감을 주는 예술가나 장인의 작품과 수집품, 소장품 등 그들의 삶의 한 부분이라 할 오브제를 수집해온 그가 스튜디올로 서울을 오픈한 이유다.
여행을 즐기고, 대형 카메라로 다양한 사진 작업을 하는 조기현은 세라믹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누나와 함께 갤러리 숍 형태의 ‘홈스토어’를 꿈꿨다. 집과 관련해 엄선한 제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실제 사용도 하고 판매도 한다. 작업실 공간과 주거 공간이 마주 보고 있는 한옥 두 채로 이뤄진 이곳은 실제로 대문을 들어서면 집인지, 갤러리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고즈넉하다. 서재 공간에서는 스튜디올로의 전시 기획과 작업 과정에서 수집한 아티스트의 책과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아티스트는 스튜디올로의 큐레이터 혹은 바이어가 돼 자신의 소장품을 전시, 판매할 수 있고, 이 과정은 출판물로 기록된다고. 서재, 거실, 부엌, 침실, 마당 등 곳곳에 놓인 오브제는 모두 구입이 가능하며, 오더메이드 방식의 제품도 일부 판매한다.
스튜디올로 다이닝 공간에서 그날그날 직접 만든 케이크와 차를 마시며 스튜디올로의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컬렉션과 책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삶과 일상에 젖어보면 어떨까? 물건과 책은 하나같이 이야기를 품고 있으니, 이를 통해 분주한 대도시 한가운데서 영감 가득한 예술적 여정을 체험할 수 있다. 저녁 방문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니 다양한 조명 셀렉션을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스튜디올로의 별채와 후원은 워크숍 등 창의적 마인드를 공유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